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5. 6. 18. 선고 2024나1651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가.

사안의 개요와 제1심 판단의 요지

원고 A는 피고의 E농장에서 제초 작업을 하다가 돌멩이가 좌안에 튀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좌안을 실명하였다. 원고 A는 위 제초 작업 당시 피고와 고용 또는 노무 도급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보호 의무 등 위반을 이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제1심은, 원고 A와 피고가 고용이나 노무도급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의 보호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요지와 제1심 판결 이유의 인용

원고들이 항소하면서 한 주장은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아래 제2항에서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강조한 주장에 관하여 추가로 판단하고 제1심 판결문의 오기 등을 고쳐 쓰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문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및 고쳐 쓰는 부분

가.

추가 판단

1)

원고 A와 피고의 법률관계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2018년경부터 여러 차례 원고 A에게 제초 작업을 지시하였는데, 피고는 구체적인 작업 범위와 작업 방법을 정하고, 수시로 작업 진행 사항을 관리 · 감독하였으며, 원고 A에게 점심식사와 예초기에 들어가는 기름을 제공하고, 예초기가 고장나면 피고의 예초기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원고 A와 피고의 법률관계는 고용이나 노무도급에 해당한다(2025. 4. 8.자 준비서면).

나)

판단

갑 제15호증의 기재(F의 사실확인서)만으로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 A와 F의 친분 등에 비추어 갑 제15호증에 기재된 F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설령 그 진술을 그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에는 피고가 원고 A를 고용하였거나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정도의 지시나 지휘, 감독을 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는 아니한다). 오히려, ① 원고들은 제1심에서는, 원고 A와 F은 자신들이 소유한 예초기를 가지고 와 작업했다고 주장했고(2024. 6. 25.자 준비서면, 제1심 제3회 변론조서) 피고로부터 예초기를 제공받았다고 주장한 바 없는 점, ② 원고들은 제1심에서는, 피고가 수시로 작업 진행 사항을 관리 · 감독하였다고 주장한 바 없는 점, ③ 작업의 범위와 내용을 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도 필수적인 요소이고, 그것이 고용이나 노무도급에 특유한 요소는 아닌 점, ④ 원고 A는 자신과 함께 작업할 사람(F)을 스스로 선택하여 데리고 온 점, ⑤ 피고가 원고 A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거나 예초기의 기름을 제공했더라도, 이는 도급계약 시 쌍방의 약정이나 피고의 호의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를 고용이나 노무도급의 징표로 볼 수는 없는 점, ⑥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한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매일의 근무 시간이나 작업 내용, 방법 등을 지시했다는 등 원고 A의 작업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였다는 내용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A는 피고로부터 제초 작업을 도급받았다고 볼 수 있을 뿐, 피고와 고용이나 노무도급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원고 A가 작업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를 게을리하였으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원고들은 이 법원에 제출한 2025. 4. 8.자 준비서면에서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함을 강조하였는데, 원고들은 소장을 비롯한 제1심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책임을 주장한 바는 있으므로, 이 법원에서 청구원인을 추가한 것으로 보지는 아니하고, 제1심에서 이미 했던 주장을 항소심에서 구체화한 것으로 본다).

나)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 ·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 · 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위 법의 수범자를 '사업주'로 정하고 있는데(제5조),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제2조 제4호).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 근로자의 안전과보건을 유지 · 증진하도록 각종 의무를 부담시키는 법이며, 그 법에서 도급인에게 부담시키는 각종 의무(제58조 이하)도 모든 도급인이 아닌 사업주인 도급인을 수범자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고 모든 도급인이 위 법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고 본다면, 주택의 보수나 인테리어, 자동차의 정비, 옷의 수선이나 세탁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모든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이 위 법에 따른 무거운민 · 형사적 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거래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원고 A를 근로자로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업주가 아니고, 달리 피고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라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 A에게 제초 작업을 부탁한 도급계약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의무가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고쳐 쓰는 부분

제1심 판결문의 일부 오기 등을 다음 표 기재와 같이 고쳐 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흥주(재판장) 이진영 송석봉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