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2. 7. 15. 선고 2021노53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 판단의 각 요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일부는 유죄로, 일부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2.

피고인의 항소에 관한 판단

가.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항소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항소법원은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위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항소이유를 그 심판의 대상으로 하며,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 2항).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2. 1. 6., 국선변호인은 2022. 1. 5. 각 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았고, 그 이후인 2022. 1. 11.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었으며, 사선변호인은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각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이 지난 이후에 이 법원에 항소이유서(2022. 1. 27.자) 및 변호인의견서(2022. 3. 14.자 및 2022. 4. 25.자)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피고인과 변호인이 항소이유서 및 변호인의견서에서 한 주장의 요지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피해자 H은 피고인이 E로부터 주식회사 F의 비상장 주식을 17억 원이 아닌 25억 원에 매수한 사실 등을 알고 있으면서 피고인에게 5억 원을 투자한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및 양형부당 주장(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당심에서 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는 원심이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원심판결 제4~6쪽). 원심의 이러한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당심이 직권으로 심판 대상으로 삼을 만한 판결에 영향을 미칠 사유를 찾을 수 없다.

라.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은 적법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항소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결정으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므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별도의 결정을 하거나 이 판결 주문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 법원의 심판 대상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법원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여러 사정들(원심판결 제4~6쪽)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와 매매대금을 25억 원으로 하고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을 매수인(주식회사 C)이 부담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피해자들에게는 매매대금이 17억 원이고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을 매도인(E)이 부담한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들은, E도 피고인과 공모하여 사실은 매매대금이 25억 원인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면서도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였고, K도 E의 대리인으로 이에 가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피해자들이 E와 K을 피고인의 공범 등으로 보고 있으므로, E나 K이 피해자들에게 유리한 허위 진술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E는 일관되게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 작성에 관여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공판기록 제1권 제297쪽), K은 피고인의 요청으로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실제 매매대금이 25억 원임을 알린 바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공판기록 제1권 제309~311쪽, 증거기록 제6권 제1896~1902쪽). E나 K의 각 진술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에는 배치된다. 2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에는 특약사항(제10조)으로 잔금 14억 원은 E 소유 토지에 건축허가를 얻어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아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증거기록 제1권 제478~480쪽). 반면, 매매대금이 25억 원인 매매계약서에는 그러한 특약사항이 없다(증거기록 제1권 제65~66쪽). 피해자들은 일관되게, 피고인이 ‘잔금은 E 소유 토지에 건축허가를 얻은 다음 담보 대출을 받아 처리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말해왔다고 진술하고 있는데(증거기록 제6권 제2120~2121쪽),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에만 그러한 취지의 특약사항이 있음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하여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에만 그러한 특약사항을 기재해 넣은 것으로 볼 수 있다. 3 피해자 H은 제주시청에 방문하여 E 소유 토지에 건축허가가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6권 제2133쪽). 피고인은 E가 건축허가 신청조차 하지 아니하였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2016. 9. 21. 피해자 H에게 ‘이달(2016. 9.) 말일까지 건축허가가 나온다, 이제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으로 갈 준비를 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6권 제2178쪽, 제7권 제2383쪽). 이처럼 피해자 H은 건축허가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건축허가가 곧 나올 것처럼 피해자 H에게 거짓말을 하였는데, 이는 피해자 H이 건축허가가 나오면 담보대출을 통해 잔금이 처리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건축허가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 H이 매매계약의 잔금 전액과 제세공과금 등 약 30억 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건축허가가 언제 나오는지 여부를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4 피해자 H은 피고인에게 E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통화를 해 보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여러 핑계를 대거나,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라는 태도를 보이며 만나거나 연락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6권 제2133쪽). 피고인도 E와 만나게 해 달라는 피해자 H의 요청을 거절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증거기록 제7권 제2264쪽).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 H이 제주도 콘도 사업을 동업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업 상대방인 E와의 만남을 무산시킬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 H을 속이고 있었기 때문에, E와의 만남이나 연락을 통해 피고인의 거짓말이 드러나는 것을 막고자 하였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5 피고인은 E와의 매매계약 체결 당일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는 피해자 H에게 팩스로 전송하여 준 반면, 매매대금이 25억 원인 매매계약서는 전송하여 주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면서, 그 이유는 매매대금이 25억 원인 매매계약서를 전송하여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증거기록 제7권 제2271쪽).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처럼 매매대금이 25억 원인 매매계약서가 진정한 것이고 매매대금이 17억 원인 매매계약서는 허위임을 피해자 H이 알고 있었다면,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전송하면서 진정한 매매계약서는 굳이 전송하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6 피해자 I는 2016. 10. 제주지방법원에 주식회사 C의 E에 대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압류하는 신청을 하여 그 결정을 받았다. 그 신청서에서 피해자 I는, 주식회사 C와 E 사이에 매매대금을 17억 원으로 하는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였고, 매매대금을 25억 원으로 하는 매매계약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한 바 없다(증거기록 제1권 제48~58쪽). 이에 따르면, 피해자 I는 그 무렵까지도 매매대금을 17억 원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검사의 항소에 관한 판단 가.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가) 공소사실 제1항(3,000만 원 차용금)과 관련하여, 피해자 H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 H의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가 존재하며, 당시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변제할 능력이나 제공할 담보가 존재하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변제 능력에 대한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공소사실 제2항(1억 원 주식 매매대금)과 관련하여, 피해자들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다른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매도하기로 한 주식의 가치가 없으며, 피고인이 그 주식을 양도하여 주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에 대한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 등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공소사실 제4항(96,379,000원 차용금)과 관련하여, 피해자 H은 일관되게 해당 금원을 대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도 그 사실을 인정한 바 있으며, 피고인에게 변제의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금원이 차용금인 사실이나 피고인의 편취의 범의 등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공소사실 제1항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H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 그리고 토지에 담보(근저당권)를 설정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 H에게 거짓말하여 3,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변제 능력에 대한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해자 H은 이 부분에 관하여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양평 토지(경기 양평군 O, P 토지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돈을 빌려 썼다가 거의 갚았음에도 근저당권을 말소해 주지 않아 그 소송을 위하여 변호사 수임료가 필요하고, 제주지방법원에서 경매예정인 Q콘도(제주시 R 외 7필지 소재)의 임차인을 퇴거시키고 직영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그 퇴거에도 비용이 필요하여, 3,000만 원을 빌려 주면 양평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선이자로 월 2%를 지급하며, 2016. 6. 30.까지 변제하겠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제262~266쪽, 증거기록 제6권 제2137~2138쪽 등). 피해자 H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른 증거도 피해자 H의 진술에 부합하므로,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다.

