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의 부대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부대항소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억 9,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6.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이 사건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구두로 약속받았다는 보너스 3,000만 원에 관한 청구를 취하하고, 나머지 손해배상채권별로 청구금액을 특정하면서 부대항소를 제기하였으며, 위자료청구는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2011. 12. 12.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정부투자기관인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의 공동 투자에 의하여 설립되어 F 기지국 장비를 연구·개발 중인 '연구소기업' 형태의 회사로서, 현재 C의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사무실 일부를 유상으로 임차하여 피고의 서울사무실로 사용하면서{피고의 본점은 대전 유성구 G, 2층임}, 연구개발 업무 대부분을 위 서울사무소에서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통신 분야의 박사학위 취득자로서, 대기업 및 벤처기업 등에서 해당 분야의 업무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통신 분야 전문가이다.
피고의 설립 및 원고의 대표이사 취임·해임 과정
D은 2011. 5.경 F 기지국 장비를 개발하기 위하여 원고를 D의 연구소장으로 영입하였다.
D은 F 기지국 장비의 개발을 위한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다음 2011. 12. 12. E의 투자금을 지원받아 피고를 설립하였고(총 자본금 30억 원은 D의 투자금 23억 원, E의 투자금 7억 원으로, 총 주식수 600,000주는 D의 주식 460,000주, E의 주식 140,000주로 각각 구성되어 있다), 같은 날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몇 개월 후부터 C(피고의 모회사인 D의 대주주)의 대주주이자 위 C와 D의 대표이사인 H과 인사권 행사 및 경영 방식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다퉈오다가 2012. 11. 23. 피고의 이사회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 한다)를 통해 '사업계획 차질 초래, 사업계획과 상이한 제품 개발, 인력관리 능력 부족 등'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고, 같은 날 H이 피고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의 새로운 대표이사 H이 2012. 11. 29. 원고를 피고의 기술정보 담당 임원으로 발령함에 따라, 피고는 위 발령 직후부터 한 달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기술정보 담당 임원으로 출근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2013. 2. 18. 피고의 주주총회결의(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라 한다)를 통하여 이사직에서 해임되었다.
피고의 정관 및 이사, 주주의 구성
피고의 정관 중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0조 (이사의 선임)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이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로 하여야 한다.
제41조 (이사의 임기)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한다. 단, 그 임기가 최종의 결산기 종료 후 당해 결산기에 관한 정기주주총회 전에 만료될 경우에는 그 총회의 종결 시까지 그 임기를 연장한다.
제43조 (대표이사 등의 선임)
당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1인 또는 수인의 대표이사나 공동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제50조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단, 직원의 업무를 겸하여 수행하는 이사에 있어서 직원의 업무에 대한 보수는 여타 직원의 경우에 준한다.
이사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 단,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없을 때에는 계속 재직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한다.
전항의 퇴직금은 최소 근로기준법에서 규정되어 있는 금액 이상으로 한다.
이 사건 이사회결의 당시 피고의 이사들로는 원고, D 측을 대표하는 H, E 측을 대표하는 I이 있었다.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 당시 피고의 주주 구성은 피고 설립 당시와 동일하게 D이 피고 총 주식의 76.7%를, E가 피고 총 주식의 23.3%를 각 보유하고 있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2, 갑 제4, 8, 10 내지 17, 19, 40호증, 을 제2, 16, 17, 28 내지 3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과 판단
중복제소 금지 위반 주장과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원고가 이 사건에서 예비적으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전)인 2012. 11. 22.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3억 원을 구하는 소(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관련 소송과 소송물이 동일한 중복소송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2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2012. 11. 2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98398호로 C, D, H, J, K(이하 'C 등'이라 한다)을 상대로, 'C 등이 공모하여 대표이사인 원고의 법인카드 사용을 정지시키고, 피고의 서울사무소 출입통제프로그램에서 원고의 지문을 삭제하여 원고로 하여금 회사 출근을 불가능하게 하였으며, 원고의 이메일계정과 내부결재 업무계정을 삭제하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원고를 사실상 피고의 대표이사직에서 축출하고 업무 수행을 불가능하게 하여 원고로 하여금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손해배상을 구하는 내용의 관련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관련 소송은 이 사건 소와 당사자가 달라 중복소송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청구취지 변경이 부적법하다는 주장과 판단
피고는, 원고가 대표이사 해임에 관한 2012. 11. 23.자 이사회결의무효확인을 구하다가 이사 해임에 관한 2013. 2. 18.자 주주총회결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한 것은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권자의 각 청구가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하고 그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32133 판결).
