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37조 후단 및 제39조 제1항의 문언,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고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거나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도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9948 판결 등 참조). 한편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수개의 죄가 판결 확정을 전후하여 저질러진 경우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라고 하여 마치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 수개의 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인정되어 형법 제38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판결 확정을 전후한 각각의 범죄에 대하여 별도로 형을 정하여 선고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도235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① 2011. 3. 29.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1. 10. 1.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① 전과’라 한다), ② 2012. 3. 2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2. 4. 3.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며(이하 ‘② 전과’라 한다), ③ 2013. 5. 1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3. 5. 24.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③ 전과’라 한다), ④ 2014. 5. 2.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2014. 5. 10.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며(이하 ‘④ 전과’라 한다), ⑤ 2021. 5. 2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 6월 등을 선고받아 2021. 8. 12.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⑤ 전과’라 한다), ⑥ 2022. 1. 4.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4월을 선고받아 2022. 1.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⑥ 전과’라 한다).
③ 전과의 죄는 2009. 12.경 범행으로서 ① 전과의 판결 확정일인 2011. 10. 1.과 ② 전과의 판결 확정일인 2012. 4. 3. 이전에 저질러진 범행이다.
제1심 판시 분양계약금 사기죄(이하 ‘이 사건 제1범죄’라 한다)는 2012. 9. 13.부터 2013. 2. 19.까지의 사기 범행이고, 제1심 판시 대출금 사기죄(이하 ‘이 사건 제2범죄’라 한다)는 2013. 10. 25. 자 사기 범행이다.
가.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제1범죄는 ① 전과의 판결 확정일 및 ② 전과의 판결 확정일 이후에 저질러진 범행이고, ③ 전과의 죄는 ① 전과의 판결 확정일 및 ② 전과의 판결 확정일 이전에 저질러진 범행이어서, 이 사건 제1범죄와 판결이 확정된 ③ 전과의 죄는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그 사이에서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한편 이 경우에 마치 ③ 전과의 확정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위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이 사건 제1범죄와 위 판결 확정 후에 범한 이 사건 제2범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인정되어 형법 제38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범죄와 이 사건 제2범죄에 대하여 별도로 형을 정하여 선고할 수밖에 없다.
원심은 이 사건 제1범죄와 ③ 전과의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한 후,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제1범죄와 이 사건 제2범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이 사건 제1범죄와 ③ 전과의 죄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한 부분은 정당하나, 이 사건 제1범죄와 이 사건 제2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는 형법 제37조의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