나)

피고인은 2016. 3. 22. ‘자금의 차용/사용 확인 및 변제 각서’라는 제목의 계약서를 작성하여 피해자 H에게 교부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25쪽). 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U(피해자 H의 동생이다)로부터 2016. 3. 14.부터 같은 달 22.까지 3,000만 원을 차용하며, 이에 대하여 담보를 제공하고, 이자는 월 2%를 선납하며, 2016. 6. 30.까지 완제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차용금은 제주시 R 외 7필지 지상의 Q콘도 건물의 법적 비용, 집행 비용으로 사용하고, 기타 비용으로 지출이 필요할 경우에는 대주의 동의를 받아 사용한다는 것이다. 위 계약서에서 대주를 피해자 H이 아닌 그 동생 U로 기재한 이유는, 위 돈을 피해자 H이 U로부터 빌려서 피고인에게 빌려 주었기 때문이다(증거기록 제3권 제1183~1189쪽). 위와 같은 계약서의 내용은, 위 3,000만 원이 대여금이고,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양평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였다는 피해자 H의 진술에 부합한다.

다)

피고인은 자신이 작성하여 준 계약서에 ‘담보를 제공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증거기록 제7권 제2372쪽), 피고인에게는 담보가 없기 때문에 담보를 제공하기로 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당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제2쪽). 피고인은, 검찰에서는 양평 토지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고 진술한 반면(증거기록 제7권 제2371쪽), 당심 법정에서는 양평 토지에 관하여 재판을 하고 있는데, 그 토지가 피고인 앞으로 넘어오면 이를 담보로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말을 지나가는 이야기로는 했다고 진술하여(당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제2쪽), 일관되지 아니하게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고 계약서의 기재와도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믿기 어렵다. 양평 토지는 2006. 12. 5. 피고인으로부터 AL에게 소유권이전등기(피고인 소유 지분 전부)가 되었는데(증거기록 제2권 제664~667쪽, 제4권 제1507~1510쪽),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이에 관하여 이야기하지 아니하였다면, 피해자 H이 10년 전에 피고인 소유로 등기되어 있던 토지를 알아내어 이를 담보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작성한 계약서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토지의 지번이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 H을 기망하기 위하여 지번은 명확히 하지 아니한 채 두루뭉술하게 양평 토지의 담보 제공을 운운하였기 때문으로 보일 뿐이고, 그 지번이 명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양평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기망한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라)

