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3. 9. 7. 선고 2022누1365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7.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D 부당해고구제 재 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 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E조합(이하 'E조합'이라 한다)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협동조합으로, 조합원 1좌의 금액을 25,000,000원으로 정하고, 출자금을 출자하고 조합의 택시운송업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을 정조합원으로, 출자금을 분할 납부하면서 택시운전을 하는 사람을 준조합원으로,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현금을 출자한 사람을 출자조합원으로 정하였으며, 정조합원과 출자조합원에게 의결권을 부여하였다(E조합 정관 제10조, 제18조).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2018. 6. 15., 참가인 C은 2018. 10. 1. 각 25,100,000원, 25,300,000원을 출자금으로 납입하고 E조합에 가입하여 정조합원인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다. E조합 가입 당시 참가인들은 기준금규정 확인서, 기준금규정 자술서에 자필로 서명하여 E조합에 제출하였다.<1>

다.

E조합은 정관에서 총회의 의결로 합병, 분할, 해산할 수 있도록 정하였는데(제70조, 제71조), 2020. 12. 28.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정조합원 25명 중 24명(참가인들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 전원의 찬성으로 'E조합 양도·양수 및 해산'에 관하여 의결하였다.

라.

원고 창립준비위원회(이하 원고와 원고 창립준비위원회를 구분하지 않고 '원고'라 한다)와 E조합은 2020. 12. 30. 'E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사업권과 자산 일체를 양도대금 14억 원으로 정하여 원고가 양수한다'는 내용의 자산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후 원고는 2021. 1. 29. 협동조합 기본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설립신고를 하였다.

마.

E조합은 2021. 2. 22. 이사회 회의를 개최하고 참석자 전원 찬성으로 해산일자 선정 등 회의 안건을 의결하였다.

바.

E조합과 원고는 2021. 2. 23. 매매대금 정산서를 작성하였는데, 매매대금 14억 원 중 40명 조합원 출자금 900,140,000원을 상계한다고 기재하였다(매매대금에 갈음하여 위 금액 상당의 출자금 채무를 인수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해당하는 40명의 조합원 이름과 각 출자금 내역이 매매대금 정산서에 [별첨 1]로 첨부되어 있는데, E조합의 정조합원 25명(2020. 12. 28. 임시총회 참석 명부 기준) 중 참가인들과 F(E조합이사장), G, H, I(총 6명)의 출자금 내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

원고는 2021. 2. 27. 참가인들에게 구두로 "원고의 사업이 시작되니 택시 운전을 그만하라."고 통보하였고, 참가인들은 2021. 2. 28. 원고에게 차량 열쇠를 반납하였다.

아.

참가인들은 2021. 3. 9. 원고가 참가인들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3. 원고의 부당해고를 인정하여 참가인들을 원직으로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

자.

이에 원고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3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 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E조합과 원고는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참가인들은 E조합의 조합원이었을 뿐 근로자가 아니었다. E조합과 원고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들이 E조합의 근로자가 아닌 이상 참가인들의 근로관계가 원고에게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참가인들이 E조합의 근로자이고, 그 근로관계가 원고에게 승계되었다는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E조합은 6부제 운행을 기준으로 5일간 영업하고 1일 휴무하는 형태로 운영하였는데, 5일의 영업은 자유롭게 하되, 휴가 신청 시에는 사무실에 통보하도록 하였다. 차량 배차시간은 10시간(오전반 04:00~14:00, 오후반: 14:00~02:00)으로 하여 그중 영업시간은 6시간으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휴식시간으로 자유로이 사용하도록 정하였으며, 참가인들의 구체적인 출퇴근시간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 아니하였다.

2)

E조합은 별도의 취업규칙, 복무규정을 두지 아니하였고, 정관에서 아래와 같이 조합원의 가입, 탈퇴, 경비 부담, 잉여금 배당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3)

E조합 정관에서는, 이사와 감사는 총회가 조합원 중에서 선출하고, 이사장은 총회가 이사 중에서 선출하며,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동의로 총회에 임원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47조, 제58조). E조합 이사장인 F은 출자금을 지급한 조합원임에도 택시 승무원으로 일하지는 아니하였으나, E조합의 이사인 J, 감사 K은 E조합의 정조합원인 택시 승무원으로 일하였고, 현재 원고에서도 조합원이자 택시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4)

참가인들은 택시 운행 수입 전액을 E조합에 납입하였고, E조합은 위 수입금에서 운영경비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급여액으로 정한 후 소득세, 주민세,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산재보험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액으로 산정하여 참가인들에게 지급하였다.

5)

참가인들이 E조합 가입 시 자필로 서명하여 제출한 기준금규정 확인서에는 "근로자가 아닌 우리사주로서 연차휴가, 퇴직금, 최저임금 등 근로기준법을 준용하지 않으며, E조합 정관 및 내규에 준하여 적용받음을 고지받았습니다.", "근로자가 아니므로 택시발전법의 비용전가는 해당되지 않으며, 민원제기시 규정에 의거 처리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기준금규정 자술서에는 "본인이 E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함에 있어서 근로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각 사항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 듣고 정관, 기준금규정, 제규정을 열람하였다.", "근로자 신분이 아닌 우리사주로서 연차휴가, 퇴직금, 최저임금 등 근로기준법을 준용하지 않으며, E조합 정관 및 내규에 준하여 적용받음을 고지받았습니다(휴일: 월 1일, 하기휴가 2일-년 14일).", "조합원은 근로자가 아님을 확약하고 정관에 명시된 근로자가 아님을 인지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구체적 판단

1)

위 인정 사실과 갑 제12호증, 을가 제2, 3, 4,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E조합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들이 E조합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하다.

