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교통부 서울지방○○관리국으로부터 국제공항확장공사를 위한 설계용역을 의뢰받은 당해 회사가 지질조사를 하던중 굴착작업과정에서 땅에 박은 천공구에서 가스가 분출됐으나 일정시간 후 멈추자 천공구 입구를 막지 않은 채 작업을 끝내 숙직근로자가 폭발에 의해 산재를 당했다면 천공구입구를 단단히 막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회사에 과실책임이 있으므로 이에 따른 손배책임이 있다.
위 1항 사건에서 공항관련 시설의 관리ㆍ운영ㆍ유지ㆍ보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공단의 지질조사작업을 피고공단이 관리하는 지역내에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전문업체인 당해 회사가 시행한 지질조사작업을 감독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거나 당해 회사에 대해 그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해야할 의무까지 있다고 할 수 없어 공단이 당해 회사의 굴착작업시 가스가 계속 분출하리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발생에 피고 공단의 과실도 경합되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다.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한국○○공단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사건을 ○○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주식회사 한국○○○○개발공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먼저 피고 주식회사 한국○○○○개발공사(이하 '피고회사'라고 한다)의 상고 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 사고 전날 있었던 굴착작업시의 상황, 사고원인조사의 결과, 사고장소의 구조 및 사고후의 정황, 메탄가스의 성질, 사고지점 일대의 지질 및 사고무렵의 기상조건 등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교통부 서울지방○○관리국으로부터 ○○국제공항 확장공사를 위한 설계용역을 의뢰받은 피고회사가 사고 전날인 1988.1.22(원심이 1.12이라고 한 것은 오기이다) 피고 한국○○공단(이하 '피고공단'이라고 한다) 부산지사 ○○국제공항 영림현장 온실내 숙직실로부터 약 2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지질조사를 위한 굴착작업을 하던중 땅에 박은 천공구에서 같은날 11:40경부터 약 1~2시간 동안 가스가 분출하다가 점점 줄어들면서 같은날 17:00경 멈추자 위 천공구의 입구를 막지 않은 채 작업을 끝낸 바 있는데, 밤새 위 입구를 막지 않은 천공구로부터 지하 매립층에서 발생한 메탄가스가 분출되어 당시의 일기상황에 의하여 위 온실밖 집수정에 일부가 고인 후 하수구를 통하여 부엌안으로 들어가 다시 숙직실안으로 스며들어 연소범위내의 농도를 형성하고 있다가 사고당일인 같은해 1.23(원심이 1.13이라고 한 것도 오기이다), 05:30경 원고 정×호가 위 숙직실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라이터를 켜는 순간 그 라이터 불에 인화되어 순간적으로 폭발함으로써 발생하였을 것이라고 추인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취사한 간접사실들의 인정 및 그에 따른 사고원인의 추인과정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 및 과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사고는 지질조사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하로부터 가스가 분출하였고 더구나 그 지역이 과거 매립지여서 인화성이 있는 메탄가스가 계속 분출될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분출된 가스가 인화성이나 폭발성은 없는지 그 성분을 확인하고 나아가 근접한 곳에 숙직실이 딸린 온실이 있어 인화성이 있는 가스가 분출되어 확산될 경우 위 온실내 화기에 인화되어 폭발할 위험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으므로 작업을 마칠 때는 위 가스가 공기중으로 계속 분출되는 일이 없도록 위 천공구의 입구를 단단히 막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피고회사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도 옳게 수긍이 간다.
한편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가스의 폭발사고에 의하여 직접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 있어서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의 과실이 중대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소론과 같은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사실오인, 이유불비, 심리미진, 인과관계 및 과실이나 중과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다음으로 피고공단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 및 과정을 위와 같이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피고공단으로서도 위 공항 관련시설의 관리ㆍ운영과 유지ㆍ보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이상 마땅히 그 관리지역내에서 이루어진 위 지질조사작업의 내용과 그에 따른 안전관리문제를 확인ㆍ파악하여 조그만 위해요인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거나 피고회사에게 이를 요구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방치한 과실이 경합하였다고 하여 피고공단에 대하여서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피고공단의 과실점에 관한 원심의 설시는 구체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위 지질조사작업은 교통부 서울지방○○관리국이 피고회사에게 발주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 공단이 그 작업의 내용과 그에 따른 안전관리문제를 확인ㆍ파악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또한 땅에 천공구를 박아 지질조사를 위한 굴착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공항 관련시설에 어떠한 위험을 가져 올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공단이 위 굴착작업시 가스가 계속 분출하리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은 단지 피고공단이 공항 관련시설의 관리ㆍ운영과 유지ㆍ보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거나 위 지질조사작업이 피고공단이 관리하는 지역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피고공단에게 전문업체인 피고회사가 시행하는 지질조사작업을 감독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거나 피고회사에 대하여 그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여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피고공단의 안전관리규정(을 제4호증의 1ㆍ2)은 안전사고의 발생을 가능한 한 억제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에 불과하여 그 안전관리규정에 공사장 안전관리 등에 관한 조항이 있고 관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하여 곧바로 불법행위책임의 요건이 되는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결국 기록상 피고공단이 위 굴착작업시 가스가 계속 분출하리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가 확정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피고공단의 과실도 경합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손해배상책임의 근거를 명시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공단의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회사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며,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