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사실관계
원고는 2022. 1. 5. 피고에게 원고 소유 청주시 C 소재 G 건물(이하 'C 건물'이라고 한다)의 방수공사를 공사대금 약 1,900만 원에 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22. 1. 중순경 피고와 사이에 위 도급계약의 공사범위를 누수로 인한 옥상바닥 전체 철거, 계단 벽 타일 전체 철거, 각층 화장실 변기 교체 및 하수 배관 작업, 옥상 전체 우레탄 방수작업, 건물 외벽 단열 우레탄 발포 작업 등으로, 공사대금을 175,4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공사기간을 2022. 2. 20.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원고는 같은 시기에 피고에게 원고 배우자 I 소유 청주시D 건물(이하 'D 건물'이라고 한다)의 누수로 인한 옥상 전체 바닥공사, 건물 외벽 전체 발수 작업, 전물 전체 외변 경질 발포 주입작업 등 공사를 공사대금 7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공사기간 2022. 1. 31.까지로 정하여 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위 두 공사계약을 합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하고, 그에 따른 공사를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공사가 필요하다, 원고가 가입한 보험의 보험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보험금 청구를 위해 미리 공사대금을 입금하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2022. 1. 5.부터 2022. 2. 24.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 대금 명목으로 합계 310,65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2. 3. 10. 피고에게 '계약해제 등 통지서'라는 제목으로 '원고는 이 사건 공사 대금을 전액 입금하였으나, 피고는 공사를 지연시키면서 추가 입금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말을 믿고 대금을 더 입금하였으나 피고가 거의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약정 준공기일을 수회 도과하면서 현장을 방치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고는 인천지방법원 2023고단7905호로 '사실 피고는 원고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공사에 사용하지 않고 불법 도박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으며, 약정 기간 내에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가입한 보험은 이 사건 공사비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보험금 청구를 위해 원고가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을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니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여 달라고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310,650,000원을 송금 받아 편취하였다'는 요지의 공소사실로 사기죄로 기소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현재 관련 형사사건은 4건의 사기 사건, 1건의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이 병합되어 진행되고 있고(인천지방법원2023고단9091, 2024고단4058, 2024고단6645, 2024고단9042, 인천지방법원2025고단2122), 피고는 또한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사실과 유사한 내용의 공사대금 편취를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인천지방법원 2025고합869호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310,650,000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310,650,000원에서 피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남겨 둔 자재 상당액 13,050,000원을 공제한 297,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와 선택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을 피고의 기망행위를 이유로 취소하거나 계약위반을 이유로 해제하였으므로, 피고는 이에 따라 원상회복으로 위 297,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고,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것은 원고의 추가공사 요구, 영하의 날씨, 피고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원고의 일방적 해지 등에 따른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약 80% 가량 진행하였고, 피고의 2022. 1. 초부터 2022. 3. 초경까지 인건비를 합하여 이 사건 공사에 약 183,423,565원 상당을 사용하였으므로, 이러한 기성고 내지 이 사건 공사에 실제 소요된 비용은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할 금액의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위 사실관계, 앞서 등 증거, 갑 제8호증, 을 제1 내지 17, 19, 20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게 되면 이를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게 불법 도박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할 생각이었고,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고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합계 310,650,000원을 편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2022. 1. 5.부터 2022. 2. 24.까지 50일 동안 35회에 걸쳐 수시로 피고의 요구에 따라 피고에게 1회에 200만 원~3,540만 원 합계 310,650,000원의 공사대금을 송금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C 건물에 관한 도급계약이 최초로 체결된 2022. 1. 5.경부터 원고가 '계약해제 등 통지서'를 문자메시지로 보낸 2022. 3. 10.경까지 64일 동안 원고 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추가 입금만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약 5회 방문하였고, 이 사건 공사 중 C 건물에 관하여는 약 20% 내외, D 건물에 관하여는 약 10% 내외 정도로 주로 철거공사만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을 21, 23).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 대금으로 송금한 대부분의 돈을 '㈜J', 'K주식회사', '주식회사 L, '(주)M'에게 송금하는 데에 사용하였고, 위 송금 부분은 피고도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자재나 인건비 명목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공사의 비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을 6). 이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 대금 합계 250,4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시 275,440,000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공사 대금으로 송금 받고도 이를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하지 않고 관련 형사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불법 도박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인건비를 합하여 약 183,423,565원 상당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측의 금융거래내역, 카드이용내역 등(을 6, 7, 8, 9, 17)을 제출하였으나, 그 기재와 자필 메모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부분이 공사 관련 비용인지, 공사 관련 비용이라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사용된 것인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4) 피고가 비록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원고로부터 계속적으로 공사대금을 송금받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일 여지가 크다. 피고가 약정된 공사기간인 2022. 1. 31.이나 2022. 2. 20.이 훨씬 지났음에도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약 5회만 방문하고, 이 사건 공사 전체 중 C 건물에 관하여는 약 20% 내외, D 건물에 관하여는 약 10% 내외 정도만 철거공사 위주로 진행하였으며, 원고로부터 공사대금으로 송금받은 돈을 대부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점은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약정한 기일 내에 제대로 완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게 하는 사정이다.
