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1. 10. 15. 선고 2021누1195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소송의 경과

가.

원고는 제1심에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①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②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원고의 변경된 주소지를 알고 있었음에도 고의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변경 전 주소지로 송달하여 원고가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기회를 박탈했고 해고통지도 서면으로 하지 않아,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관하여 제1심 판결은, ① 절도죄로 기소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반출은 불법영득의사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절취와는 구분되는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의 서류들을 임의로 꺼내어 외부로 가지고 나가려고 시도한 사실은 인정되므로, 위 서류들의 반출을 내용으로 하는 해고사유는 인정되고, ② 원고가 동료 경비원들 및 고객들과 수차례 마찰을 빚고 동료 경비원들에게 업무를 태만히 하도록 유도하는 언동을 한 사실이 인정되며, ③ 참가인이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출석통지서를 교부하려 했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소명기회를 포기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그런데 항소심인 환송전 판결은 ①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에 대하여 원고의 정당한 기대에 어긋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② 참가인이 2018. 7. 19.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했다가 2018. 8. 3.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를 다시 의결한 것은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다시 한 번 부여하고 원만한 합의를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고 위 2018. 7. 19.자 의결 당시 해고시기를 정하지 않은 잘못 등을 바로잡기 위한 절차로 보일 뿐이어서 일사부재리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나, ③ 참가인이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제대로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고, ④ 설령 원고가 해고통지서를 전달받았더라도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가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적법하게 통지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그러나 상고심인 대법원은, ①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종이 문서로 작성하였는데 원고가 이전한 주소를 신고하지 않았고 새로운 주소를 알려달라는 요청에도 협조하지 않아 직접 교부하거나 우편으로 전달하기 곤란하여 부득이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영상을 전송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② 참가인이 정보통신수단을 통해 해고통지서를 전송하였음에도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전에 수신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함으로써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의 형성을 계속하여 방해한 경우라면 참가인이 해고통지서를 전송한 때에 해고통지의 효력이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하며, ③ 참가인은 원고가 문서를 무단으로 반출하려고 한 행위를 해고사유로 삼았고, 비록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구체적 사실관계까지 적혀 있지는 않으나 그 행위에 대하여 징계하는 것임을 원고가 잘 알고 있었으며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므로, 참가인의 해고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 환송전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변경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3쪽 제4행 말미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 원고는 이와 같이 E 현장으로의 출근을 저지당한 뒤부터는 참가인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으면서도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거나 참가인의 본사로 출근하지는 않았다.』

○

제3쪽 제6행 말미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 그 당시 작성된 징계사유설명서(을나 제1호증)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원고는 E 보안원으로 근무 중 취업규칙 제69조 제13항을 위배하여 허가 없이 회사의 기밀서류를 무단으로 반출하려 하였고 이로 인하여 경찰의 조사 후 검찰에 송치되어 불구속 기소되었다. 또한 원고는 취업규칙 제13조 제2항에 반하여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대외적으로 실추한 자이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3.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요지

1)

징계사유의 부존재

관련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절도미수죄의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징계절차의 하자

참가인은 이 사건 행위가 있은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건 해고의 징계를 하였다. 이는 참가인이 징계절차를 적시에 착수하지 않고 원고로 하여금 징계권이 행사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였음에도,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위법한 목적으로 행한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참가인은 2018. 6. 26.자 및 2018. 7. 5.자 각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2018. 7. 19.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의 징계를 의결하였다가 합의를 위하여 이를 철회한 바 있는데도, 2018. 8. 3.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이 사건 해고)의 징계를 다시 의결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참가인은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 및 관련서류를 원고에게 제대로 보내지 않아 원고가 징계절차에서 소명할 기회를 박탈하였다. 참가인이 보낸 해고통지가 원고에게 제대로 도달하지 않았고 해고통지에 해고사유도 충분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제대로 해고통지했다고 볼 수 없다.

3)

징계양정의 부적정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3항은 ‘허가 없이 회사의 물품을 반출하거나 반출하려고 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반출’이란 물품을 보관 장소 외부로 내보내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절취’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서류들은 E, 참가인의 보안과 관련된 내용의 문서들로 별도의 잠금장치가 있는 서랍에 보관되어 있었던 사실, 잠금장치의 관리자는 원고가 아닌 F 팀장인 사실, 원고가 E과 참가인의 허락 없이 이 사건 서류들이 들어 있는 서랍의 잠금장치를 임의로 열고 그 안에 있던 이 사건 서류들을 꺼내어 원고의 가방에 넣어 외부로 가지고 나가려다 발각된 사실, 원고는 관련사건 재판 과정에서 ‘참가인과의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하여 서류를 복사한 후 원래 있던 곳에 두려고 하였을 뿐 이를 영득할 의사가 없었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서류들을 임의로 꺼내어 보관 장소 외부로 가지고 나가려고 시도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3항에서 정하는 징계사유인 ‘허가 없이 회사의 물품을 반출하려고 한 때’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인정된다.

