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법원에서의 청구취지 추가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36,892,240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추가청구를 기각한다.
청구 확장으로 인하여 생긴 비용을 포함하여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서울 마포구 C에 주사무소를 두고 기독교 전파 등 방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7. 1. 1. 피고의 음악 PD로 특별채용되어 대전지사에 근무하다가 2010. 1. 1.자로 본사인 중앙서(서울)로, 2016. 1. 1.자로 대전지사로, 2019. 2. 1.자로 전남동부지사(여수)로 각 전보되었고, 2019. 5. 1.자로 전남동부지사 방송부 차장에서 양육부 차장으로 옮겨 근무하였으며, 그 와중에 2015. 1. 1. 차장으로 승진하여 그때부터 차장직급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18년 인사고과평가에서 고과점수 57.4점, 최종점수 47.4점으로 E등급(170명 중 2명)을 부여하였고, 2019년 인사고과평가에서 고과점수 50.3점, 최종점수 45.3점으로 E등급(177명 중 3명)을 부여하였다.
피고는 2020. 1. 1.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가목의 "업무수행 능력이 회사가 기대한 바에 비하여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회사에 해가 되는 경우" 및 나목 3의 "2년 연속 고과 등급 E등급 이하 등급을 받은 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조치(기간 2020. 1. 1.부터 2020. 6. 30.까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
피고는 2020. 5. 19. 기획실 회의에서 대기발령 중인 원고와 소외 E 주임에 대하여 '대기발령 만료일자 도래에 따른 향후 인사사항 논의', '대상자에게 보직 부여 가능 여부 논의', '징계 필요시 징계 사안 논의 및 의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2020. 5. 26. 개최하기로 정하였다.
피고는 2020. 5. 20. 원고에게 인트라 이메일로 위 인사위원회 개최통보를 하면서 출석통지서(이하 '이 사건 출석통지서'라 한다)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이 사건 출석통지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0. 5. 21.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수령하였고, 그 다음 날인 2020. 5. 22. 피고에게 '인사위원회 참석 통지에 대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위 내용증명을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 인사조치에 대한 사용자 측의 정당한 사유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회신해 줄 것과 2020. 5. 26.자 인사위원회 개최 일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 인사조치의 사유 회신 후에 사용자와 근로자간 합의가 경료된 시점에 인사위원회 개최를 진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2020. 5. 25. 오전 10시경 원고의 내용증명을 수령하였는데, 피고 측(D 차장)은 같은 날 15:42경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참석 통지에 대한 내용증명 발신에 따른 회신 및 인사위원회 참석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인사위원회는 대기발령의 기한 도래에 따른 원고의 향후 인사 처리사항을 논의 및 결정하기 위해 개최되는 것이고, 이 사건 대기발령 사유는 인사 공시 전 인사담당 부서장을 통해 공지하였으며, 대기발령 사유는 사규 제2장 인사규정 제7절 제32조 대기발령 요건(2년 연속 고과등급 E등급 이하)과 직원들과의 지속적 분쟁 및 상사에 대한 지시 불이행 외 업무태도 불량이고, 대기발령 이후 인사 처리사항을 결정하고자 하는 것이며, 피고의 인사위원회를 공지한 일시에 개최됨을 알린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원고는 2020. 5. 26. 오전 피고에게 '피고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인사위원회에 불참할 것이다.'라고 통보하였는데, 피고는 2020. 5. 26. 예정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5. 26. 대기발령 기한 도래를 앞둔 직원(원고, E)에 대한 인사 처리사항을 논의하였는데, 원고에 대하여 '1 2년 연속 근무평정 최하위(E) 등급, 2 지속적인 상사, 동료들간의 갈등과 분쟁을 유발하여 징계에 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였음에도 상사의 정상적인 업무지시를 수차례 거부, 외부인과의 마찰 등으로 부서 업무수행과 조직 운영 부담 및 방송사 이미지 실추, 3 대기발령 중 개선을 위한 의지나 노력 전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면직(해고)을 비롯한 강등, 정직(6개월)의 3가지 안으로 의결, 상신'하였는데, 피고는 최종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해고'를 채택하였다.