가)

참가인들은 차량 배차시간 내에서 영업시간, 휴식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었고, 출퇴근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E조합은 참가인들의 택시 운행 업무에 관하여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아니하였다.

나)

E조합의 임원 선출 방법, 조합의 합병, 분할, 해산을 총회 의결로 정하도록 한 점, 실제 참가인들을 포함한 정조합원으로 구성된 임시총회에서 E조합의 해산을 결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조합이 참가인들을 포함한 정조합원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참가인들은 자신들의 택시 운행 실적에 비례한 돈을 지급받았고, E조합 정관 제69조에 따라 조합원으로서 잉여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있었다.

라)

기준금규정 확인서, 기준금규정 자술서에는 참가인들의 지위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하여 기재되어 있는데, 참가인들이 위 각 서류에 자필로서명하여 그 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E조합이 실제로는 법인택시회사이면서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기준금규정 확인서 등에 위와 같은 확인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E조합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기반으로 하여 조합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므로, 사용자가 법인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고 근로자를 채용하는 법인택시회사와는 운영형태가 다르다).

마)

E조합이 참가인들에 대한 택시 운행 수입금 지급액 산정 시 고용보험료를 공제대상에 포함시킨 점에 비추어 참가인들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고 보이기는 하나, 다른 한편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역본부는 2022. 4. 18. E조합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L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에 대해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며 고용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재 택시 협동조합 조합원의 고용보험가입 여부에 대한 실무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고용보험 가입사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현재 택시 협동조합마다 세금 납부 형식도 다르게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E조합은 근로소득세로, L조합은 사업소득세로 각 납부하였다).

바)

참가인들은 E조합으로부터 제공받은 택시를 운행하였을 뿐 각 차량은 참가인들의 소유가 아니지만, 이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차량을 소유하여 면허를 보유할 수 없는 택시면허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만약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여 면허를 보유한다면 개인택시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 생산수단 등의 소유 여부를 근로자성 판단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들은 택시 대신 출자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

2)

만약 이와 달리 참가인들에 대해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보아 참가인들을 E조합의 근로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관계에 더하여 갑 제2, 3, 4, 6, 7, 13호증, 을가 제7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조합과 참가인들 사이의 조합원·근로자 관계가 원고에게 승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하다.

가)

참가인들을 포함한 E조합의 정조합원들은 2020. 12. 28. 임시총회를 통해 E조합 해산과 조합자산 양도에 관하여 의결하였고, 그에 따라 2020. 12. 30. E조합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이루어졌다. 이 사건 양수도계약서에 첨부된 자산목록 부채내역에는 '출자금 1,248,162,384원'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2021. 2. 23.자 매매대금 정산서에는 '출자금 900,140,000원'만 기재되어 있고 그 구체적 항목에 참가인들의 출자금 내역은 빠져있었다.

나)

참가인들의 출자금이 원고가 최종 인수한 출자금 채무 내역에서 빠지게 된 경위가 명확하지 않으나, 원고가 이를 임의로 제외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E조합 이사장 F이 6명(참가인들, F, G, H, I)의 출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명단을 확정하여 매매대금 정산서에 첨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명단에서 제외된 G도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중앙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0. 18.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조합원 지위의 양도양수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서 "원고는 E조합의 자산을 양수하면서 관리직, 조합원에 관해 원고 설립 목적에 동의하는 자를 우선적으로 조합원으로 가입을 받는다."라고 정하였고(제8조 제2항), 원고는 E조합의 기존 조합원들 및 신규 조합원들로부터 조합원 가입동의서,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아 원고 조합원 가입 신청을 받았다.

라)

참가인들은 매매대금 정산서에 자신들의 출자금 내역이 제외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원고에게 출자금 채무가 승계되었다는 전제로 원고에게 조합원가입동의서, 개인정보동의서 등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들의 출자금 채무가 원고에게 승계되지 아니하였고, 참가인들이 별도로 원고에게 조합원 출자금을 지급하지는 않았으므로, 원고는 참가인들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택시 승무에서 제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E조합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자관계가 원고에게 승계되었다고 본다면 참가인들은 원고에 출자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지위를 부여받게 되나, 이는 협동조합의 성격을 갖고 있는 원고의 운영방식과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 조합원들과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

참가인들이 E조합을 상대로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서 참가인들의 출자금 채무가 승계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해 다투거나 출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참가인들의 출자금 채무를 승계하지 아니한 원고에 대하여 조합원이자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청구는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명(재판장) 백승준 윤지수

각주1) 참가인 C이 작성한 기준금규정 확인서, 기준금규정 자술서만 증거로 제출되어 있으나, 을나 제4호증의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참가인 B도 위 각 서류에 자필로 서명하여 E조합에 제출한 것으로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