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하여)
아동복지법에서 '성희롱'을 별도로 처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히 판단하여야 하고, 낮 시간대에 공개된 장소에서 강제추행이 있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부분 공소사실의 경우 모두 '성희롱'을 넘어 '추행'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 피해자들의 각 진술도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 피해자들의 각 진술에 근거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사실오인(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경우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들의 신체 부위나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거나 부정확하거나 경험칙상 납득할 수 없어서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관하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해자들이 당시 느꼈던 주관적인 감정이나 그에 대한 원심 법정진술에만 근거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추행한 사실이 없고, 의도치 않는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라는 취지로 당심에서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에 대해 신체접촉을 하였고, 이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추행에 해당하며, 피고인에게 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해자들은 각 피해사실에 관하여 피해 장소와 당시 상황, 피고인의 범행방법 및 그 대상인 신체 부위, 당시 피해자들이 받은 느낌 등에 관하여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는바, 그 각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한편 피해자들이 원심 법정에서 종전 진술 내용과는 다소 배치되는 부정확한 진술을 하였거나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의 소실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피고인과의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태도나 감정이 변화한 것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어서 기존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들에 대한 각 피해사실은 피해자들이 평소 피고인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공유하던 중 일부 학생이 최초로 피해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이루어진 학교 차원의 전수 조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해자들이 허위 진술을 공모하였거나 다른 친구들의 부탁이나 사주를 받고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으므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무고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를 만지거나, 어깨동무를하며 끌어안고, 어깨부터 팔까지의 부위를 쓰다듬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별다른 인식이나 의사 없이 접촉할 수 있는 부위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연령 및 관계 등에 비추어 단순히 친근감의 표현이거나 격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의 대부분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은 교사와 학생이라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곧바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만연히 추행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이 추행행위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정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등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7도339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당심에서, ①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뜸을 들이는 듯한 행동을 보였고 원심 법정에서 일부 신체접촉만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관련), ② 만취한 피해자를 깨우기 위하여 신체접촉이 불가피하였고 당시 피고인이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던 점(같은 순번 2 관련), ③ 피해자와 피고인이 학기 초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같은 순번 4 관련), ④ 피해자가 범행 일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피고인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점(같은 순번 7 관련), ⑤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과 원심 법정진술이 상이한 점(같은 순번 9 관련), ⑥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피해자의 단짝이 범행 장면을 목격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점(같은 순번 9 관련), ⑦ 피고인이 꽉 껴안았음에도 그냥 빠져 나왔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경험칙에 위배되는 점(같은 순번 10 관련), ⑧ 피해자가 상습적으로 결석이나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이었다는 점(같은 순번 12 관련) 등의 이유를 들어, 피해자들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 참조).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을 그에 상응하는 영상녹화 CD의 각 영상과 대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심 법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후 그 각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해자들의 각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함부로 배척되어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유는 대부분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이 부정확하다거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상이하다거나, 혹은 피해자의 진술이 주변에 함께 생활하였던 교사나 학생 등의 증언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들의 진술은 당시 피고인의 행위나 접촉된 신체부위 등과 같은 주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진술의 부정확성이나 상이성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에 의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한편 피고인의 추행행위를 목격한 바 없다는 일부 증인들의 원심 법정진술이 존재하기는 하나, 피고인의 각 추행행위가 대부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 증인들이 피해자들과 밀접한 시간과 장소에서 생활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추행행위를 전부 목격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증인들의 원심 법정진술이 피해자들의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뒤집을 만한 자료 내지 피해자들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원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당시 신체적인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거나 추행의 고의가 발현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각 지위 및 그 관계, 연령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이 당시 교육 목적이나 격려 차원에서 여고생인 피해자들의 발목이나 종아리, 무릎, 허벅지 등을 만지거나 허리를 감싸 안고 끌어당기거나 어깨동무를 하며 끌어안을 별다른 필요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행위가 교육 목적 등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특히 피고인은 같은 순번 3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술에 취하여 자고 있는 피해자를 깨우기 위하여 신체접촉이 불가피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설령 피해자가 당시 술에 취하여 자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다른 여학생으로 하여금 피해자를 깨우게 하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성희롱과 추행이 구별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아동복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등에서의 관련 규정
현행 아동복지법에서는 아동(18세 미만의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에 대하여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 제71조 제1항 제1의 2호). 아동복지법에서는 별도로 '성희롱'의 개념을 정의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않지만, 위 조항의표현상 '성희롱'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요소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이어야 한다. 한편 현행 양성평등기본법(구 여성발전기본법)에서는 '성희롱'에 대하여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성희롱'과 관련한 법리
대법원은 '성희롱'이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라는 전제 하에, '성적 표현행위의 위법성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연령이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성적 동기나 의도의 유무,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그것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인지 여부, 즉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참조).