다음과 같은 피고인의 당시 자력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3,000만 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1)

피고인은, 자신이 무일푼이고, 피해자 H이 투자 수익을 기대하며 자금을 제공해 준 것이므로, 피해자 H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제공해 주지 않으면 사업이 진행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증거기록 제7권 제2270쪽), 자신에게 돈도 없고 담보도 없어서 이를 피해자 H에게 모두 말하고 돈을 빌린 것이므로 피해자 H에게 담보를 제공하기로 한 게 아니라고 진술하였다(당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제6쪽). 피고인의 신용 등급이 2016. 9. 30. 기준으로 7등급, 2018. 12. 31. 기준으로 8등급이고(증거기록 제3권 제1041쪽),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에게 아무런 자산이 없다고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자인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부분 범행 당시 금원을 변제할 아무런 능력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2)

반면, 피고인은, 자신에게 양평 토지(약 30억 원), 대전 AM 주택(대전 중구 AM 토지 및 그 지상 주택, 이하 같다, 약 5억 원), AN한의원 권리금(약 3,000만 원) 등 상당한 자산이 있고, 자신에게 높은 신용이 있으므로 30억 원 정도는 지인들로부터 손쉽게 빌릴 수 있다고도 하며(증거기록 제7권 제2258~2259, 2367, 2374쪽), 앞서 본 진술과 배치되는 진술도 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이러한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믿기 어렵다.

(가)

양평 토지는 2006. 12. 5. 피고인으로부터 AL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고(증거기록 제2권 제664~667쪽, 제4권 제1507~1510쪽), 이 부분 범행 무렵 양평 토지가 피고인의 소유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진술하는 바에 따르더라도, 양평 토지에 관하여 5억 원을 변제하여야 이를 되찾을 수 있는데, 5억 원을 변제할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증거기록 제7권 제2374쪽).

(나)

대전 AM 주택은 AO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고, 주식회사 AP이 가등기를 해둔 상태이며(증거기록 제2권 제752~759쪽), 그것이 피고인이나 그 처 S의 소유라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AF(대전 AM 주택의 소유자인 AO의 배우자)은, 2016년에 피고인과 대전 AM 주택에 관하여 매매계약(매매대금 2억 5,000만 원)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이 계약금 4,000만 원과 중도금 2,000만 원만 지급한 채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고, 매매계약을 해제하려 하였지만 중도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해제할 수 없다고 하여, 현재까지 피고인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제7권 제2362쪽).

(다)

AN한의원은 2016. 1. 2. 강제퇴거를 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가능성은 없었다(증거기록 제7권 제2374쪽).

마)

원심이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하는 근거로 판시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은 피고인이 400만 원을 변제한 이외에 원금 1,600만 원과 이자 156만 원 등 상당 금원을 변제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H이 피고인으로부터 변제받았음을 인정한 금원은 400만 원뿐이다. 원심이 추가로 변제하였다고 인정한 원금 1,600만 원과 이자 156만 원은,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은 범행을 저지름에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위 금원을 변제하는 대신에 피해자 H이 그만큼의 주식 매매대금을 피고인에게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다[증거기록 제3권 제918쪽, 그것이 별지 범죄일람표(1)의 순번 8에 있는 금원의 일부이다].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편취한 3,000만 원을 변제하지 아니하기 위해 피해자 H로부터 추가로 주식 매매대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편취하면서, 위 3,000만 원 채무의 일부로 8,000만 원 중 일부 금원의 지급을 갈음하기로 하였더라도, 이것이 종전 범행에 대한 적법한 피해 변제가 된다고 볼 수 없고, 이로써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할 수도 없다.

