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에 의한 환가금에서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므로 원고들의 소외 회사에 대한 임금채권을 집행채권으로 하여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에 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압류 및 추심명령 당시 이미 있던 예금채권과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판시 대출금채권과의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임금채권 우선변제원칙에 반한다거나 저당권 등 다른 담보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형평 또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 사건 / 2000.5.26 선고, 대법원 제2부 99다31551 추심금
* 원고, 상고인 / ××수 외 3인
*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은행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99.5.11 선고, 98나 41249 판결
주문
각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1997.7.21쯤 당좌거래를 정지 당한 소외 회사의 근로자들인 원고들이 같은 해 9.12 소외 회사와 사이에 판시와 같은 각 임금채권에 관하여 공증인가 법무법인 ○○종합법률사무소 1997년 증 제8655호로 강제집행 승낙약관부 공정증서를 작성한 사실, 소외 회사는 1997.8.1 피고은행에 대하여 원리금 합계 금 399,320,385원의 예금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반면 피고은행은 소외 회사에 대하여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담보로 한 대출금채권(아래에서는 `기금보증대출금채권'이라고 줄여 쓴다)으로서 원리금 합계 금 219,933,217원,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을 담보로 한 예금담보대출금 및 카드대금채권으로서 원리금 합계 금 265,092,192원, 소외 회사가 타로부터 취득한 약속어음을 담보로 한 어음담보대출금채권으로서 금 281,093,009원을 각 가지고 있었는데, 소외 회사가 위와 같이 당좌거래를 정지당하자 피고 은행은 같은 날 위의 각 채권 중 어음담보대출금채권은 담보로 취득한 지급기일 미도래의 약속어음 발행인들의 재산상태 등 추후 변제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른 대출금채권들과의 관계에서 전체적인 채권회수 대책을 수립하여 상계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기 위하여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함께 상계처리 대상에서 일단 제외하고 예금담보대출금 및 카드대금채권 265,092,192원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소외회사의 피고에 대한 위의 금 399,320,385원의 예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아래에서는 `제1차 상계'라고 쓴다)를 하고 그 무렵 소외 회사에 이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 제1차 상계 결과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은 134,228,193원(=399,320,385원-265,092,192원, 아래에서는 `이 사건 예금채권'이라고 쓴다)이 남게 되고, 반면, 피고 은행의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은 기금보증대출금채권 및 어음담보대출금채권만 남게 된 사실, 원고들은 집행력 있는 위의 공정증서정본에 기하여 1997.9.26 수원지방법원 97타기9440, 9441호로 소외 회사를 채무자, 피고를 제3채무자로 하고 이 사건 예금채권 중 123,188,040원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같은 달 27일쯤 동 결정정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이에 피고는 1997.9.27쯤 위의 압류 및 추심명령정본을 송달받자마자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제9조 제3항에 기하여 그 때까지 지급받은 약속어음금으로 변제되고 남은 어음담보대출금채권 226,017,853원 중 일부와 이 사건 예금채권을 소외 회사에 대해 상계의 의사표시를 따로 하지는 아니한 채 내부적으로 상계처리하고 그 후 같은 해 10.31까지 지급받은 약속어음금에 대하여는 당시까지의 어음담보대출금채권 전부 및 기금보증대출금채권 중 일부를 같은 방법으로 상계처리(아래에서는 `제2차 상계'라고 쓴다)하였으며, 같은 해 12.9을 기준으로 제2차 상계처리 후 남은 기금보증대출금채권원리금 합계 금 95,489,592원을 소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변제받은 사실. 피고는 1998.8.14쯤 소외 회사에 대하여 제2차 상계처리 사실을 통지한 사실, 소외 회사와의 대출거래에 적용하기로 약정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아래에서는 `약관'이라고 줄여 쓴다) 제7조에 의하면, 소외 회사가 어음교환소의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때에는 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여 즉시 변제할 의무를 지고, 제9조에 의하면 소외 회사가 피고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그 채무와 채무자의 제 예치금, 기타의 채권과 그 채권의 기한 도래 여부에 불구하고 피고는 서면통지에 의하여 상계할 수 있고(제1항), 피고는 사전의 통지나 소정의 절차를 생략하고 소외 회사를 대리하여 소외 회사의 제 예치금을 그 기한 도래 여부에 불구하고 환급받아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피고는 그 사실을 환급 충당 후 지체 없이 소외 회사에게 통지하여야 하고(제3항), 위의 각 경우 채권, 채무의 이자, 할인료 등과 지연손해금의 계산에 관하여는 그 기간은 피고가 상계나 대리환급변제충당을 위한 계산을 하는 날까지로 하고 그 율은 피고가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한 사실(제4항)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피고가 약관 제9조 제3항에 의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상계의 의사표시를 생략하고 