피고는 2020. 6. 1. 원고에게 2020. 7. 1.자로 '해고'된다고 예고통지를 하고(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해고' 또는 '이 사건 해고통지'라 한다), 2020. 6. 11. 위 '면직(해고)'을 공시하였다. 위 해고통지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2> <3>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8, 19, 28 내지 33, 35 내지 39, 41, 42, 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대기발령 무효확인청구의 적법성에 관한 직권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원직에 복직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 6개월 처분으로 인하여 호봉산정 및 최소승진 연한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태가 지속되고, 같은 기간 동안 급여가 감소되는 현실적 불이익을 입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현실적인 불이익 및 불안정한 상태가 존재한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직위해제처분은 그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존속시키면서 다만 그 직위만을 부여하지 아니하는 처분이므로 만일 어떤 사유에 기하여 근로자를 직위해제한 후 그 직위해제 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뒤에 이루어진 징계처분에 의하여 그 전에 있었던 직위해제처분은 그 효력을 상실한다. 이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이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승진·승급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은 없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5230, 2009다5247(병합)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직위해제처분과 성질이 유사한 대기발령<4>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대기발령이 '2년 연속 인사고과 E 등급 이하,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 및 회사에 해가 되는 근무태도 등'을 이유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과 동일한 사유(인사고과성적의 불량 및 조직 위계질서의 심각한 훼손 등)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의 인사규정상 이 사건 대기발령은 직무정지와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서 직위해제와 다르지 않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그 효력이 소멸하였는바, 결국 이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호봉승급과 승진 및 특별진급에서 불이익이 존재하고 급여가 감소되는 불이익이 현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1 대기발령이 있더라도 단지 직무 및 업무를 부여받지 않은 상태에 있을 뿐, 원고는 대기발령 기간 중에도 여전히 피고에 소속된 직원으로서 재직 중이고 일정 급여도 지급 받고 있는 등 근속 상태로 볼 수 있는 점, 2 피고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어디에도 대기발령 기간을 호봉승급이나 승진 연한 산정을 위한 근속기간에서 제외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3 원고는 2015. 1. 1. 차장으로 승진하였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10조 제6항에서 정한 자동승진 직급 부여 대상(과장급 이하)에 해당되지 않고, 따라서 자동직급 부여를 위해 '2년 연속 평정 C등급 이상'일 것이 요구되지 않는 점, 4 특별진급과 관련하여, 피고의 인사규정 제14조의2 제1항 다목과 취업규칙 제41조 제1항 다목에서 "인사고과 2년 연속 B등급 이상으로 진급 연한의 최소 50% 이상을 근무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로서는 이미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한 진급 연한 5년의 50%인 2년 6개월 이상을 근무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이 진급을 위한 근속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볼만한 규정도 없는 점, 5 피고의 인사규정 제13조 제4항과 취업규칙 제39조 제3항 라목에서 "근무태도가 불량하거나 징계처분을 받은 자 중 고과 성적이 D등급 이하일 경우 1기의 승급이 보류 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대기발령 그 자체로 인한 불이익이라기보다는 근무태도가 불량하거나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에 한정하여 발생하는 불이익으로 볼 수 있는 점, 6 피고의 인사규정 제12조 제6항에서 "실격 판정자는 승급을 보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대기발령이 곧바로 위에서 규정한 '실격 판정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규정 등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호봉승급 및 승진(진급)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등의 인사상의 불이익이 현존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급여가 감소되는 불이익이 있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금원 청구로써 구제를 받는 것이 분쟁해결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에서 그와 같이 감소된 급여의 지급을 구하고 있을 뿐이고,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의 임금 청구에 있어서도 승진·승급으로 인한 임금 상승분까지를 반영하여 청구하고 있지도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원고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이 사건 해고는 원고에게 실질적인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징계절차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경과 후의 자연면직 처리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기간 중 해고 사유가 확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확정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업무능력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르지 않은 평가결과를 근거로 한 것인 점,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상실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위법·부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해고의 성격 이 사건 해고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의 자연면직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징계해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는 "대기발령 후 6개월이 경과하여도 업무를 부여받지 못할 경우 취업규칙 제44조(해고)에 근거하여 면직된다."라고 정함으로써 대기발령 후 기간 도과로 인한 자연면직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중 피고의 인사위원회의 결정으로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제1심법원 증인 G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후 6개월이 경과하여도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는 바람에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에 따라 '자연면직'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 제3, 4, 6항 및 취업규칙 제44조 제4항, 제5항의 가목에 의해 '징계해고'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후에서는 이 사건 해고가 징계해고임을 전제로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한다[설령, 이 사건 해고의 성격이 인사규정 제38조에 따른 자연면직이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에 이은 자연면직 처리는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그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25240 판결,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335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해고의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어야 한다].