(2)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3,000만 원을 편취한 다음에 여러 차례 항공편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사실이 있으므로, 약정한 용도와 달리 금원을 사용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담보를 설정해 주거나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지, 특정한 용도에 사용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그 용도를 기망하였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대로 피고인이 용도에 대한 기망이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부분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2)

공소사실 제2항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주식 1만 주를 피해자들에게 양도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위 주식 1만 주는 아무런 가치가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 H을 기망하고,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 H을 통하여 피해자 I를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주식 매매대금 명목으로 합계 1억 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에 대한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 등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해자 H은 이 부분에 관하여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원가(1주당 5,000원) 수준으로 양도하겠다고 하여, 피해자 H이 16,000주, 피해자 I가 4,000주를 양수하고, 그 대금 1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여러 이유를 들며 주식 양도를 해 주지 않았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C를 가장납입의 방식으로 설립하여 그 자본금이 전혀 없었는데, 피고인으로부터 그런 사실을 설명들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제266~268, 271쪽, 증거기록 제6권 제2141~2143쪽 등). 피해자 I는 ‘피해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주식회사 C의 주식을 매수하여 지분을 나누기로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해자 H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권 제519~522쪽). 피해자들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른 증거도 피해자들의 진술에 부합하므로,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다.

나)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러 차례 계약을 체결하거나,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계약의 이행을 촉구한 바 있는데, 그러한 내용이 모두 피해자들의 진술에 부합한다.

(1)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2016. 5. 13. ‘(주) C 주식 매매계약서’(2건)와 ‘(주) C 주식 매매 및 제주 부동산 투자합의 약정서’라는 각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6. 5. 27. 주식회사 C의 주식 중 16,000주를 피해자 H에게 8,000만 원(1주당 5,000원)에, 4,000주를 피해자 I에게 2,000만 원(1주당 5,000원)에 각 양도한다(증거기록 제6권 제2015~2021쪽). 주식회사 C의 자본금은 2억 원이고, 자산평가는 주식회사 C의 자금 예치 잔고에 의한다(증거기록 제6권 제2015쪽).

(2)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2016. 5. 하순경 ‘(주) C 주식 양도/양수 및 주식 반환 각서’라는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I에게 2016. 5. 27.까지 주식회사 C의 주식 4,000주를 양도하기로 하였으나, 법인 대표이사 변경과 사업자등록신고 등 행정 절차로 인해 약 2주 지연되므로, 2016. 6. 초순경(2016. 6. 10.)까지 피해자 I에게 주식을 양도하되, 투자수익분(주식 매매대금의 1.5배 내외)을 지급하면 주식 4,000주는 자동 반환된다(증거기록 제3권 제913쪽).

(3)

피해자들은 위 각 계약에 따라 피고인에게 주식 매매대금으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합계 1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주식을 양도하여 주지 아니하자, 피해자 I는 2016. 7. 25.자, 2016. 9. 27.자 및 2017. 10. 11.자 각 내용증명 우편으로 피고인에게 주식의 양도를 요청하였다(증거기록 제6권 제2026, 2028, 2029쪽).

(4)

피고인은 피해자 H과 2016. 8. 1. ‘합의 및 확약서’라는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주식 매매대금 1억 원과 투자금 4,000만 원 합계 1억 4,000만 원의 처리를 위하여, 피해자 H에게 3,000만 원에 주식 6,000주를, V 외 1인에게 3,000만 원에 주식 6,000주를 각 양도하되, 피해자 H을 주식회사 C의 종신 임원(상임이사~대표이사)으로 보직하고, 월급 200만 원 이상을 확약하며, 나머지 8,000만 원은 적정 투자공로금을 부가하여 2016. 8. 31.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그 외에도 투자수익 내지 지급약정액 7억 3,750만 원을 2016. 12. 31.까지 지급하고, 차용금 2억 원과 월 2%의 이자 및 사례금을 2016. 8. 31.까지 지급한다는 등의 약정도 하였다(증거기록 제6권 제2023쪽). 피고인은 위 계약에 따라 2016. 8. 17.경 피해자 H에게 6,000주, AB에게 4,000주, V에게 2,000주의 주식을 각 양도하였으나(증거기록 제6권 제2024쪽), 8,000만 원의 반환과 월급 및 투자공로금의 지급 등 나머지 의무는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5)