상계처리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제2차 상계에서의 자동채권인 어음담보대출금채권 및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수동채권인 이 사건 예금채권도 원고들이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기 전에 이미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보아 약관에 정하여진 바에 따른 피고의 상계처리로 적법하게 상계되어 이 사건 예금채권은 모두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니, 약관 제9조 제3항은 채무자가 본래의 변제기 도래나 기한이익상실 또는 할인어음환매채무의 발생 등으로 은행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은행이 사전의 통지나 소정의 절차를 생략하고 채무자의 대리인으로서 채무자의 제 예치금을 환급받아 대출금 기타의 채무변제에 충당한다는 내용으로써 이는 채무자의 채무변제에 관하여 채권자인 은행이 그 대리권을 수여받아 위임사무로서 처리하되 채무자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 등을 대리행사함에 있어 피고와의 거래약관에 따른 사전의 통지나 소정의 절차를 생략한다는 취지로 이해될 뿐, 피고가 채무자에 대한 상계의 의사표시를 생략하고 상계처리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는 해석되지 아니하고, 달리 약관상 상대방에 대한 상계의 의사표시를 생략하고 상계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한 채 어음담보대출금채권 일부와 이 사건 예금채권을 내부적으로 상계처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이 피고가 약관 제9조 제3항에 의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상계의 의사표시를 생략하고 상계처리를 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예금채권이 피고의 제2차 상계처리로 적법하게 상계되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관한 해석을 그르쳤거나 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한편, 채권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수동채권이 압류될 당시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는 자동채권에 의한 상계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할 것인 바(대법원 1989.9.12 선고 88다카25120 판결, 1987.7.7 선고 86다카2762 판결, 1987.6.22 선고 82다카200 판결들 참조), 기록에 의하니 원심판시의 어음 담보대출금채권은 할인어음환매채권으로서, 피고가 할인취득한 어음들은 피고가 제2차 상계처리한 이후인 1997.10.31까지 사이에 전부 결제되었고 피고는 제2차 상계처리 이후에 결제된 할인어음금 중 기왕에 상계처리된 부분에 상응하는 금액을 기금보증대출금채권에 충당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이 항소된 직후인 1998.8.14쯤 소외 회사에 대하여 제2차 상계처리사실을 통지할 당시 피고의 할인어음환매채권은 그 할인어음의 전부가 결제됨으로 인하여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나, 피고가 기왕에 내부적으로 상계처리한 할인어음환매채권액에 상응하는 기금보증대출금채권이 자동채권으로 존재하고 있었고, 위의 기금보증대출금채권이 피고가 이 사건 예금채권에 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송달받을 당시 이 사건 예금채권과 이미 상계적상에 있었던 이상, 이 사건 예금채권은 이미 상계적상에 있었던 위의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그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가 담긴 피고의 1998.8.14의 제2차 상계처리 통지(234면)에 의하여 적법하게 소멸되었다 할 것이어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부가적 판단은 정당하고, 따라서 결국 원심의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예금채권이 피고의 1998.8.14의 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소멸되었다고 보는 이상, 피고가 그 이전에 내부적인 상계처리방법으로 장부기재를 완료하였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결국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상계 및 대리환급변제충당, 어음할인 및 할인어음의 상계처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제3점에 관하여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담보물권의 일반적 실행절차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정도 이상의 효력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였을 경우에 그 강제집행에 의한 환가금에서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4.12.9 선고 93다 61611 판결, 1989.5.23 선고, 88다카 15734 판결, 1988.6.14 선고 87다카 3222 판결들 참조),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 대한 임금채권을 집행채권으로 하여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예금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압류 및 추심명령 당시 이미 상계적상에 있던 이 사건 예금채권과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판시 대출금채권과의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임금채권 우선변제원칙에 반한다거나 저당권 등 다른 담보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형평 또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단에 근로기준법상 우선변제권이 보장되는 임금채권의 추심방법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각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이용훈, 조무제(주심), 이용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