우선 피고가 2020. 5. 19. 기획회의에서 원고와 E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계획할 당시 '인사위원회의 목적사항'으로 "가. 대기발령 만료일자 도래에 따른 향후 인사사항 논의, 나. 대상자에게 보직 부여 가능 여부 논의, 다. 징계필요시 징계사안 논의 및 의결"을 기재하였다. 또한 피고가 2020. 5. 20. 원고에게 발송한 이 사건 출석통지서에는 인사위원회의 안건이 "대기발령 기한 도래에 따른 인사 처리"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에 대하여 '징계'가 예정되어 있다거나 '징계사유'를 나열하는 등의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을 제32호증). 그렇다면 피고는 위 출석통지서를 발송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2020. 5. 26.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와 E에 대하여 필요시 징계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으나 인사위원회 개최의 주된 목적은 대기발령 만료 이후의 보직부여 등 인사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출석통지 이후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의 조치 등에 대해 부당해고 등을 언급하면서 항의하였고, 이에 대해서 피고가 인사위원회 개최 사유 등을 알려주면서 원고에게 소명자료의 제출 등을 안내하였음에도, 원고는 피고에게 '인사위원회의 연기 등 요구 및 인사위원회 불참' 등을 통보하였다.
그 후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5. 26. 논의 결과 원고의 위와 같은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면서, '현 상황에서 원고가 업무에 복귀한다면 추후 계속적으로 직원들과 갈등과 분쟁이 재발하여 회사의 조직 위계에 큰 타격을 입히고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의결사항으로 "1안 면직(해고)", "2안 강등 후 타 지사 전보 발령", "3안 정직(6개월) 타 지사 전보발령"과 같은 3가지 안을 상신(품의)하였고, 그 근거로 인사규정 제16조(해임), 제26조, 제38조(면직)와 취업규칙 제44조(해고) 제4, 5항 및 제58조의1(징계의 종류), 제59조(징계)를 원용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2020. 6. 1.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해고통지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그 근거 조문으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해임) 제3, 4, 6항과 취업규칙 제44조(해고) 제4항 및 제5항의 가목을 기재하였을 뿐, 대기발령 후 6개월이 경과하여 자연면직되는 경우를 규정한 인사규정 제38조는 명시하지 않았고, 해고 사유로는 "원고의 상사, 동료 간의 갈등 및 분쟁 유발, 상사에 대한 하극상 및 불손한 행동 등 조직 위계질서의 훼손 야기(인사규정 제16조 제4항), 피고와의 신의성실의 관계회복 불가(인사규정 제16조 제6항), 인사고과 불량과 선교 방송 업무를 수행하기 부적당(인사규정 제16조 제3항), 특별한 사유 없이 일방적 통보 후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개전의 정이 없음"을 명시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통지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에 따른 자연면직이 아니라 징계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피고의 중앙사(서울) 인사팀 총무과장이었던 G은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해고가 면직규정 관련한 것인가요? 아니면 대기발령 후 6개월 경과해서 업무를 부여받지 못해서 자동해고가 된 건가요?"라는 물음에, "자동해고는 아니고, 해고할 때 해고사유서를 저희가 제출한 것처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고, (생략)"라고 진술하였다(제1심법원 녹취서 제29면).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소명기회가 부여되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징계해고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징계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경우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실질적으로 변명과 소명자료 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두1531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는 2020. 5. 20. 원고에게 '대기발령 기한 도래에 따른 인사 처리를 안건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므로, 이에 대한 소명을 위해 참석을 바란다'는 취지의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발송한 사실, 원고가 2020. 5. 21.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수령한 이후 그 다음 날인 2020. 5. 22.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한 사유 회신 및 위 회신 후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 피고가 2020. 5. 25. 오후 원고에게 대기발령 사유에 대하여 고지하면서 '대기발령 이후 인사처리 사항을 결정하고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며, 인사위원회는 공지한 일시에 개최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송부한 사실, 피고의 취업규칙 제9장 제60조 제2호에서 "징계위원회 의결 전 소명기회를 부여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에 대한 면직, 강등, 정직 6개월을 의결, 상신(품의)하였는데, 피고가 최종적으로 원고를 징계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징계위원회 등을 개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 제2, 11 내지 17,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사전에 제대로 된 징계사유를 통보하였다거나 실질적인 변명과 소명자료 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60조 제2항에서 "징계위원회 의결 전 소명기회를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위 규정에는 징계대상자에게 실질적으로 변명 및 소명자료의 제출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근로자를 징계 내지 해고함에 있어 실질적인 변명과 소명자료 제출의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징계혐의자가 최소한 어떠한 사유로 징계 여부가 문제되는 것인지를 알 수 있어서 그에 대하여 소명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통보나 고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37조의1은 "대기발령 중인 직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 보직, 전보, 면직 등에 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할 수 있다"고, 그 제25조의1은 "징계의 범위와 종류는 인사위원회에서 의결 후 사장의 재가 후 결정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58조의1은 "피고는 직원을 징계할 때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그 제60조 제1항은 "징계위원회 구성과 심의방법 및 절차는 사장이 별도로 정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피고가 2020. 