원고가 공사대금 대부분이 다른 용도로 사용될 것임을 알았다면,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거나 피고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고, 이미 C 건물, D 건물의 일부 바닥, 계단 벽 등이 철거된 상태에서 원고로서는 피고가 추가공사가 필요하다거나 원고 가입 보험에 의해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보험금 청구에 필요하니 공사대금, '보험금 청구 부가세' 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이에 따라 피고의 말을 믿고 이 사건 공사계약상 대금보다도 많은 금액을 송금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2. 3. 25. 다른 공사업자와 공사대금을 약 8,8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과 같은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약 1개월 정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22. 5.경 그 공사를 마쳤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및 제한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은 일응 원고 주장에 따라 피고에게 공사대금 명목으로 편취당한 310,650,000원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남아 있는 자재 상당액 13,050,000원을 공제한 297,600,000원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된 비용 내지 이 사건 공사 중 기성고 부분이 원고의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이러한 기성고 등이 공제된 손해액에 대한 증명책임이 원고에게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약정기일 안에 제대로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310,650,000원을 편취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은 일단 위 편취금액 전부라고 할 것이고, 다만 피고로서는 위 편취행위를 통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이 사건 공사에 실제로 사용하여 원고에게 이익이 되는 기성 부분이 존재한다면, 이를 증명하여 그 기성고 상당액이 원고의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함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는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은 실질적으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행위로 채권자가 얻은 새로운 이득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손익상계 주장의 의미가 있는 것이고, 손익상계에 있어 채권자에게 이익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채무자가 증명할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남겨둔 자재 상당액이 13,050,000원으로서 원고에게 이익이 됨을 인정하여 이를 손해액에서 공제하여 청구하고 있다. 그 외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제출한 금융거래내역, 카드거래내역 등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금액이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공사현장의 일부 사진이나 영상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 중 80%를 완성하였으며, 그 기성 부분이 원고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원고가 인정하는 자재 상당액 13,050,000원을 넘는 피고의 손익상계에 관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피고가 철거공사 위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사건 공사 전체 중 C 건물에 관하여는 약 20% 내외, D 건물에 관하여는 약 10% 내외 정도의 공사를 진행하였고, 이에 이어서 다른 공사업자가 이 사건 공사를 끝마친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다른 공사업체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가 완료되어 피고가 수행한 정확한 공사의 진행 정도를 알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피고의 책임을 원고가 자재 상당액을 공제하여 주장하는 손해액297,600,000원의 70% 정도인 208,320,000원(= 297,600,000원 × 피고 책임 비율 70%) 으로 제한하기로 한다.
중간 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08,3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2. 2.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8.3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선택적 청구원인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이상, 그 인정금액이 동일할 것으로 보이는 원고의 나머지 선택적 청구원인인 취소 내지 해제를 원인으로 한 원상회복청구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진석(재판장) 고진흥 이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