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4. 2. 1. 선고 2023나10533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에 의하여 충청남도의 정보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계획수립 및 시책 개발 등을 목적으로 2005년 설립된 재단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의 원장이었던 자이다.

나.

피고 소속 직원인 C, F는 2021. 6. 11. 충청남도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성희롱고충사건에 대한 조사를 신청하였다.

다.

충청남도 성희롱 ·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 한다)는 2021. 7. 8.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위 각 행위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의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위원회는 2021. 7. 9. 피고에게 위와 같은 결정을 통지하였으며, 피고의 경영기획실장은 2021. 7. 13. 피고의 이사장에게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통한 징계처분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징계상신서를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21. 8. 20. 이 사건 결정에 따른 조치로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징계사유를 심의한 다음, 원고의 위 각 행위(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고, 개별 징계사유를 가리킬 때는 C과 관련된 부분은 '이 사건 제1징계사유', F와 관련된 부분은 '이 사건 제2징계사유'라 한다)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의결하였고, 2021. 8. 24.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 결과를 통지하였다.

마.

원고는 2021. 8. 25. 피고에게 '2021. 8. 24. 통보된 징계 및 재심청구 안내에 대해서 이의가 없으며 재심청구 의사가 없음을 밝힙니다.'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그 다음 날인 2021. 8. 26. 이 사건 징계처분을 확정한 후 집행을 개시하였고, 원고는 2021. 9. 3. 피고의 원장직을 사임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여 2021. 9. 7. 의원면직 처리되었다.

바.

원고는 충청남도지사에게 이 사건 결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이 사건 위원회는 2021. 9. 2.부터 2021. 10. 13.까지 관련자들에 대한 대면조사 및 현장조사를 실시한 다음, 2021. 10. 19.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결정과 동일한 내용으로 '원고의 행위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의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내용으로 재심의 결정을 하였고, 충청남도지사는 2021. 10. 21. 위 재심의 결정을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사.

이 사건과 관련된 관련 법령 및 피고의 인사규정 조항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이 사건 위원회의 심의결과만을 가지고 징계양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적 위법이 있다. 원고는 C에게 이 사건 제1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이를 목격하였다는 I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 원고는 회식자리에서 격려 차원으로 F에게 지폐로 반지를 만들어 건네주었을 뿐이고<1>, 당시의 분위기나 F의 반응에 비추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할 뿐 아니라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감봉된 급여 상당액인 324,73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 이사회는 2021. 8. 20.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의결을 하기 전에 원고와 C, F를 각 대면조사의 방법으로 조사하였고, 원고도 이 사건 위원회에서 각 징계사유에 대한 관련 자료와 의견을 제출하였으며, 피고의 이사회에 출석하여 진술하는 등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원고에게 징계양정에 대한 이의가 있을 때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는 안내를 하였고, 그럼에도 원고는 재심청구 의사가 없다는 의견서를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한 점, ③ 원고는 2021. 10. 5.경 이 사건 위원회에 이 사건 결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면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관련된 문답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위원회와 피고 이사회의 조사과정을 통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징계절차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방어권 보장이 미흡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 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든 증거와 이 법원 증인 I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2021. 6. 3. 21:30 ~ 22:20 천안 동남구 E동 D식당 앞 주차장에서 J 주임이 대리기사를 부르고 기다리던 중, C이 비가 오는 관계로 원고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양손을 C의 어깨 위에 올리고 쓰다듬으면서 '왜 그동안 힘든 걸 말 안했어? 약 먹으면 다 괜찮아져 힘 내보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깨에 있던 손을 내리면서 C의 팔을 쓰다듬었다. 이후 I 주임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피했다가 다시 원고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원고는 C의 등을 토닥이며 오른손으로 C의 허리를 감쌌고, J 주임이 원고에게 대리가 잡혔다고 하자 원고는 급히 손을 뺐다. J 주임은 원고의 행위를 보지 못했고, I 주임은 이를 목격하였다. I은 다음 날 원고에게 전화하여 괜찮냐고 물었다."라고 진술하였고(갑 제6호증의 2 C의 진술조서 참조), 이 법원에서의 증인신문에서도 2년이 훨씬 지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진술내용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2023. 11. 9. 자 녹취서요지 참조).

또한, I도 이 법정에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참고인으로 진술서를 제출한 적이 있는데, 그 진술서에서 원고의 귀가를 기다리던 중 C의 허리에 원고의 손이 올라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고, 지금은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그 당시에는 사실대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증언하였다(I에 대한 녹취서요지 제4쪽).

위와 같은 사실에 더하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공황장애의 고통을 호소하는 C을 위로하기 위하여 어깨를 토닥이고 등을 쓸어내리기만 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등을 쓸어내렸을 뿐만 아니라 오른손으로 허리를 감쌌다는 C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그 내용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고, C이 거짓말을 꾸며내 원고를 모함할 이유도 특별히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C이 1차 성추행을 당한 이후 I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피했으면서도, J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다시 가해자인 원고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2차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C은 피고 소속의 직원으로서 당시 기관장인 원고가 귀가하기 전까지 옆에서 술에 취한 원고를 부축하고 있었고, 나이가 많고 우월한 지위에 있는 원고를 남겨두고 말도 없이 그대로 떠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바로 원고에게 부당함을 지적하거나 싫은 내색을 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I은 이 법정에서 지금은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그 당시 조사를 받으면서 C의 허리에 원고의 손이 올라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고 명확하게 증언하고 있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2021. 6. 3. C의 팔을 쓰다듬거나 허리를 감싸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보이고, 비록 원고가 C에 대하여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를 지휘·감독하는 업무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원고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여성인 피해자에게 한 위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본 증거에 갑 제9,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이 법원에서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F는 여러 차례에 걸쳐 제출한 문답서, 진술조서 등을 통해 원고로부터 당한 이 사건 제2징계사유의 내용과 해당 행위의 발생 일시 · 장소, 당시 자신이 느낀 감정 등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원고는 당시 회식이 이루어지던 식당의 여주인이나 여자 종업원에게도 만 원권 지폐로 반지를 만들어 팁으로 주었는데, 그 이후 곧바로 회식자리에 있던 유일한 여성 직원인 F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반지를 만들어 주는 행위를 하였던 점, ③ 2021. 6. 11. 작성된 방문상담일지에는 '원고가 F의 옆자리에서 F의 손을 잡더니 오른손 약지에 만 원권 지폐로 만든 반지를 끼워주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갑 제9호증의 1 참조), 2021. 6. 22. 작성된 진술조서에는 'F 맞은 편에 앉아있던 원고가 F의 왼쪽 검지손가락에 지폐로 만든 반지를 끼워주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갑 제13호증 참조), 원고가 만 원권 지폐로 만든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F의 진술이 일관되어 있어, 원고가 반지를 끼워준 손가락의 정확한 위치에 대하여 F의 진술이 일부 불일치한다고 하여 그의 진술이 전체적으로 신빙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원고는 2020. 10. 15. 회식자리에서 지폐로 만든 반지를 F의 손가락에 끼워준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감봉된 급여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각 징계사유 또한 모두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아울러 원고는 기관장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피해자들에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기존 급여를 3개월간 10% 감봉하는 것으로서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그 징계 수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박진환 장정태

각주1) 원고는 2022. 12. 15. 자준비서면으로 "이 사건 소장에서는 '반지를 끼워주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부분 착오에 기한 진술로취소한다."고 진술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