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도2533 판결

주문

각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에 대한 사기죄 부분.

가.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B와 제1심 공동피고인 M는 N 주식회사(아래에서는 N이라고 줄인다. 다른 주식회사의 경우도 같다)의 직원들로서 그 회사가 1994. 3. 9.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게 됨에 따라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그 무렵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153,824,361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N의 주식회사 청구와 극동건설 주식회사 등에 대한 금 117,781,184원의 물품대금채권을 가압류하였고, 그 해 6. 2. N을 상대로 체불임금 153,824,361원에 대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그 지급명령이 확정되자 이에 기하여 그 해 10. 6. N의 청구와 극동건설에 대한 금 68,214,125원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에 대하여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추심절차를 진행한 사실, 그에 앞서 N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게 되자 피고인 B와 M는 그 해 9. 15. 체불임금 중 근로기준법상 최우선변제대상인 3개월분의 임금과 퇴직금 합계 금 122,207,781원에 대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여 그 해 11. 9.에 열린 배당기일에서 경락대금 중 122,207,781 원을 1순위로 배당받은 사실, 그런데 N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이 그 이전에 근로자들에게 가불금을 지급하거나 부도 후 회수한 채권으로 추가로 임금을 지급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상당 금액 변제되었으므로 그 회사의 근로자들은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서 위의 배당금을 수령함으로써 오히려 임금으로 수천 만 원을 부당하게 이중지급 받게 된 사실, 한편 그 후 극동건설과 청구가 채권압류의 경합을 이유로 N에게 지급하여야 할 물품대금을 공탁하자 집행법원은 피고인 B 등에게 공탁통지를 한 사실, 피고인 A은 근로자들이 임금을 이중으로 지급받아 부당한 이득을 얻게 되자 자신이 이전에 근로자들에게 가불금 형식으로 지급한 임금을 회수할 목적으로 피고인 B와 M에게 근로자들이 임금채권을 모두 변제받은 사실을 숨기고 위의 채권배당절차에서 체불임금을 우선 배당받아 이를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설득하였고, 피고인 B와 M가 이에 동의한 사실, 피고인 B 등이 집행법원에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모두 변제되었다는 신고나 고지를 하지 아니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한 집행법원은 1995. 10. 20.에 열린 배당기일에서 N의 근로자들에게 1순위로 공탁금 68,214,125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한 사실, 그런데 그 사건에서 또 다른 배당신청 채권자인 삼표산업 주식회사와 O가 배당표에 대한 이의를 한 후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함에 따라 배당이 중지되었는데 그 후 피고인들이 O 등과 사이에 공탁금을 수령하여 그 중 일부를 그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를 한 후 그들로 하여금 배당이의의 소를 취하하게 하여 1996. 2. 14. 배당표를 확정시킨 다음 그 날 집행법원으로부터 지급위탁서를 발급받아 공탁된 배당금 68,214,125원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 중의 증거 조사를 마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의 그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다는 등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소송사기죄에서의 편취 범의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소송사기에 있어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하여서는 제소 당시 그 주장과 같은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요한다고 할 것이며,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다거나 법률적 평가를 잘못하여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한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아니함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2427 판결 참조).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한즉, 피고인들은 N 소속 근로자들이 그 회사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1994. 11. 9. 임금채권으로 금 122,207,781원을 배당받음으로써 그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모두 변제되어 소멸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그와 같이 사실을 알면서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소멸하지 않고 존속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집행법원으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한 피고인들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소송사기죄에서의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송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니, 피고인 B와 M가 N 소속 근로자들의 대표로서 체불임금의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여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서 1994. 11. 9. 1순위로 경락대금 중 금 122,207,781원을 배당받음으로써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게 되었고, 오히려 수천만원을 임금으로 이중지급 받게 되었는데도 그 후 진행된 채권배당절차에서 집행법원에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변제로 모두 소멸될 사실을 알리지 않아 그 내용을 모르는 집행법원으로 하여금 근로자들에게 1순위로 공탁금을 배당하는 배당표를 작성하게 하고, 그 후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채권자들로 하여금 그 소를 취하하도록 함으로써 배당표를 확정시킨 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여 집행법원에 공탁된 배당금을 청구하여 이를 수령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하니 피고인들은 위의 채권배당절차에서 단지 집행법원에 집행채권인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변제로 소멸한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여 이를 묵비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나아가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소멸하지 