대법원판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2다27912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I과 (차량번호 1 생략) 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 한다)에 관하여 건설기계 자동차보험계약을,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업무용차량인 (차량번호 2 생략) 1톤 화물차(이하 '이 사건 화물차'라 한다)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C로 하는 자동차보험계약을 각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2020. 11. 2. C의 부장인 G은 경남 함안군 L에서 'D 정화시설 설치공사' 현장작업을 총괄하였고, C의 과장인 H은 이 사건 화물차 운전업무를 담당하였다. I은 같은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여 터파기 작업 등을 진행하다가, 위 공사현장으로부터 약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적재된 정화조(길이 9m, 너비 2.5m, 중량 1.2톤)를 운반하기 위하여 경남 함안군 E 앞 공터로 이동하게 되었다.

다.

I은 같은 날 15:00 무렵 G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굴삭기로 정화조 앞부분을 H이 운전하는 이 사건 화물차 적재함에 실어 놓고, 뒤쪽에서 이 사건 굴삭기로 정화조를 들어 올려 공사현장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당시 화물차가 정화조보다 작아 뒤쪽과 오른쪽 적재함 문을 개방한 상태에서 화물차 적재함에 정화조를 고정시키는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고, G은 이 사건 굴삭기의 왼쪽에 서서 신호수 역할을 하였다.

라.

위와 같이 이 사건 굴삭기 및 화물차로 동시에 정화조를 운반하던 중, 정화조가 화물차 적재함 문이 닫히지 않은 오른쪽으로 벗어나 위 운반 작업을 지켜보던 F(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덮치면서 피해자가 정화조와 교량 난간 사이에 끼여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마.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G, H, I은 업무상과실치사죄, C의 대표이사 J은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C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각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1고단286, 379(병합) 판결]. 확정된 범죄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J은 C 대표이사로서 작업 중 직원인 G, H 등에 대하여 중량물인 정화조 운반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사업주로서 작업 중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함에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

2)

J이 C 대표이사로서 위와 같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였고, 이로 인하여 G, H 등은 즉석에서 정화조 운반계획을 마련하여 실행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정화조를 적재함에 고정시키지도 않았고 출입통제도 하지 않았다. J 및 G, H 등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업무상과실치사의 죄를 범하였다.

바.

원고는 피해자의 처인 K과 보험금 9,700만 원을 지급한 다음 합의하였고, 피고로부터 1,940만 원을 지급받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굴삭기 운전자의 과실 30%, 이 사건 화물차 운전자의 과실 30% 및 C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정화조 운반작업을 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작업을 지시하고 작업 장소 주변에 관계 근로자 외 다른 사람의 접근을 통제하지 않은 등의 과실 40%가 각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나.

그런데 C의 과실이나 책임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 으로서 이 사건 화물차의 운행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책임으로 귀속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화물차 운전자의 과실비율만을 반영하여 피고는 이미 지급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1)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 제3조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란 사회통념상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누리는 책임주체의 지위에 있는 자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책임주체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자동차보유자 등은 제3자가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그 운행에 있어 보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41232 판결, 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3다248781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 조문에서 '운행으로'라는 것은 운행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2) 공동불법행위자들과 각각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들은 각자 그 공동불법행위의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른 보상책임을 직접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관계에 있는 보험자들 상호간에는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모두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이 공동면책되었다면 그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의 보험자들이 부담하여야 할 부분에 대하여 직접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8. 9. 18. 선고 96다19765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다6590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라 알 수 있는 사정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사고는 C가 시공하는 D 정화시설 설치공사의 일환으로 C 직원 H이 이 사건 화물차 적재함에 정화조 앞부분을 싣고 이 사건 굴삭기와 함께 동시 운반 작업을 하던 중 정화조가 화물차 적재함에서 이탈하면서 발생하였다. 이는 이 사건 화물차의 운행 중에 발생한 것임이 명백하고, 그 운행과 이 사건 사고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

2)

따라서 이 사건 굴삭기 운전자의 보험자로서 피해자의 손해를 모두 보상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화물차 운행자인 C의 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 C가 부담하는 책임부분 전체에 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보험자인 C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과실은 C를 피보험자로 하여 이 사건 화물차에 관한 자동차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피고의 책임으로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자동차보험계약의 담보대상, 자동차 운행자의 책임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나아가 피고 보험약관의 「대인배상Ⅱ」에 따라 보험자가 보상할 피보험자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자동차손배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민법상의 일반 불법행위책임이나 사용자책임 등을 부담하는 경우도 포함하므로(대법원 1997. 6. 10. 선고 95다22740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다96017 판결 등 참조),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에 「대인배상Ⅱ」까지 포함되었는지에 관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심리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서경환 마용주 노태악(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