또한 대법원은 '성희롱'의 전제 조건인 '성적 언동'에 관하여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규정이나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성희롱'이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폭행·협박 또는 위계·위력 등의 유형력이나 강제성을 반드시 요소로 하는 강제추행이나 위계·위력추행보다도 훨씬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의 경우 피고인이 단순히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언동'을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발목, 종아리 등을 만지거나 허리를 감싸 안는 등의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성희롱'이 아닌 '추행'의 영역에 포섭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5. 9.경부터 2016. 4.경까지 사이에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6, 11 의 각 기재와 같이 총 3회에 걸쳐 피해자들을 위력으로써 추행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들을 추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해자 O, P은 모두 원심 법정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성적인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끼지는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위 피해자들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할 당시 별다른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가,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듣고 사후적으로 불쾌한 감정이 들어 이를 문제 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록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의 허리를 감싸 안은 행위를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인의 지시나 부름에 응하지 않고 가려는 피해자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인이 그와 같은 상태와 자세를 일정 시간 유지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경우 유죄로 인정된 피해자 I의 허리를 감싸 안는 행위와는 그 경위나 구체적인 행위 태양이 구별된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2576 판결 등 참조). 결국 어떠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일차적으로 해당 행위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였는지 여부를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구체적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그와 같은 행위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하며, 피고인에게 위 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위 피해자들은 각 피해사실에 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장소, 당시의 상황, 피고인의 범행 방법 및 대상 신체 부위 등 주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는바, 위 각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6(피해자 O)
같은 순번 5의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앞구르기를 하다가 담배를 떨어뜨리자 피고인이 담배를 빼앗아 갔다. 그래서 담배를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피고인이 계속 주지 않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제302 내지 304면), 그 진술 과정에서 팔을 길게 뻗어 허리를 감싸 안는 피고인의 행위를 직접 재연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83 영상녹화 CD 재생시간 00:09:11~00:09:25, 00:10:48~00:11:25). 또한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당시 수업 시간 중에 담배를 달라고 거듭 요청하다가 수업을 마칠 즈음에 담배를 돌려달라고 다시 요청하였고 곧이어 수업이 끝났는데, 피고인이 잠깐 불렀다. 이에 피해자가 삐쳐서 담배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이리 오라고 하면서 허리를 감싸 안고 잡아당겼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의 증인 O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제9 내지 11, 15, 16면).
같은 순번 6의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부모님의 직업을 묻는 피고인에게 잡혀 있었는데 친구들이 빨리 오라고 하여 가려고 하자, 피고인이 어디 가느냐고 하면서 2~3주 전과 똑같이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뭐하시는 거냐"라고 하자 피고인이 "내가 무엇을 했냐"라고 하였고, 이에 "지금 이렇게 하시지(허리를 끌어안지) 않았냐"라고 하자 피고인이 화를 냈다. 피고인에 대한 소문도 있고 해서 "진짜 변태 같다, 짜증난다, 나에게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제302, 303, 306, 307면), 그 진술 과정에서 피고인의 행위를 직접 재연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83 영상녹화 CD 재생시간 00:09:57~00:10:21). 또한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부모님 직업 등을 물어보면서 반으로 돌아가려는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 안은 적이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같은 녹취록 제4, 15, 16면).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1(피해자 P)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수업 시간 중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피고인이 갑자기 허리를 배 쪽으로 잡고 끌어안으면서 5분 내로 오라고 하였다. 다른 때처럼 불쾌하고 찜찜하고 수치심이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제657 내지 660면), 그 진술 과정에서 팔을 뻗어 허리를 감싸 안는 피고인의 행위를 직접 재연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62 영상녹화 CD 재생시간 16:31:10~16:33:35). 또한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끌어당겼다. 그때 좀 불쾌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의 증인 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제11, 23면).
위와 같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의 허리를 끌어안는 행위는 그 행위태양이나 접촉을 하게 되는 신체 부위 등에 비추어 별다른 인식이나 의사 없이 접촉할 수 있는 부위이거나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피고인이 위와 같은 각 행위를 한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에 대한 지도나 훈육 목적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신체접촉을 하는 것이 필요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위 피해자들은 원심 법정에서 '당시 성적 수치침을 느끼지 않았다'라거나 '피고인이 이상한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고 느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에 대하여 '변태 같다. 짜증이 난다'라거나 '기분이 이상하고 수치심이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위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공통적으로 '피고인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자주 신체접촉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성향으로 말미암아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신체접촉을 불쾌하게 생각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더욱이 위 피해자들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과 같이 허리를 두르면서 안는 선생님은 없다'라거나(증인 O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록 20면), '허리 부분의 경우 엉덩이와 가까워서 수치심이 든다고 생각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인 P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록 제33면)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들의 위와 같은 원심 법정진술은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범행 당시 기분이 나쁘지 않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전혀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피해감정이 누그러진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나아가 설령 위 피해자들이 실제로 당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별다른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차적으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피고인과 위 피해자들의 지위나 그들 사이의 관계,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 부위 및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고,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항소는 이유 있다. 당심에서 새로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은 원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전부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므로, 별도로 주문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선고를 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