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1993. 10. 22. 선고 93다1447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5.26 선고 92다 367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이 비록 IMF 체제로 인하여 사회 각 방면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던 때이고,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직전에 원고 연맹의 총재가 특별 훈시를 통하여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였으며,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원고 연맹의 조직이 1국 2부에서 1국 1부로 개편되기는 하였으나, 원고 연맹 총재의 특별 훈시에는 경영쇄신과 일반적인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을 뿐 원고 연맹의 조직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그 긴급성에 관한 내용이 없고,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이전에 원고 연맹의 조직개편안이 마련되어 있거나 이에 따른 구조조정에 관한 논의가 전혀 없었으며, 참가인들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이나 비위사실 등이 문제로 제기되어 참가인들이 그로 인한 해임 또는 직권면직처분을 면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원고 연맹에는 조직 내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이유로 창사이래 6명의 총재 중 5명 총재 취임 후 직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였다가 1주일 후에 반려받은 관례가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들은 이 사건 사직서 제출시 그것이 수리될 수 있다는 인식없이 총재에게 간부들의 신임을 묻도록 하자는 사무총장의 제안에 따라 간부회의의 분위기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할 것인데, 원고가 이러한 상황하에서 제출된 사직서를 수리하여 참가인들을 의원면직한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2.

상고이유 2점에 대하여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경과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으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이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인 바(대법원 1993.9.24 선고 93다1736 판결 등 참조),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들이 퇴직금을 수령하기 전인 1998.7.12 퇴직금의 지급을 종용하였다 하더라도 바로 그 다음 날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이상, 참가인들이 퇴직금 지급 종용에 의하여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거나 원고 연맹으로 하여금 참가인들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갖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의 위배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3점에 대하여

사직서 제출에 의한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것이 징계해고로서 정당하기 위하여는 취업규칙 등에 규정된 징계절차를 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는 징계해고로서의 효력은 없다 할 것인 바, 기록에 의하면, 원고 연맹 인사관리규정에는 법령 및 규정위반과 직무상 명령 위반 및 직무태만 등의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다음 징계사유를 심의하여 징계의결을 하여야 하고, 징계대상자는 징계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원고 연맹에서 참가인들에 대한 의원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이러한 절차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의원면직처분이 징계해고로서 정당하다고 볼 수 없고, 또 원고 연맹 인사관리규정에 규정된 직권면직은 징계의 종류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그 직권면직처분을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징계절차를 갖출 필요는 없다 할 것이나, 원고 연맹이 참가인들에 대하여 주장하는 직무태만 및 법령 위반의 사유는 위 규정 제49조 소정의 직권면직사유에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의원면직이 직권면직처분으로서 유효하다고도 볼 수 없다. 결국 원고 연맹의 참가인들에 대한 의원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