원고의 위 각 청구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 및 이사 해임이 원고에 대한 업무방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피고가 내세우는 대표이사 및 이사 해임사유의 주된 부분이 중복될 뿐만 아니라 원고의 청구취지 변경신청은 이 사건 소 계속 중 원고에 대한 이사직 해임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의 방어권 보장에 아무런 장애를 초래하는 바 없다. 원고가 최종적으로는 위 대표이사 및 이사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만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는바, 결국 원고의 위 각 청구는 모두 원고에 대한 일련의 해임절차를 둘러싸고 발생한 분쟁으로서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것으로, 다만 그 법률적인 해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하여, 양자는 그 청구의 기초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이사 해임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원고를 피고의 대표이사직 및 이사직에서 해임하였으므로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배상 2억 5,000만 원(= 2013. 2.경부터 잔여임기인 2014. 12. 12.까지 23개월 동안의 급여합계 2억 3,000만 원 + 이사로서 임기를 마칠 경우 수령할 수 있었던 임원퇴직금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2012. 11. 23. 이 사건 이사회결의를 통해 '사업계획 차질 초래, 사업계획과 상이한 제품 개발, 인력관리 능력 부족 등'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고, 이후 피고의 기술정보 담당 임원직으로 발령받아 수차례 출근을 독촉받았음에도 무단결근함에 따라 피고의 1대 주주인 D과 2대 주주인 E의 협의 및 피고의 2013. 2. 18.자 이사회결의를 거쳐 같은 날 개최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를 통해 이사직에서도 해임되었던 것인바, 원고가 피고의 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사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참조),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앞서 본 기초 사실에 더하여 갑 제5 내지 9, 39호증, 을 제8,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H은 2012. 9. 하순경 원고에게 통신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L를 피고의 연구소장으로 채용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원고 자신이 해당 통신 분야의 전문가로서 피고의 업무조직상 '연구소장'이라는 직책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L는 관련 업계에서 뇌물 제공과 임금 체불 등 나쁜 평판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H의 채용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대주주인 D 사장(법인등기부상 사내이사)인 K은 2012. 10. 18. D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인 H에게 'L 채용계약서가 조속히 처리되어야 함, 그런데 원고가 L를 채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임, 따라서 1단계로 조기에 이사회를 소집하여 원고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2단계로 주주총회를 소집하여 원고를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것이 대안임'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의 피고 법인카드 사용이 2012. 10. 23.경 피고 담당 직원에 의하여 정지되었다가, 원고의 요구로 위 정지가 해제되었으나, 원고의 피고 법인카드 사용은 2012. 10. 30.경 다시 정지되었다.
피고의 서울사무실은 C의 전산담당자에 의하여 관리되는 지문 등록 출입통제 프로그램에 의하여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데, 원고의 등록 지문이 2012. 10. 30.경 위 지문 등록 출입통제 프로그램에서 삭제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지문 등록 출입통제 프로그램을 통하여서는 피고의 서울사무실을 출입할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의 서울사무실에 있었던 원고의 책상과 컴퓨터 등 개인 사물이 2012. 10. 30.경 그 자리에서 치워졌다.
또한 그 무렵 원고 명의의 회사용 이메일계정(ID :M) 및 전산결제업무 이메일계정(ID : N)이 삭제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소속 직원들과 피고 회사 내부시스템을 통한 업무적인 연락이나 결제를 할 수 없게 되었다.
D 대표이사인 H은 2013. 1. 4.경 피고의 주주인 E에 피고의 이사 변경 동의 요청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송부하였는데, 이에 첨부된 '이사 해임사유서'에는 "1. 사업계회 차질 초래 - 원고 책임하에 진행해 왔던 F 개발업무와 관련하여 LGU+의 BMT에서 최종 실패, 2. 무단결근에 따른 직무해태 - 대표이사 해임결의 이후 출근명령에도 무단결근함으로써 직무해태, 3. 주주 및 임원을 상대로 한 민, 형사 소송을 제기함에 따른 신뢰상실"이라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2. 11. 23. 이 사건 이사회결의를 통해 피고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었고, 2013. 2. 18.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를 통해 피고의 이사직에서도 해임되었다.