피고인과 그 처 S, 피해자 H과 그 처 AB는 2016. 11. 7.경 ‘회사 발전 유공자 예우와 투자금 등에 관한 합의 및 확약서’라는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에 의하면, 위 주식 매매계약의 불이행을 비롯한 피고인의 여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피고인은 피해자 H을 주식회사 C의 종신 임원(대표이사~회장)으로 의결하고 월급 250만 원 이상을 지급하며, 주식회사 C의 모든 재산 중 1/2은 피해자 H과 AB의 소유로 하되, 피고인이 피해자 H과 AB에게 특별공로금으로 28억 5,000만 원(세금 별도)을 지급하면 그 1/2 재산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878~879쪽). 피고인과 S, 피해자 H과 AB는 같은 날 공증인 AQ 사무소에서 주식회사 C가 피해자 H과 AB에 대하여 28억 5,0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며, 피고인과 S이 주식회사 C의 채무를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의 채무변제(준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증거기록 제3권 제881~886쪽).

(6)

피해자 H은 피고인에게 2017. 7. 6.자 내용증명 우편으로 주식회사 C의 주식 16,000주의 양도를 요청하였고(증거기록 제6권 제2034쪽), 2017. 10. 10.자 내용증명우편으로 피고인이 위 2016. 8. 1.자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하므로 계약을 해제하고 주식 매매대금 1억 원의 반환을 요청한다고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334~335쪽).

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주식회사 C의 주식을 양도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담보로 주식을 달라고 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했을 뿐이라고 진술한다(증거기록 제7권 제2376~2377쪽). 그러나 위 각 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주식회사 C의 주식을 양도하기로 명시적으로 약정한 점, 피고인의 주식 양도 불이행에 대하여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종전 채무의 내용을 변경하며 추가적인 채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계약을 여러 차례 체결한 점, 피고인의 주장대로 금전 채무에 대한 담보로 주식을 양도해 주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그 양도 절차는 이행하였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그마저도 이행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라)

원심이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하는 근거로 판시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은 피해자들도 주식회사 C에 별다른 자산이 없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장래의 가치를 고려하여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주식의 가치를 기망한게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해자 H이 주식회사 C에 큰 자산은 없다고 생각했고 장래 가치를 보고 주식을 양수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공판기록 제1권 제271쪽). 피해자 H이 진술한 장래 가치는, 주식회사 C가 E로부터 주식회사 F의 비상장 주식과 토지를 매수하여 콘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할 경우에 그 주식 가치가 상승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와 같이, 위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부담하여야 할 금액이 약 30억 원에 이르고 피해자들 외에는 투자자가 없었다. 피해자들은 이미 부담한 5억 원을 초과하는 금원은 피고인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금원을 조달할 것으로 믿고 있었으므로, 더 이상 금원을 투자할 의사는 없었다. 주식회사 C와 E의 매매계약 내용에 의하면, 주식회사 C는 매매대금 25억 원과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을 지급해야 주식회사 F의 비상장 주식 6,000주와 토지를 매수할 수 있고, 그 금원의 지급 이전에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게 하는 약정은 없다(증거기록 제1권 제62~63쪽). 피고인에게는 위 매매계약을 이행할 만한 아무런 자산이 없었다. 이처럼 주식회사 C가 하고 있던 사업이 성공하여 그 주식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피고인의 말은, 객관적인 여건상 실현이 불가능한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나)