5. 26. 원고에 대하여 개최한 인사위원회는 징계위원회를 겸할 수 있으나 인사위원회가 징계위원회의 성격을 겸하기 위해서는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할 당시 징계사유 등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통지하였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출석통지서는 '대기발령 기한 도래에 따른 인사 처리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개최 및 이에 대한 출석 요구'를 내용으로 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보직부여 등을 넘어서 원고에 대한 징계가 예정되어 있다거나 징계사유를 특정하거나 추정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출석통지서는 원고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설령 위 출석통지서를 징계를 위한 출석통지로 선해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건'이 '대기발령 기한 도래에 따른 인사 처리'라고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피고가 징계대상자인 원고에게 자신의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 징계사유를 특정, 통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받은 후에 2020. 5. 22. 피고에게 "피고가 인사위원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참석을 통지하는 것은 '부당한 대기발령에 의한 부당해고'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2020. 5. 26.의 일정은 취소하고 원고와 합의된 시점에 인사위원회 개최를 희망한다. 5일 안에 인사위원회에 제출할 소명자료를 준비하라고 결정한 것은 대기발령 인사조치가 해고조치를 위한 사전 단계임을 입증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로서는 일응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도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한 것으로 보이긴 하다. 그러나 원고가 2012. 1.경부터 2014. 9. 22.까지 10회에 걸쳐서 경위서를 작성하고(을 제11 내지 15, 17호증), 2015. 9. 30.자 시말서(을 제16호증) 및 2019. 4. 25.자 소견서(을 제24호증)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더라도, 원고가 작성한 대부분의 경위서는 2012년부터 2014년에 집중되어 있고(1건의 시말서는 2015. 9.경, 다른 1건의 소견서는 2019. 4.경에 각 작성된 것이다), 그 사유도 대부분 출근 미체크 및 방송사고 유발로 보이는 점,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4. 10. 7.경 이미 원고에게 원고의 방송사고 등에 관하여 '사규 제4편 제4장 제8절 벌칙 제50조'에 근거하여 '주의'조치를 하였으므로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재차 징계를 하는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될 우려가 있는 점(을 제16호증), 원고가 2020. 5. 22. 피고에게 보낸 위 내용증명우편에서도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한 정당한 사유 등을 회신해달라'고 하였을 뿐 '징계사유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 내용은 전혀 없는 점(을 제35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자신에 대한 불이익한 상황의 전개가능성에 대한 짐작(추측)을 넘어 이 사건 출석통지로 예정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 회부 및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전후에 걸친 원고와 피고의 행태, 특히 원고가 피고의 인사위원회 개최 약 5일 전인 2020. 5. 21.에야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송달받은 후 곧바로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자신의 대기발령 사유를 고지 받고 나서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한 점, 원고는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사전에 제대로 된 징계사유를 통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도 피고로부터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받을 당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예상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설령 이를 예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았다거나 징계사유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여 소명 내지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사건 출석통지 및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실질적인 방어 내지 소명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60조 제3항에서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가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소명을 거부하는 경우 또는 소명을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소명 없이 징계의결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점, 그리고 원고가 2020. 5. 22. 피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 사유를 명확히 명시하고, 5일 안에 소명자료를 준비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출석요구에 불응하였다거나 소명을 거부 또는 포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대기발령 사유 파악 및 소명자료 준비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요청하면서 인사위원회의 연기를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명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는 위 취업규칙 제60조 제3항에서 규정한 '징계대상자의 소명 없이 징계의결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피고가 인사위원회의 품의 이후 원고를 징계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별다른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소명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으므로,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절차에 있어 중대한 하자가 있다. 