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당시 피고 공단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지 않아 근로자측의 주도하에 전체 근로자의 동의여부를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하여 묻는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당시의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사업자에게 그러한 절차를 밟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그 실현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므로 피고 공단이 위 개정에 있어 이사회의 결의와 간부직원들의 동의를 얻었다면 상당한 절차를 취하였다 할 것이고, 더우기 개정된 보수규정이 시행된 1981. 1. 1.부터 10년 가까운 기간 근로자들부터 이무런 명시적인 반대의사의 표명이 없었던데다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1988년과 1989년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도 이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었던 이상 위 보수규정의 개정에 관하여는 근로자들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판시와 같이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당시 전체근로자의 의사를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하여 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러한 조치를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 공단이 이사회의 결의와 간부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보수규정을 개정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 위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한 근로자집단의 동의 또는 묵시적 동의에 갈음하거나, 이를 인정할 근거가 될 수 없고,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공단의 근로자들이 개정후 퇴직시까지 10년 가까운 기간동안 위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위 개정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묵시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한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있어서의 묵시적 동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공단의 사업목적의 공익성과 악화된 경영상태, 규정 개정 이후 근로자들의 대응상황과 계속적인 평균임금상승, 개정 규정의 내용이 공무원이나 다른 정부투자기관의 근로자의 그것에 비하여 불리하지 않은 점, 이미 개정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은 근로자와의 형평, 보수규정제정후 1년도 안되어 이루어진 개정이어서 기득권의 침해가 있다고 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개정은 그 내용에 있어 상당성이 인정되고, 피고 공단의 재정상태의 열악함, 위 개정 규정이 무효라고 할 경우의 부담 및 피고 공단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그 필요성도 인정되며, 개정이 정부의 지시 및 승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점이나 개정에 있어 피고 공단이 취한 절차 등에 비추어 그 절차의 상당성도 인정되므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인정되어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보수규정 개정후에 평균임금이 상승된 것이나, 개정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은 근로자들과의 형평을 유지하는 문제 등은 보수규정의 개정후의 사정으로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의 합리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사정이 되지 못하고, 한편 퇴직금규정의 개정이 당시 정부 산하의 투자기관 소속 임직원들의 급여수준이 너무 높은 탓으로 인한 정부투자기관의 경영과 수익활동에 대한 재정압박과 일반공무원과의 형평 등을 이유로 정부의 조정방침에 따라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당원의 확립된 견해(당원 1993. 1. 26. 선고 92다49324판결, 1992. 11. 27. 선고 92다32357판결 각 참조)이고 보면, 원심판시와 같은 다른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 공단의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에는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와 상반된 입장에 선 원심의 판단에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 역시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3. 12. 28.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천경송(주심) 김용준 안용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