피고인은 주식회사 C 주식의 원가가 1주당 5,000원이라고 하였고, 이는 주식회사 C의 자본금(2억 원)을 발행주식의 총수(40,000주)로 나눈 금액이다(증거기록 제2권 제634~635쪽). 주식회사 C의 주식 원가가 1주당 5,000원이 되기 위해서는, 주식회사 C에 다른 수익이나 자산이 없더라도, 최소한 자본금은 유지되어 있어야 한다. 피해자 H 역시 주식회사 C에 다른 자산이나 수익이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였지만,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기재되어 있는 자본금 2억 원마저 존재하지 아니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거나, 피고인으로부터 그런 사실을 고지받은 것은 아니다(공판기록 제1권 제271쪽, 증거기록 제7권 제2399쪽). 그러나 피고인은 주식회사 C를 설립하면서 자본금 2억 원을 빌려서 납입한 다음 이를 바로 인출하는 가장납입의 방식을 사용하였기에(증거기록 제7권 제2378, 2587~2602쪽), 주식회사 C는 자본금도 전혀 없는 상태이다. 결국 피고인은 주식회사 C에 자본금(2억 원)마저 남아 있지 아니함에도, 자본금은 남아 있는 것처럼 주식회사 C 주식의 현재 가치(또는 원가)에 대하여도 거짓말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원심은 피고인이 그 처 S 명의로 주식회사 C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들에게 이를 양도할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주식을 양도할 능력이 있었더라도 이를 양도할 의사가 없이 피해자들에게 주식을 양도할 것처럼 거짓말하여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받았다면 이는 피해자들에 대한 기망이 된다.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주식을 매매한 것이 아니라 투자금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진술하는 점, 피고인이 주식 매매계약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대며 양도를 거부하다가 상당 기간이 지나 일부에 대하여만 양도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3)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일부 주식을 피해자 H 등에게 양도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주식 매매계약뿐 아니라, 금원의 차용 등 여러 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서, 그 이행을 독촉하는 피해자들과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최종적으로는 피해자 H을 주식회사 C의 종신 임원(대표이사~회장

피고인이 주식 매매계약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대며 양도를 거부하다가 상당 기간이 지나 일부에 대하여만 양도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3)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일부 주식을 피해자 H 등에게 양도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주식 매매계약뿐 아니라, 금원의 차용 등 여러 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서, 그 이행을 독촉하는 피해자들과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최종적으로는 피해자 H을 주식회사 C의 종신 임원(대표이사~회장)으로 의결하고 월급 250만 원 이상을 지급하며, 주식회사 C의 모든 재산 중 1/2은 피해자 H과 AB의 소유로 하되, 피고인이 피해자 H과 AB에게 특별공로금으로 28억 5,000만 원(세금 별도)을 지급하면 그 1/2 재산을 반환받기로 약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피고인의 태도는, 종전 계약을 이행할 의사로 그 방식을 구체화하는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 계약의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하여 더욱 이행하기 어렵고 허황된 대가를 약속하는 계약을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종전 계약의 불이행에 따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새로운 계약의 극히 일부를 이행하였다는 사정이, 종전 계약의 체결 당시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부인할 사정이라 보기 어렵다.

3)

공소사실 제4항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H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 H에게 거짓말하여 96,379,000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금원이 차용금인 사실이나 피고인의 편취의 범의 등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해자 H은 이 부분에 관하여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제주도 사업을 진행하는데 경비가 부족하니 경비조로 돈을 빌려 주면, E로부터 매수한 토지에 건축허가가 나오는 대로 대출을 받아 우선 변제해 주겠다고 하여, 여러 차례 돈을 빌려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제278쪽, 증거기록 제6권 제2144~2148쪽). 다만, 피해자 H은 이 부분 피해 금액에 관하여, 최초 고소장에서는 106,859,000원이라고 하였다가(증거기록 제1권 제23~24쪽), 그 후 경찰에서는 181,859,000원이라고 하는 등 피해 금액이 더 많다고 하였고(증거기록 제1권 제195~202쪽), 검찰에서는 96,309,000원이라고 하여(증거기록 제6권 제2052~2056, 2144~2145쪽), 그 금액이 다소 일관되지 아니하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 H이 최초에 고소한 내용과 최종적으로 검찰에서 정리하여 기소된 내용 사이에는 2개 항목이 달라진 이외에는 거의 차이가 없고, 중간에 피해 금액이 더 많다고 하였을 때의 진술은 피고인으로부터 편취당한 금액 이외에 지연손해금 명목의 금원 등을 피해 금액으로 추가한 것이어서, 그와 같은 진술의 차이가 피해 내용의 신빙성을 의심할 정도로 본질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 피해자 H이 피고인의 기망 내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그로 인한 피해 금액 역시 일부 변동은 있으나 대체로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어,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다.

나)

피고인은 법정에서는 위 각 금원이 대여금이 아닌 투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원심도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에서는, 피해자 H로부터 제주도 사업 경비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별지 범죄일람표(2)에 기재된 31개 항목 모두에 대하여 차용 사실을 인정하였다(증거기록 제7권 제2381~2385쪽, 그러나 피고인은 당심 법정에서는 검찰에서 대여금임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당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제5쪽).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은 피해자 H의 진술에 부합한다.

