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위 회사들 사이에서 동일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동시에 이를 수취하는 경우 그 행위 유형이 관념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행위와 수취하는 행위로 구분된다는 이유만으로 2개의 세금계산서가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하여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을 이중으로 계산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8조의2 제1항의 적용 여부 및 벌금형의 범위를 정해서는 아니 된다. 원심이 C, E 및 D의 실질적 운영자를 모두 피고인으로 본 이상, C이 E 또는 D으로부터 각 수취한 허위 세금계산서와 E 또는 D이 C에 각 발급한 허위 세금계산서는 각 1장의 세금계산서이므로, 중복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소정의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이와 달리 2개의 세금계산서가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하여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을 이중으로 계산한 것은 위법하다.
피고인은 D, E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실제로 골재를 최종 거래처에 공급하였다. 따라서 D 또는 E이 C에 발급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 2의 가항 및 나항 기재 각 세금계산서가 실제 재화의 이동 경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골재가 D 또는 E로부터 최종 거래처에 납품되어 실물거래가 있었던 이상 위 각 세금계산서를 허위 세금계산서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2014. 1. 5.부터 2015. 12. 31.까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였다는 것으로, 원심에서 선고한 벌금 90억 원은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에서 정한 바와 같이 위 기간 동안 피고인이 발급·수취하였던 허위 세금계산서들의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인 89,511,408,811원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서 작량감경을 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2008. 12. 26. 법률 제9169호로 개정·시행된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2항의 뇌물수수죄의 수뢰액 산정에 관한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도4260 판결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형법 제70조 제2항은 2014. 5. 14. 개정되어 시행되었고 이 사건 범행은 위 규정의 시행 전후에 걸쳐 행해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소정의 벌금형 산정의 전제가 되는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도 위 형법 제70조 제2항이 신설된 2014. 5. 14. 이후에 피고인이 발급·수취한 허위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금액으로 한정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3년 및 벌금 90억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 산정에 잘못이 있다는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과 별도로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에 가중처벌 규정을 마련한 이유는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부가가치세법은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사업자’로 정하고, 사업자는 사업장마다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하며, 납부세액의 계산에 관하여는 이른바 전단계 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으므로(제3조, 제8조 제1항, 제37조), 세금계산서는 이를 발급하는 사업자와 발급받는 사업자 모두에게 부가가치세 과세자료가 된다. 이러한 부가가치세법 규정의 내용,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의 문언과 입법 취지,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람과 발급받은 사람을 모두 처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한편, 다른 별개의 사업자로서 실제로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지 않으면서 해당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발급하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과 발급받는 사업자로서의 공급가액을 합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1284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C과 D 또는 E 사이의 거래에 관하여 하나의 세금계산서가 발급 및 수취되었다고 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각호 및 제2항에서 정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산정할 때에는 피고인이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허위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을 모두 합산하여야 하고, 동일한 허위 세금계산서의 발급 부분에 대응하는 수취 부분이라 하여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에서 제외시킬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적용에 잘못이 있다는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물거래가 있다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기로 하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부가가치세법령상 세금계산서에 기재할 사항 중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공급가액, 공급품목, 단가, 수량 등에 관하여도 합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11382 판결 참조).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재화 또는 용역을 아예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만을 발급하거나 발급받는 행위뿐만 아니라,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은 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한 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작성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도 포함되고, 마찬가지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받은 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도1055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 또는 E과 C 사이에 골재를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었음에도 D 또는 E이 C에 골재를 공급하였다는 내용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재화를 공급하지 아니한 사람이 자신을 공급자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인은 D과 E이 실제로 최종 거래처에 골재를 공급한 이상, C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더라도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의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발급한 행위에 해당할 뿐,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조세범 처벌법은 실물거래를 하였음에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하여 발급하는 경우(제10조 제1항 제1호)와 실물거래가 없었음에도 거래를 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주는 경우(제10조 제3항 제1호)를 구분하여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위 각 행위에 대하여는 별개의 범죄행위가 성립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의 수수만을 업으로 하는 전형적인 이른바 ‘자료상’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재화를 공급하는 실물거래를 하면서 공급받는 자를 실제 거래의 상대방이 아닌 C으로 기재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이상, 이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에 해당하여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가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형법 제70조 제2항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는 “벌금 또는 과료를 선고할 때에는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 후, 형법이 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면서 제70조 제2항은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하였다. 