따라서 징계사유의 존부 및 그 양정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만으로도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임금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대기발령 무효에 따른 미지급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인지 여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지만,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그 기간 동안 삭감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임금 청구 당부의 선결문제로서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대기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무리한 인사권 남용이고, 지나치게 장기간으로 이루어졌으며, 원고의 업무능력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르지 않은 평가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위법·부당하다. 또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최소한의 신의칙상 협의절차 없이 이루어졌는바, 이는 부당한 인사권 남용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7절 이하 대기발령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졌는데, 위 대기발령 규정은 2019. 9. 6. 신설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대기발령 규정의 신설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개정으로, 이 경우 반드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결국 위와 같이 신설된 대기발령 규정은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고, 더욱이 위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한 신고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바,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규정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한 대기발령 기간 동안의 정상적인 임금 29,778,858원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임금 19,683,900원과의 차액인 10,094,95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 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이는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 등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등의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 등에 관한 절차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인사규정에서 보직을 해임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그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는 경우, 대기발령은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고, 근로자 본인과 성실
한다. 이는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 등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등의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 등에 관한 절차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인사규정에서 보직을 해임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그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는 경우, 대기발령은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고,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 및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7호증, 을 제27, 53, 5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나목 3에 근거한 정당한 대기발령이고, 피고의 인사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기발령이 피고의 인사권 남용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대기발령과 관련된 규정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으로 볼 수도 없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25조 및 취업규칙 제58조의1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파면, 기관경고, 경고'만을 정하고 있어 대기발령은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바,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의 인사명령의 하나에 불과하여 피고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대기발령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바,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른 대기발령과 관련된 조항의 신설이 그 자체로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 또는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한 승진 및 최소승진 연한의 산정에서 구체적 불이익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이상, 이를 두고 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사유로는 '2년 연속 고과 등급 E등급' 외에도 '업무수행 능력이 회사가 기대한 바에 비하여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회사에 해가되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피고의 인사규정에는 대기발령의 정의 및 그 요건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그 기간의 제한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기간인 6개월이 신의칙에 위반될 정도로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는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배분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가 실시한 인사고과평가는 아래와 같이 실시되었다.
우선 2018년에 원고와 같은 '차장 이상(승진비대상)'의 경우, 고과 평정 세부내역으로 '주요업무 성과평가(통합) 40점', '역량평가(1직무지식, 2추진력, 3의사소통능력, 4부하육성능력, 5문제해결능력, 6팀운영능력, 7기획력, 8책임감, 9애사심, 10고객지향성, 11도전의식, 12영적 리더십) 40점', '중앙인사위원회 20점'으로 합계 100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평가절차는 '1. 지사/부서평정(80%), 인사위원회(20%)', '2. 중앙인사위원회 조정대상자 재조정 가능'으로 진행되었다(을 제53호증의 2).
그리고 2019년에 원고와 같은 '차장 이상(비승진대상)'의 경우, 평가 세부내역으로 '성과평가(1업무달성수준, 2업무중요도) 30점', '역량평가(1직무지식, 2이해력, 3응용개선능력, 4수행력, 5판단력, 6표현력, 7정보수집분석력, 8책임감, 9애사심, 10협조성, 11도전의식, 12신앙생활) 40점', '조직 성과 기여도(1업무난이도, 2업무량) 10점', '중앙인사위원회 20점'으로 합계 100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평가절차는 '1. 지사/중앙사 부서 평정(80%), 중앙 인사위원회(20%)', '2. 1차 평정 → 최종평가자 면담 및 평정 → 중앙인사위원회 평정', '3. 인사고과 평정 결과 및 진급자 품의 결재', '※최종 등급부여 및 승진여부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품의 후 사장 최종 결정'에 의해 진행되었다(을 제54호증의 2).
