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갑회사의 수급업체인 을회사 소속 근로자가 갑회사에 파견되어 계속 근무하던중 갑회사의 통근차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입은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1998.02.10, 대법 97누18585)
[요 지]
갑회사의 수급업체인 을회사 소속 근로자가 갑회사에 파견되어 계속 근무하면서 갑회사의 묵인하에 갑회사의 통근버스를 이용하여 출퇴근하여 오던 경우, 그 통근버스는 갑회사에서 그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한 통근수단일 뿐 원고 등 파견된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한 것이 아니고, 원고 등은 출퇴근의 방법과 경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으나 다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하여 갑회사의 묵인하에 이를 이용하여 온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비록 원고가 작업을 마친 후 퇴근하기 위하여 통근버스에 승차하려고 걸어가던 중 이 사건 상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의 퇴근과정이 그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사업주를 원수급인으로 하도록 하는 산재보상법 제9조 등의 규정에 의하여 실제로는 사용자관계가 없는 제3자가 산재보상법상의 사업주로 된 경우에는 실제 사용자관계가 인정되는 자와의 관계에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사 건 / 1998.2.10 선고, 대법 97누18585 판결 요양급여불승인처분취소
*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1997.10.17. 선고 97구370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원고는 소외 ○○자동차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로부터 버스 내장재의 생산 및 조립작업을 도급받은 소외 유00 경영의 ○○사의 근로자로서, ○○사 소속의 다른 근로자 40여명과 같이 소외회사의 부산전포공장에 파견되어 그곳에서 근무하여 왔는데, 위 근로자들 약 40여명은 ○○사 관리직원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하고 ○○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고용보험,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도 모두 ○○사 소속으로 가입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만은 소외회사가 사업주로 되어 가입한 사실, 원고는 1996.7.6. 17:08경 평소와 같이 작업을 마치고 통근버스로 퇴근하기 위하여 소외회사 정문 바깥쪽에 대기하고 있는 12대의 통근버스를 향하여 소외회사 정문 밖 계단을 내려와 약 2 내지 3 미터를 걸어가던 중, 마침 도로 가에 세워져 있다가 제동장치가 풀려 미끄러지는 화물자동차에 치고 이어서 그 화물자동차와 통근버스 뒷부분 사이에 끼여 좌측슬관절부 절단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소외회사는 자기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위와 같이 통근버스를 제공하는 한편, 통근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도의 통근비를 지급하였으나, ○○사는 부산전포공장에 파견된 근로자들을 위하여 통근수단을 제공하거나 통근비를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다만 부산전포공장에 파견된 근로자들 40여명중 원고를 포함한 약 5분의 2가량의 근로자들이 소외회사의 묵인 아래 통근버스를 이용하여 출·퇴근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위 통근버스는 소외회사가 자기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한 것이므로 원고를 포함한 ○○사의 근로자들이 소외회사의 묵인 아래 이를 이용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의 퇴근과정이 그의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었다고 볼 수 없어서, 원고가 입은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상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에서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출·퇴근 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그 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하는 것인바(당원 1993.9.14. 선고 93누5970 판결, 1997.10.10. 선고 97누10376 판결, 1997.11.14. 선고 97누13009 판결 등 참조), 사실 관계가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다면 위 통근버스는 원고의 사용자가 제공한 교통수단 또는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소외회사가 자기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소외회사가 자기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한 교통수단으로서 원고는 소외회사의 묵인 아래 이를 이용하여 왔을 뿐이므로, 원고의 통근과정이 사용자인 ○○사의 지배·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상해가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본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논지는, 소외회사 부산전포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산재보상법상의 사업주는 소외회사이고, 원고는 그 사업주인 소외회사의 지배·관리 아래 있는 통근버스를 탑승하러 가다가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재보상법 제9조 제1항, 같은법 시행령 제2조 제3, 4호, 제14조, 같은법 시행규칙 제6조 등은 사업이 순차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원수급인을 산재보상법이 정하는 사업주로 하고 그로 하여금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위 규정들은 사업주를 하수급인으로 할 경우 업종이 지나치게 세분되어 보험관리상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또 단일한 작업장 내에서 하수급인의 업무가 수시로 바뀔 경우 그 때마다 업종을 달리하는 보험관계를 새로 설정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사업의 범위를 원수급인을 기준으로 하여 보다 포괄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산재보험관리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사업주를 원수급인으로 하도록 하는 산재보상법상의 사업주로 된 경우에는 실제 사용자관계가 인정되는 자와의 관계에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회사를 원고의 사용자라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이와 반대되는 견해를 전제로 하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