다)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위 각 금원을 차용하기 위하여 한 이야기가 거짓말임이 분명하고,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1)

판시 범죄사실 제3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해자 H은 주식회사 C와 E의 매매계약이 매매대금은 17억 원,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은 매도인(E) 부담이라고 믿고 피고인에게 자금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위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은 25억 원,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은 매수인(주식회사 C) 부담이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제주도 사업의 계속 여부를 판단할 가장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거짓말을 한 상태이므로, 개별 사업 경비의 명목에 관하여 추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이미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 H이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경비 명목의 금원을 대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주식회사 C와 E의 매매계약 내용에 의하면, 주식회사 C는 매매대금 25억 원과 제세공과금(양도소득세 등)을 지급해야 주식회사 F의 비상장 주식 6,000주와 토지를 매수할 수 있고, 그 금원의 지급 이전에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게 하는 약정은 없었다. 제주도 사업에 관하여는 피해자들 이외에는 투자자가 없었고, 피해자들은 이미 지급한 금원 이외에 약 30억 원에 이르는 금원을 추가로 지급하여 제주도 사업을 진행할 의사가 없었으며, 피고인은 E와의 매매계약을 이행할 아무런 자산이 없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제주도 사업 과정에서 위 토지에 건축허가가 나오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금원을 변제하겠다는 변제 계획은 모두 거짓말이다.

(3)

앞서

나.

1)

라)항 부분에서 상세하게 살펴본 피고인의 당시 자력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라)

원심이 피고인의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배척하는 근거로 판시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은 피해자 H이 2016. 11. 피고인과 합의 및 확약서를 작성하고 28억 5,000만 원의 특별공로금이나 급여 등을 약정한 점 등을 들어 피해자 H이 피고인에게 금원을 투자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H은 피고인과의 여러 차례의 계약을 통해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항목별 금액을 특정하여 약정을 하곤 하였는데, 피고인이 그 계약을 계속해서 이행하지 아니하므로 2016. 11. 7.경 ‘회사 발전 유공자 예우와 투자금 등에 관한 합의 및 확약서’라는 제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28억 5,000만 원의 특별공로금 등에 대한 약정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 H은 위 계약이 피고인의 지난 과오를 합의한 것이지 현재와 미래 가치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제285쪽). 이에 비추어 보면, 위 2016. 11. 7.경의 계약은 피고인의 반복된 채무불이행에 대한 징벌적인 의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H에게 거액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서, 그러한 약정에 의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H의 종전 법률관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환언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H로부터 차용한 금원을 변제하지 않으면서, 차용금의 변제를 갈음하여 투자자로서 거액의 수익이나 공로금 명목의 금원을 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여, 종전에 차용금 명목의 금원 편취 사실의 법적 성격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피고인은 위와 같이 변경된 계약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종전 계약의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피해자 H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하여 더욱 이행하기 어렵고 허황된 대가를 약속하는 계약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던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2)

원심은 피해자 H이 주식회사 C의 주식을 매수하거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으므로, 피해자 H이 주식회사 C의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주식회사 C의 주식 50%를 매도하기로 하고 그 매매대금까지 받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주식의 양도를 거절하다가, 피해자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인해 12,000주(주식회사 C의 주식 30%)만을 피해자 H 등에게 양도해 주었다. 그 이후에도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운영하였고, 피해자 H 등에게 경영을 넘겨주거나 경영에 참여하게 한 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 대한 주식 매매대금 편취 과정에서 일부 주식을 양도하여 준 사정 등을 들어 피해자 H 등이 주식회사 C의 경영에 참여하였거나 투자자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원심은 피고인이 제주도 사업과 관련하여 피해자 H에게 금원을 요구하고 실제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E와의 분쟁 등으로 인해 그 사업이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지, 특정한 용도에 사용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용도를 기망하였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 H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검찰에서 자백한 바와 같이 이 부분 금원을 투자금이 아닌 차용금으로 보는 이상, 원심의 판단대로 피고인이 용도에 대한 기망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부분 기망이나 편취의 범위를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고, 그 부분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