라.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행위 이후 E 현장이 아니라 참가인의 본사로 출근하라는 참가인의 지시를 거부하면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이어온 상태였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가 이 사건 행위로 인한 징계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기 어렵고, 또 그러한 기대가 정당한 신뢰로 보이지도 않는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행위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뒤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하였다고 하여 그 기간이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징계권 불행사에 대한 기대를 가질 정도로 장기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점, ③ 원고에게 적용되는 참가인의 취업규칙(을나 제6호증)은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인 징계시효와 관련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데다가, 원고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지만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징계시효를 3년 또는 5년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행위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뒤 원고의 다른 비위행태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해고의 징계를 한 것이 원고의 정당한 기대에 어긋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참가인은 2018. 6. 26.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의결한 사실, ② 참가인은 2018. 7. 5.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다시 의결한 사실, ③ 참가인은 2018. 7. 19.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사실(다만, 그 해고를 최종적으로 확정하여 실행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④ 참가인은 2018. 8. 3.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2018. 8. 9.부 해고(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사실, 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0조 제1항은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일반적으로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의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른 점(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②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위 각 대기발령 역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면서 원고를 잠정적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는 의미일 뿐 징벌적 제재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③ 참가인이 2018. 7. 19.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가 2018. 8. 3.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를 다시 의결한 것은, 위 2018. 7. 19.자 의결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다시 한 번 소명기회를 부여하거나 원만한 합의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거나, 위 2018. 7. 19.자 의결 당시 해고시기를 정하지 않은 잘못 등을 바로잡기 위한 절차로 보일 뿐이고, 참가인이 위 2018. 7. 19.자 의결에 따라 확정적으로 해고징계를 하고도 동일사유로 다시 징계를 한 것이라거나, 위 2018. 7. 19.자 의결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확정하고도 이에 반하여 다시 징계를 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④ 위 2018. 7. 19.자 의결은 위 2018. 8. 3.자 의결에 따라 그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고, 위 2018. 7. 19.자 의결이 원고에게 별도로 통지된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위 2018. 8. 3.자 의결을 두고 ‘동일한 사안에 대해 처리가 확정되었음에도 거듭하여 불리한 처분을 한다’는 의미에서의 일사부재리 원칙 위배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명기회에 관하여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변경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제7쪽 제3행부터 제9쪽 제12행까지[제2의 나. 2) 가)항 및 나)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8쪽 밑에서 제5행의 “I호” 뒤에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2018. 2. 19. 발급받은 재직증명서(갑 제11호증)에 기재된 원고의 주소와 동일하다]”를 추가한다.

○

제9쪽 제1행의 “대화한 사실” 뒤에 “[원고는 위 출석통지서 및 직원징계결의서를 문자메시지로 받아보았음을 인정한 바도 있다(2020. 5. 11.자 참고자료)]”를 추가한다.

○

제9쪽 제12행 말미에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를 추가한다.

4)

서면통지에 관하여

가)

해고통지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통지의 ‘도달’이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인 경우를 말하는데, 상대방이 그러한 상태의 형성을 방해하고서 내용을 알 수 없었음을 내세워 도달에 따른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통지를 담은 매체의 수취를 상대방이 거부한 경우에는, 받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그가 내용을 아는 것이 가능한 객관적 상태에 놓일 수 있었던 때에 통지가 도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①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4조는 “직원은 전거, 전적, 기타 이력사항에 변경이 있을 때는 즉시 회사에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②

참가인은 2018. 6. 26.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고, 당시 원고가 출근을 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인사기록상 원고의 주소지로 보냈으나 반송되었다. 참가인의 임원은 2018. 7. 4. 원고의 휴대전화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전송하고, 전화를 걸어 우편물이 반송되었으니 지금 사는 곳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원고는 새로운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③

원고는 2018. 7. 5.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차례 회의를 더 열고, 2018. 8. 3. 제3차 회의에서 원고를 같은 달 9일자로 해고한다고 결의하였다.

④

참가인은 2018. 8. 6. 원고에 대한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서’라고 한다)를 종전과 같은 장소로 발송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되었다.

⑤

참가인의 임원은 2018. 8. 14.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각 쪽마다 사진으로 찍어 원고의 휴대전화로 전송하였다.

