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노동조합의 규약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을 정한 자치법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규약에 반하는 노동조합내의 관행은 무효라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존속 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의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5누437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노동조합은 소외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서 C 산하의 안양공장 모터사업부에 안양지부를 설치하여 운영하여 온 사실,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가 1993. 12. 1. C와 독일의 D사의 공동출자에 의하여 별도의 법인체로 설립된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로 확장·독립된 사실, C의 위 안양공장으로부터 E로 전적된 근로자들과 신규로 E에 입사한 근로자들은 E의 독립 이후에 원고 노동조합의 위 안양지부를 자신들의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면서 그 조합원으로 남거나 새로 가입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노동조합은 E의 독립 이후에도 계속하여 위 안양지부를 운영하여 왔고, 나아가 1994. 12. 1. E 근로자들까지 원고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규약을 변경한 사실, 그런데 E가 1995. 1. 위 안양공장을 충북 청원군 소재 청원공장으로 이전한 후부터(원고 노동조합은 위 공장이전에 따라 원고 노동조합 산하에 청원지부를 설치하였다) C와는 독립적으로 제반근로조건을 결정하게 되자, E 근로자들은 독자적인 노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여 1996. 2. 28. B 노동조합(피고보조참가인 노동조합, 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 설립신고를 하고, 청원군수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및 동시행령에 의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증 교부에 관한 권한은 피고에게 승계되었다)받은 사실, 그 이후 E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제반근로조건에 관한 협상이 E 사용자 대표와 참가인 노동조합 대표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노동조합이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이전에 이미 규약변경에 의하여 E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E 근로자 대부분이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 노동조합은 원고 노동조합과 그 조직 대상을 같이 하고, 원고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구 노동조합법(1997. 3. 1. 법률 제5244호 부칙 제3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단서 제5호에 해당한다는 원고 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E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E 근로자들은 언제든지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그들 자신만의 독립한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경위 및 E 근로자들의 참가인 노동조합에의 가입경위에 비추어 보면 E 근로자들은 원고 노동조합을 묵시적으로 탈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원고 노동조합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과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에 의하면, 원고 노동조합의 종전 규약상 C 소속 근로자들만이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자격이 있고,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C에서 퇴직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으로부터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가 C로부터 분리되어 E로 독립된 이후로도 계속하여 C 산하의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때와 동일하게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받아 왔고, E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 및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위 청원지부가 설치되었으며,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에 신규로 가입하는 형식까지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모두 자치법규인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아무런 효력이 없다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이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참가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를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판시한 데에는 E 근로자들을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인정하여 온 관행과 청원지부의 설치 등이 모두 무효라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 판시에 채증법칙의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원고 노동조합이 조직을 변경하여 그 조합원의 자격을 별도의 독립법인인 E의 근로자에 대하여까지 확장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인적 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변경에 의하여 E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그 조직형태나 가입자격 등이 결정되는 결과로 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도 반하게 되므로, 어느모로 보나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규약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E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E 근로자들은 자유로이 그들만의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보아(원심은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을 탈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으나, E 근로자들은 애당초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의 위 부분 판시는 부적절하다 할 것이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구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제5호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고 노동조합의 주장을 배척한 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4. 11.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윤재식(주심) 이돈희 송진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