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21. 6. 30. 선고 2019가합2051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기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합자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3. 5.경부터 F에 고용되어 월 300만 원을 수령하면서 F를 위한 공사 수주 등 영업활동과 현장 업무를 하여 왔다.

나.

피고는 2016. 5. 31.경 전기 자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는데, 원고와 H이 G의 공동대표이사로 등재되었다.

다.

원고는 F에서의 업무가 종료된 이후 그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퇴직금 등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2019. 12.경 피고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하였고, F로부터 위 금액 상당을 지급받았다.

라.

한편 원고와 피고는 I으로부터 공주시 J 답 421㎡(이하‘J 토지’라 한다)를 공동으로 매수하여 2018. 4. 16.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마.

원고와 피고는 2019. 7. 27.자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다음의 내용을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증인 L, M의 각 증언, 갑 제1 내지 5, 8, 9호증, 을 제1, 2, 8, 10,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단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고, 원고와 피고는 전기시공 사업을 동업하던 관계로, 원고가 영업과 현장 업무를, 피고가 회계 등 회사 내부 운영을 담당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7. 27.자로 이와 같은 동업관계를 청산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 제1항의 J 토지는 현재 원고와 피고가 공유하고 있는데, 피고가 J 토지 전체를 매도하여 원고 몫에 해당하는 2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조건성취를 방해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민법 제150조에 따라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청구취지 제1항 관련).

또한 피고는 C로부터 D 토지 800평을 매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 따라 위 D 토지 중 400평을 피고가 다시 원고에게 양도하였음을 C에게 통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청구취지 제2항 관련).

나.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회사의 고용된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공사현장을 확인·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피고와 동업관계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원고가 회사 운영과 관련된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협박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즉 피고는 ① 이 사건 합의서를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하므로 효력이 없다. ②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③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은 비진의의사표시 내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④ 나아가 원고 스스로가 이 사건 합의서 작성 직후인 2019. 7. 30.경 공증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합의는 무효라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사후적으로 실효되었다.

설령 이 사건 합의를 유효로 본다 하더라도 피고는 고의로 이 사건 합의서 제1항의 조건 성취를 방해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D 토지의 소유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였음을 통지하도록 요청할 수도 없다.

3.

판단

가.

금전지급 청구(청구취지 제1항)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현 시점에서 이 사건 각서에 기해 2억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권리발생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각서의 무효, 취소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①

먼저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소위 동업관계로 묶여 있었고 이에 수익과 손실을 일정 비율로 정산할 필요가 있어서 이 사건 각서가 작성된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자신이 피고에게 고용되었던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피고를 노동청에 진정하여 퇴직금 등을 수령한 바 있고, 원고가 피고에게 주장하는 채권들(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경비, 체납세금, 기타 대여금 등)이 근로자의 지위와 양립불가능한 것이라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②

이 사건 합의서 제1항은 원고와 피고가 공유하고 있는 J 토지에 대한 공유관계를 해소하고 이를 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재되었고, 이를 위해 원고가 피고에게 원고의 지분까지 포함한 일괄 처분권한을 위임하고, 피고가 J 토지를 제3자에게 전체로서 매각하면 그 매각대금 중 2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가 J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2억 원 지급의무 발생의 조건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갑 제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고의로 J 토지의 제3자 매각을 지연하고 있음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따라서 민법 제150조에 기하여 조건 성취가 의제된다고 볼 수 없다.

③

나아가 이 사건 각서 작성 직후 원고가 피고에게 ‘땅이 팔리든 안 팔리든 2억원을 지급해 달라’고 다시 주장하거나, 오히려 반대로 피고 지분을 원고에게 이전해달라고도 요구했던 점(을 제5, 6호증), 원고가 J 토지 이외에도 피고와 사이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채권채무관계 정산을 함께 요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J 토지 정산의 방법이나 그 정산의 비율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제대로 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

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 통지 청구(청구취지 제2항)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 피고가 공주시 D 임야 28,114㎡(이하 ‘D 토지’라 한다, 약 8,504평 상당이다) 내 800평 중 400평을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다는 취지로 작성되어 있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갑 제3, 5,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D 토지는 영농조합법인 N(대표이사 C)이 소유한 토지이고, C는 2013. 5. 31. 피고에게 ‘D 토지 중 800평에 대한 매매대금 잔액 2억 원을 영수하였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교부해준 사실, 원고는 2013. 2. 19.부터 2013. 3. 22.까지 피고에게 ‘D 땅값’이라는 명목으로 합계 1억 원을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피고가 D 토지에 대하여 영농조합법인 N을 상대로 800평 상당의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하였는지를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가 이를 보유한 것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피고가 취득할(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중 일부를 다시 원고에게 양도함으로써 중간생략등기에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는 해석으로 귀결되는데,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가 D 토지 중 800평 상당의 지분상 권리를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그 중 400평을 다시 원고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한 것일 뿐 피고가 매도인으로부터 곧바로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 되는데 협조하기로 약정한 바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은 권리가 도출된다고 볼 수도 없다(권리발생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마찬가지로 이 사건 각서의 무효, 취소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향(재판장) 고대석 유혜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