또한 피고는 2019년 인사고과 평정 당시 '평가자(고과자) 주의 사항 안내'라는 제목으로 "고과 평정 가운데 발생할 가능성 있는 오류인 관대화 혹은 가혹화, 중심화 경향 등을 예방하고자 지사 및 부서별로 고과 등급이 일정 비율에 따라 조정되고, 지사/중앙사 부서의 평정 이후 중앙인사위원회와 가점이 종합, 합산되어 최종 평정점수가 산정되며, 중앙인사위원회 평가 및 가점 내역에 따라 고과등급은 변경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하였다(을 제54호증의 3).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실시한 인사고과평가는 구체적인 항목에 따라 평가되는 것으로, 1차 지사/부서 평가에 대하여 2차로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재조정하여 최종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고는 "피고가 다른 직원들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만 2018년 인사고과 평정의 고과점수 57.4점에서 10점을 감점하여 최종점수 47.4점으로 평가하고 E등급을 부여하였고, 2019년 인사고과 평정의 고과점수 50.3점에서 5점을 감점하여 최종점수 45.3점으로 평가하고 E등급을 부여하는 등 근거규정 없이 임의로 부당하게 감점하여 인사고과 평정을 낮게 부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인사고과는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으로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실시한 2018년, 2019년의 각 인사고과평가는 구체적인 평가요소 세부내역과 평가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 및 사정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사고과평가가 객관성, 공정성, 형평성을 결여한 자의적인 판단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의 전남동부지사(여수)의 지사장 H가 2019년 인사고과와 관련하여 작성한 '2020년 전남동부지사 인사 보고 자료'에서 원고에 관하여 "자신의 주장이 강하여 사람들과 자주 부딪치면서 조금도 굽히지 않는 성격입니다. 연초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I 부장과 크게 어려움을 겪은 이후에 부서를 옮기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 말하지 않고 지내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성품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어디에서든 같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새로운 전입직원인 J과 원고는 C등급을 주었습니다. 작년에는 전 직원의 마음이 잘 합쳐져 이탈자가 없었으나, 올해는 원고와 J의 원투펀치로 인해 직원들이 많이 지친 듯 합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정말 절감되는 한해였습니다. 만일 원고와 J 2명만 이동교체 된다고 하면 전남동부지사는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을듯 합니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바(을 제27호증), 원고의 인사고과 평정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또한 제1심법원 증인 G은 제1심법정에서 "지사에서 E등급으로 해서 올리는 경우는 한 번도 없습니다. 지사에서의 최저등급은 항상 C등급입니다. 그래서 원고의 경우 E등급이 아닌 C등급으로 고과를 올렸습니다. (중략) 전체 지사를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다시 산정을 해서 전체적인 직원들의 근무평정을 산정하는 절차를 바로 중앙인사위원회에서 하게 됩니다. 그 이전 산정자료를 종합해본 결과 (원고가) 최저등급이 될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에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2019. 11. 8. 여수 공항에 가서 원고를 만나 얘기했던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여(제1심법원 증언 녹취서 제21면), 피고의 전남동부지사장 H가 2019년 인사고과에서 원고에 대해 C등급을 부여한 것은 사실상 최하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 피고의 중앙인사위원회가 2018년과 2019년에 원고에 대하여 각 E등급을 부여한 인사고과 평정결과는 실제 원고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인사발령일 뿐 징계가 아닌 이상, 징계처분과 같은 절차나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하여 규정하면서도 그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어 피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의 사유를 명시할 의무나 원고와 협의절차를 거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그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하여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제1심법원 증인 G의 증언(제1심법원 녹취서 제5, 21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피고의 중앙사(서울) 인사팀 총무국장이었던 G은 2019. 11. 8.경 여수공항을 찾아가 원고를 만나 '2년 연속 인사평정 최하위(E등급)'와 같은 대기발령 사유를 사실상 통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성과 불량'을 이유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음에도 6개월이라는 대기발령 기간 동안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거나 교육훈련 등을 지시한 사실이 없었으므로, 객관성을 결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제1심법원 증인 G은 제1심법정에서 "재교육이나 그런 제도는 (피고에) 없다."고 진술하였는바(제1심법원 녹취서 제25면), 피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원고에게 자택대기 이외에 별도의 직무교육 내지 교육훈련 등의 명령을 하거나 그와 같은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에 '대기발령자에 대한 재교육 의무'의 근거조항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원고가 내세우는 위 사정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객관성을 결여한 위법한 대기발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지급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 무효에 따른 미지급 임금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였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에 근로자는 그 부당해고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 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626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가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피고에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함으로써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효력이 소멸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 전에 원고가 지급받았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원직에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전 1년(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동안 매월 20일경(주말 및 공휴일인 경우 그 직전 평일에) 평균 월 4,963,143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과 원고가 2020. 6. 30.까지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7. 1.부터<5> 원고가 원직에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963,14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법원에서 추가된 지연손해금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7. 1.부터 2023. 9.월분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0. 11. 2.부터 2023. 9. 30.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합계 37,968,044원을 지급해야 한다.
판단 앞서 본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7. 1.부터 원고가 구하는 2023. 9월분까지의 매월 임금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0. 11. 2. 또는 그 이후의 각 월별 임금 지급일 다음 날<6>부터 원고가 구하는 2023. 9. 30.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합계 36,892,24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포함하여,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위 각하 부분을 제외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하며,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 법원에서 추가된 청구 부분(지연손해금)을 제외하면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항소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추가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일부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박진환 장정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