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결정

대법원 2023. 5. 26.자 2022모2413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의 접수인란에는 피고인의 직원인 B의 서명만이 되어 있는데, B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정식재판의 청구권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정식재판청구의 임의대리는 허용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을 정식재판청구인으로 보더라도 정식재판청구서에 피고인의 기명날인이 없으므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는 청구권자가 아닌 자에 의해 이루어지거나 법령상의 방식을 위반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소송행위의 해석은 실체법상의 법률행위와는 달리 철저한 표시주의와 외관주의에 따르도록 되어 있고 표시된 내용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해석을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표시된 어구에 지나치게 구애되어 획일적이고 형식적인 해석에만 집착한다면 도리어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소송제도의 목적과 소송경제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그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전체를 고찰하고 그 소송행위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소송행위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다카198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형사소송법 제59조에서 정한 기명날인 또는 서명의 의미와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제출한 정식재판청구서가 작성자 본인인 피고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어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정식재판청구는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1. 29.자 2017모3458 결정 취지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정식재판청구서의 피고인란에 피고인의 성명, 송달 가능한 주소, 휴대전화, 일반전화번호가 기재된 사실,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 접수인란에 ‘청구인:B’의 기재와 함께 B의 서명만이 있기는 하나, 그 양식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 부분 기재가 청구인인지 접수인인지 불분명한 사실, B는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를 접수하면서 ‘상기인을 2022고약307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 대하여 사건진행 절차를 위한 위임인이 행할 서류제출을 위임합니다.’라고 기재된 위임장과 피고인의 신분증 사본을 함께 제출한 사실, 위 위임장 하단에 위임하는 사람으로 피고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피고인 인장이 날인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은 B에게 정식재판청구의 소송절차수행에 관한 대리권 수여가 아니라 서류제출만 위임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의 청구권자는 B가 아닌 피고인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가 약식명령의 유일한 당사자인 피고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어,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를 적법하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형사소송법 제59조에서 정한 기명날인, 정식재판청구서의 청구권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5. 26.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김선수(주심) 박정화 노태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