한편,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1조는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항은 “제70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 부칙 제2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인하여 개정된 부칙(2020. 10. 20. 제17511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은 “제70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게 되었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각 위반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해지고 그 행위들 사이에 시간적·장소적 연관성이 있으며 범행의 방법 간에도 동일성이 인정되는 등 하나의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고, 그 행위들에 해당하는 문서에 기재된 공급가액등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 위 조항에 정한 금액에 해당하면, 그 행위들에 대하여 포괄하여 위 조항 위반의 1죄가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9810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4. 1. 5.부터 2015. 12. 31.까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D, E, C의 각 명의로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 내지 수취하였고, 각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행위들 내지 수취행위들 사이에 시간적·장소적 연관성이 있으며 범행의 방법 간에도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각 회사 명의별로 포괄하여 특정범죄가중법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의 1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이 위 각 회사 명의별로 발급 내지 수취한 허위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벌금형의 처단형의 범위를 산정한 것은 타당하다. 피고인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도4260 판결은, 2008. 12. 26. 법률 제9169호로 개정·시행된 특정범죄가중법이 제2조 제2항에서 “형법 제129조, 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제1항의 경우를 포함한다)에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병과)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뇌물수수죄 등에 대하여 종전에 없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한 것과 관련하여, 형벌법규 불소급의 원칙과 형법 제1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포괄일죄인 뇌물수수 범행이 위 신설 규정의 시행 전후에 걸쳐 행하여진 경우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제2항에 규정된 벌금형 산정 기준이 되는 수뢰액은 위 규정이 신설된 2008. 12. 26. 이후에 수수한 금액으로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형법 제70조 제2항은 벌금 또는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규정한 것일 뿐,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2항 소정의 벌금형 산정의 전제가 되는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의 산정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은 조세 포탈을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이 도로교통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여러 차례 벌금형으로 처벌 받은 전력 외에는 동종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고,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C을 설립한 후 상당한 기간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 및 수취하였던 점, 발급 및 수취한 허위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합계액이 약 9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큰 점 등을 고려한 다음,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의 방법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양형은 양형 관련 제반 사정이 두루 참작되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정하여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들이고, 그 밖에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의 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 범행은 조세 정의 및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하는 일반 국민의 준법의식에 해악을 끼치는 범죄인 점 등의 사정까지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승엽(재판장) 이진영 이선미
각주1) 피고인은 항소이유서를 통하여,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 한다)은 유한회사 D(변경 전 주식회사 D, 이하 ‘D’이라고 한다), 유한회사 E(변경 전 주식회사 E, 이하 ‘E’이라 한다) 및 주식회사 AB이 함께 설립한 골재총판회사로서 독자적이고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였으므로 C이 발급 및 수취한 세금계산서를 허위의 세금계산서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사실오인 주장을 하였는데, 당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위 사실오인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였다.
각주2)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공제하여 납부세액을 산출하는 전단계 세액공제법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부가가치세법 체계에서 세금계산서 제도는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뿐 아니라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원포착을 용이하게 하는 납세자간 상호검증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대법원 2004. 11. 18. 선고 2002두577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실제로 재화를 공급하는 실물거래를 하면서도 공급받는 자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행위는 비록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측에서는 세금계산서를 작성한 물량과 실제 거래한 물량이 일치하더라도 세금계산서 작성을 통한 납세자간 상호검증 기능을 저해하며, 비정상적이고 불투명한 거래를 조장하는 풍조를 관행적으로 유지시켜 국가의 정당한 조세징수권 행사를 방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