원고는 위와 같은 일련의 상황을 이유로 하여 수사기관에 H(피고와 D의 현 대표이사), J(D의 상무)을 고소하였는데, 검사는 J의 위 다), 라), 마)항 기재 내용과 같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 구약식명령(그대로 확정됨)을, 협박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고, H의 업무방해교사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해임 사유에 관한 판단
갑 제24호증, 을 제10, 4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2. 6.경 통신사업자인 LGU+에 D의 명의로 F 관련 제안서를 제출하여 제안서 제출업체 총 8개사 중 LGU+의 심사를 통과한 3개사에 포함된 사실, 피고를 포함하여 당초 심사를 통과한 위 3개사 모두 2012. 10.경 실시된 BMT(Bench Mark Test) 시험 결과 LGU+ 내부 기준에 미달하여 2012. 11. 다시 BMT를 실시할 예정임을 통보받았을 뿐이지 피고가 내세운 이사 해임사유처럼 LGU+의 BMT에서 최종 실패하지도 않았고, 피고는 2013. 3. 28. LGU+로부터 2012. 10. 11.부터 2013. 3. 27.까지의 기간 동안 10회 항목의 시험을 모두 합격하였다는 내용의 BMT 인증결과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2012. 11.경부터는 피고 대주주 회사 임직원들의 방해로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나 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사실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 밖에 원고의 대표이사 재임기간 동안 피고의 사업 활동에 별다른 차질이 발생하였다거나 원고가 불성실하게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등의 객관적인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 자료가 없다{피고는, 원고가 피고 내의 원고 입지를 구축하기 위하여 L 채용을 거부하였고, 피고의 중요 사업인 LGU+ 관련 F 개발 BMT를 진행하는 피고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4호증 내지 12, 35, 37, 38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O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구체적 증거가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비록 표면적으로는 피고의 보직 변경(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고, 기술정보 담당 임원직으로 선임)에 응하지 아니한 채 결근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이사직에서 해임된 외관을 갖추었으나,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업무에서 이탈하여 결근하게 된 직접적 동기는 피고가 원고를 그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기 전부터 부당하게 원고의 대표이사직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상황을 발생시킨 데 있고, 나아가 원고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에도 법인카드 사용 정지, 지문 등록과 업무용 이메일계정의 각 삭제 및 개인비품 강제반출이라는 상황으로 원고의 기술정보 담당 임원직 업무 수행 역시 사실상 불가능할 것임은 경험칙상 명확하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이 종료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그러한 자료가 원고의 위 결근 이전에 원고에게 제시되지도 아니하였다면{피고가 원고에게 기술정보 담당임원으로서의 출근 요청을 하면서 보낸 내용증명우편 등에 '즉시 출근에 대한 요청'이 기재되어 있거나(을 제1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7호증의 1 내지 3), '회사에서는 귀하가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필요한 제반 준비를 마쳤으므로 즉시 출근하여 새로 부여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바랍니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을 제16호증의 4, 을 제17호증의 4) 원고의 출근 및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위 상황이 객관적으로 제거되었다거나 그러한 자료가 원고에게 제시되었다고 보기에 충분치 아니하다} 원고 입장에서는 피고에 출근하여 업무 수행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하여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결근을 이사 해임의 정당한 이유라고 볼 수 없다.
D 대표이사인 H이 E에 원고의 이사직 해임사유로 밝힌 마지막 이유로서 원고의 민사소송 및 형사고소는 피고 대주주인 D의 임직원들과 피고의 이사인 원고 사이의 불화 등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는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사직 해임에 정당한 이유라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주주로서 권한을 넘는 방법으로 경영에 간섭하려는 피고의 주주 측과 원고 사이에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을 넘어 원고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사직 해임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한 것은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사직 해임으로 인한 손해가 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재산상 손해 발생 여부
해임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사의 보수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는 상법 제385조 제1항의 '해임으로 인한 손해'란 이사가 임기만료 전에 해임됨으로써 입게 될 손해로 해임되지 않았더라면 임기 동안 받을 수 있는 보수 상당액과 임기 만료 시 받을 수 있는 퇴직금 등이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주주총회가 이사의 보수총액만을 결정하고 각 이사에 대한 지급액의 결정을 이사회에 위임한 경우에, 회사 재산에서 이사에 대한 보수로서 지급될 총액이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해진다면 주주보호라는 면에서 충분하므로, 이러한 위임은 유효하고, 나아가 주주총회가 이사의 보수총액의 최고한도를 결정하면서 각 이사의 보수액을 정할 자를 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이사회가 업무집행으로서 각 이사의 보수액을 결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도 주주총회의 이사 보수총액 결의가 있는 것만으로는 이사의 보수청구권이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사회가 업무집행으로서 각 이사의 보수액을 결정한 경우에 한하여 주주총회의 이사 보수총액 결의가 구체화 되어 이사에게 회사에 대한 보수청구권이 생긴다.
