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18. 6. 29. 선고 2018노12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해자 D은 피고인이 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투자를 한 것일 뿐 금전을 대여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은 피해자 D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2)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건강기능식품인 'G'의 영남총판권을 보장해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위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 아니다.

3)

피고인이 J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고, J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어 J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으로 믿었으므로, 임금체불의 고의도 없었다.

4)

피고인이 D과 K을 고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고소내용은 전체적으로 사실에 부합하고 일부 정황을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원심의 양형(징역 4년 6월)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족한 것이고(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등 참조),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이를 변제하겠다고 말하여 재물을 교부받는 경우 변제의사 또는 변제능력의 존부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748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D으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사업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면서 3~4개월 쓰고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하여 이를 믿고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였고, 그 후 어떤 사업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역시 3~4개월 쓰고 갚겠다면서 추가로 돈을 빌려갔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D에게 사업자금으로 급히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고, 3~4개월 내에 변제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내용의 피해자 D의 법정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건강기능식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2015. 7. 1.경부터 위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피고인이 위와 같은 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설립한 주식회사 B(이하 'B'라고만 한다)는 회사의 외형만 갖추어 놓았을 뿐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금이나 체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2015. 8.경 위 피해자에게 말한 건강기능식품인 'G'의 샘플을 수입하여 주변에 나누어준 이후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를 수입하거나 한 사실이 없음은 물론 원심 판시 건강기능식품에관한법률위반 부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위 G를 수입하여 유통시킨 사실만 있을 뿐이다.

③

마찬가지로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전자담배를 수입한다거나 건강음료를 제조하여 판매한다고 설명하고 돈을 빌렸으나, 위와 같은 사업 역시 정상적으로 추진되거나 한 사실이 없이 소량의 물건을 수입한 후 판매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제대로 된 설비도 갖추지도 못한 채 흐지부지되었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회사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하였고, 위 피해자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돈을 빌려주었으므로 기망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은 마치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여 3~4개월 내에 돈을 갚을 수 있는 것처럼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에게 설명한 사업들 중 정상적으로 진행한 것이 단 하나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처음부터 사업을 하는 것처럼 행세하여 위 피해자를 기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

피해자 E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건강기능식품인 'G'의 영남총판권을 보장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E에게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은 B를 설립하여 회사의 외형만 갖추어 놓았을 뿐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금이나 체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고, 2015. 8.경 'G'의 샘플을 수입하여 주변에 나누어준 이후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를 수입하거나 한 사실이 없음은 물론 원심 판시 건강기능식품에관한법률위반 부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위 G를 수입하여 유통시킨 사실만 있을 뿐이다.

나)

피고인은 2016. 1. 19. 및 2016. 2. 17. 두 차례에 걸쳐 G의 수입신고를 하였다가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2016. 3. 17.경 위 제품 0.25kg을 수입한 것 외에는 수입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는 수입허가 신청을 아예 하지도 않은 채 개인적으로 소량씩 구입하여 수입신고 없이 들여오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몰래 수입해오는 방식에 의존하여 제품을 확보하였는바, 이러한 방식으로는 정상적인 사업진행이 가능하지 않음이 명백함에도 피해자 E에게는 마치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사업인 것처럼 설명하였다.

3)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단순히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을 체불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구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그 구체적 징표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143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J에게 임금을 체불한 것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은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금이나 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한 채 피해자 D 등으로부터 빌린 돈을 소비하면서 생활하였을 뿐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려는 의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의 수사가 개시되자 임금지급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일체의 연락을 끊고 잠적하였다가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되었다.

②

피고인은 J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어 J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하나, 원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J가 피고인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채권이 피고인의 J에 대한 채권보다 임금채권을 제외하고도 더 많은 상황이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J에게 J에 대한 위 채권으로 임금채권을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한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그대로 믿을 수 없다.

4)

무고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과 피해자 D, K의 관계, 피해자 D이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 및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 피고인이 K에게 1,340만 원을 송금하고, K이 그 중 1,000만 원을 피해자 D에게 송금한 경위, 위와 같이 돈을 지급하게 된 이유에 대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그 번복 과정, 고소장 제출 이후 K이 항의하자 피고인이 보인 태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D과 K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기재한 고소장을 제출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 고소내용이 단지 정황을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양형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하였는데,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여 반성하고 있고, 동종전과가 없으며, 피해자 H와는 합의하였다는 등 피고인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이고, 피고인이 수입신고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강기능식품을 국내에 판매·유통시켰음은 물론 위와 같은 불법적인 사업을 마치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행세하여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수억 원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중한 점, 피해금액이 5억 원이 넘는 거액이고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피해자 H 외에 다른 피해자들로부터는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당심에서 양형 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양형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도영오 심학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