⑥

원고는 2018. 7. 4. 참가인의 임원과 통화한 다음 휴대전화에서 미리 수신거부를 했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통지서 영상을 전송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25호증, 을가 제3, 4, 5호증, 을나 제9,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통지서를 종이 문서로 작성하였는데 원고가 이전한 주소를 신고하지 않았고 새로운 주소를 알려달라는 요청에도 협조하지 않아 직접 교부하거나 우편으로 전달하기 곤란하여 부득이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영상을 전송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참가인이 정보통신수단을 통해 해고통지서를 전송하였음에도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전에 수신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함으로써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의 형성을 계속하여 방해한 경우라면 참가인이 해고통지서를 전송한 때에 해고통지의 효력이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참가인의 임원들에 대하여 휴대전화 수신차단을 하여서 해고통지서를 전송받지 못하였다고 주장만 할 뿐 그러한 수신차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증명을 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보낸 해고통지서가 원고에게 도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사유가 충분히 기재되지 않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해고통지서에 근로자의 처지에서 무엇 때문에 해고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나, 근로자가 이미 해고사유를 잘 알고 거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짧게 간략히 기재하였더라도 위법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①

원고는 2018. 1. 24. 상급자인 F에게 자기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였으니 해명하라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2018. 1. 26. F의 책상에서 잠긴 서랍을 열고 참가인의 업무와 관련된 문서 12개를 허락 없이 가지고 나가려다가 발각되었다. 원고는 그 자리에서 F에게 “소송에 필요해서 복사하려고 한다.”라고 말하였다.

②

참가인은 원고를 절도미수죄로 고소하였고 나중에 공소제기까지 되었으나 불법영득의사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되었다. 참가인 대표이사는 인사위원회에 원고의 징계를 요구하면서 제출한 의견서에 징계사유로 ‘원고가 참가인의 문건을 반출하려 시도하다 적발되어 검찰이 조사 중이다’라고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8. 7. 4. 참가인의 임원이 건 전화를 받고 통화하면서, 절도를 하지 않았는데 그 사유로 자기를 징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③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는 징계사유로 “취업규칙 13조 2항 항상 품위를 유지하여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대내외적으로 실추 또는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에 이어서 “취업규칙 69조 13항 허가 없이 회사의 물품을 반출하거나 반출하려고 한 때”라고 적혀 있다.

④

원고는 2018. 11.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문서를 무단으로 반출하려고 한 행위는 중대한 잘못이므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4호증, 을가 제5호증, 을나 제4,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참가인은 원고가 문서를 무단으로 반출하려고 한 행위를 해고사유로 삼았고, 비록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구체적 사실관계까지 적혀 있지는 않으나 그 행위에 대하여 징계하는 것임을 원고가 잘 알고 있었으며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므로 참가인의 해고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증거들과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그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E이 대외비로 취급하는 공장설계도, 시설배치도 등이 포함된 중요 문서를 반출하려고 한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문서들을 복사한 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하였다고는 하나, 이 사건 문서들에 위와 같이 E의 보안과 관련된 중요 정보들이 포함된 이상 원고가 문서를 복사하여 거기에 담긴 정보를 지득한 것만으로도(더 나아가 원고는 향후 자신과 관련된 다른 소송에 위 사본문서를 제출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E의 보안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이 E으로부터 보안․경비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어 ‘보안관리’가 매우 중요하였던 이상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과 E 사이의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E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5. 1. 1. 참가인과 보안도급계약을 체결한 이래 매년 그 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8. 12. 31.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별다른 사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참가인에게 계약 해지의사를 통보하였다(을가 제7호증)]. 이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원고는 이 사건 문서들을 복사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소송 등에 대비하려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개인적인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문서 관리자의 서랍 열쇠를 임의로 가지고 간 후 시정장치를 열고 문서를 반출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또한 원고의 진술(갑 제1호증의 1, 을나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를 당할 것에 대비하고 참가인의 불법행위에 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경비일지 등의 서류를 복사하려 한 것이고, 참가인에게 서류를 요청하더라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사건 행위 이전에 참가인에게 서류를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이러한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서류들을 참가인이나 보안팀장 F의 허락 없이 복사하거나 반출해야 할 급박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오(재판장) 문봉길 류재훈

각주1)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인정된 원고의 해고사유는, 이 사건 서류들의 무단반출을 시도한 이 사건 행위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 제13항에 위반된다는 것 외에도, E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불친절하고 불성실한 근무태도로 동료 경비원들과 마찰을 빚고 일부 동료 경비원들에게 업무를 태만히 하도록 부추기는 언동을 한 것이 위 취업규칙 제13조 제2항에 위반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취업규칙 제13조 제2항에 위반한 행위의 경우, 원고가 이미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 해고통지서에 간략한 기재가 허용되는 사유와 동일성 없는 별개 사유에 해당하여 적법한 서면통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