이사로서의 원고 보수청구권 발생 여부
피고의 주주총회는 2012. 3. 30. 피고의 2012년 이사보수에 관하여 이사 3명, 보수 한도액 3억 원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상근이사가 임기만료 등으로 퇴임할 경우 1년에 1개월분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결의를 한 사실,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원고가 피고 회사가 설립되었을 때부터 2013. 1.경까지 매월 1,000만 원 보수를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이사회가 업무집행으로서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로서의 보수액'이 아니라 '이사로서의 보수액'을 원고가 주장하는 월 1,000만 원으로 정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결국 원고에게는 피고의 이사로서의 보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위와 같이 원고에게 이사로서 해임될 당시 보수청구권이 없었다면(원고가 해임된 이후 기간 퇴직금도 그 기간 이사로서 원고의 보수가 월 1,000만 원임이 전제되어야 인정된다), 결국 피고가 원고를 해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소결
이사 해임으로 인한 원고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사실상 피고의 대주주이자 회장 직함을 이용하여 피고를 운영하던 H과 그의 지시를 받은 K, J 등은 원고를 부당하게 내쫓는 과정에서 원고를 협박하는 등 위 3. 나. 2)의 다), 라), 마), 바)항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 이에 민법 제35조 제1항,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따라 피고는 피고를 대표하는 H이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가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원고에게 위자료 4,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책임의 근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16307 판결 등 참조). 또한, 상법 제210조는 법인의 불법행위능력에 관한 민법 제35조 제1항의 특칙이고, 민법 제35조 제1항은 '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인의 대표자'에는 그 명칭이나 직위 여하, 또는 대표자로 등기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당해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법인을 사실상 대표하여 법인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8다15438 판결 등 참조).
피고 대표이사 취임 전 H의 지위와 H의 불법행위 유무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H의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는 3. 나. 2)의다), 라), 마) 바)항 행위 대부분이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 11. 23. 이전에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H이 피고에서 어떤 지위에 있었는지 보아야 한다.
2012년 10월경 H이 피고의 모회사이자 대주주인 D의 대표이사이고, D의 대주주인 C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사실, D 사장 K이 원고에게 피고의 임직원 임면에 관하여 H과 자신에게 사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피고의 경영에 간섭한 사실, 위 K이 H에게 원고에 대한 대표이사 및 이사 해임을 건의한 사실,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고 H이 선임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다가 을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실제 피고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피고를 대표하는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H이 대외적으로 피고의 대표자인 듯한 표명을 하거나 행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 11. 23. 이전부터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피고를 사실상 대표하여 피고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이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H이 대표이사 취임 전부터 피고의 사실상 대표자로서 사무를 집행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게다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 사장 K이나 D 상무 J이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의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위력으로 방해함에 있어 H이 이를 교사하거나 방조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결
H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신혜영 이종록
각주1) 위자료 청구는 당심에 이르러 2015. 1. 9.자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통해 교환적으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대표이사'로서 임기를 마칠 경우 수령할 수 있는 퇴직위로금 상당 손해배상청구를 당심에 이르러 이사직에서 해임되어 받지 못한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청구로 변경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제1심에서부터 2013. 2. 18.자 피고의 주주총회결의로 원고가 이사직에서 해임되어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었다(원고의 2013. 6.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 제39쪽 참조).
각주2) 갑 제2호증의 1은 이 사건과 관련된 '주식회사 C'의 법인등기부 사본이 아니고, 갑 제40호증이 이 사건과 관련된 '주식회사 C'의 법인등기부 사본으로 보인다.
각주3) 원고는 부대항소장에서 위자료 청구의 근거로 민법 제35조 제1항, 상법 제400조 제1항을 적시하였으나, 상법 제400조 제1항은 상법 제398조에 따른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의 감면에 관한 규정으로서 이 사건과 전혀 관계 없는 조항이다. 원고가 적시한 "상법 제400조 제1항"은 "민법 제35조 제1항"과 함께 적시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민법 제35조 제1항의 특칙인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의 오기로 보이므로, 이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