않고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집행법원에 배당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이를 수령함으로써 집행법원을 기망하였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사기죄에서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인 A의 공모 사실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니, 피고인 A은 피고인 B, M와 위의 채권배당절차에서 N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모두 변제되어 소멸하였는데도 마치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집행법원을 기망하여 공탁금을 우선 배당받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공동정범에서의 공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위의 채권배당절차에서 피고인 B 등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소멸된 사실을 집행법원에 알리지 않음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믿은 집행법원이 공탁금을 1순위로 근로자들에게 우선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고, 그 후 피고인들이 그 배당표에 불복하여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별다른 대안이 없는 채권자들에게 그 소송을 취하하도록 설득하여 그들로 하여금 배당이의소송을 취하하도록 함으로써 배당표를 확정시킨 후 이에 기하여 집행법원에 공탁된 배당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이를 수령하였다는 이 사건에서 그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있는 집행법원 작성의 배당표가 확정된 것이며 그에 따라 피고인들이 배당금을 수령하게 되었다고 볼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A에 대한 무고죄 부분.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의 '허위의 사실'이라 함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의미하므로 비록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068 판결 참조), 1통의 고소장에 의하여 수 개의 혐의사실을 들어 고소를 한 경우 그 중 일부 사실은 진실이나 다른 사실은 허위인 때에는 그 허위사실은 독립하여 무고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89. 9. 26. 선고 88도1533 판결, 1972. 4. 20. 선고 72도222 판결들 참조).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A은 N의 종전 대표이사인 P과 친구사이로서 N에게 금원을 대여하는 등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하여 오다가 N이 자금부족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P 등의 권유로 1993. 12. 하순 무렵 N을 인수하기로 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그런데 피고인 A은 자신의 사정으로 인하여 바로 그 회사의 운영을 맡을 수 없게 되자 그 다음해 3월 말까지 자신은 자금조달만 하여주기로 하고, P에게 실제 회사업무 전반을 전무이사로서 처리하도록 위임한 사실, 그에 따라 P이 그 회사의 대표이사 명판과 인감도장 등을 보관하면서 회사 명의의 수표를 발행하는 등으로 회사 업무 전반을 처리하여 왔는데, 피고인 A은 부정기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면서 그 때마다 P 등으로부터 회사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한 사실, 피고인 A은 회사 명의로 발행된 수표에 대하여 그 용도를 확인한 후 일부 용도가 확인되지 아니한 수표에 대하여는 결재를 거절하는 등으로 P의 수표발행 상황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고 제1심 판시 수표발행내역표 기재의 당좌수표 9장(아래에서는 이 사건 수표 9장이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자신이 직접 결재를 한 사실, 피고인 A은 N을 인수한 후 약 1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였으나 그 회사가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아 문을 닫게 되자 P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P이 대표이사인 자신으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에 결재를 받지 아니하고 자신도 모르게 이 사건 수표 9장을 포함한 당좌수표 27장을 위조하여 행사하였으니 처벌하여 달라는 고소장을 작성하여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그와 같은 사실을 토대로, 피고인 A이 P에게 위의 회사의 경영 전반을 위임하면서 대표이사 인감도장을 보관시킨 이상 P에게 회사 명의로 수표를 발행할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보일 뿐 아니라, 그 피고인은 P에게 수표발행권한을 위임한 후에도 P으로부터 회사업무 전반에 관하여 업무보고를 받고, 회사 명의의 수표발행에 대하여는 사전 또는 사후에 결재를 하여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으며, 특히 이 사건 수표 9장은 자신이 직접 결재를 하였으므로 P이 이 사건 수표 9장을 위조한 바 없는데도 그 피고인이 P이 자신도 모르게 결재도 받지 아니하고 이 사건 수표 9장을 발행하여 위조하였다고 고소한 이상 적어도 이 사건 수표 9장에 대한 고소에 대하여는 그 피고인에게 무고의 범의가 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러한 고소를 두고 단지 정황의 과장이나 용어 선택의 잘못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 중의 증거 조사를 거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삶펴보니, 원심의 그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다는 등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사유나 무고죄에서의 범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인 A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 및 사기죄 부분.

기록 중의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이 피고인 A은 N과 S이 Q, R에게 아무런 채무가 없는데도 그들에게 N과 S의 대표이사 명의로 액면 금 10억 5,000만원 및 금 10억원의 약속어음공정증서를 각 작성하여 주어 그 회사들에게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Q, R과 공모하여 허위의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하여 배당요구를 하여 집행법원으로부터 배당권을 인정받아 배당금을 수령하거나 채권자들로부터 협의 배당금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다는 등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이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각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2001. 7. 27.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이강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