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3. 23. 원고에 대하여 한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C에서 태권도의 보급과 운동선수 및 그 단체를 지원․육성하고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이다. 피고는 해당 협회, 시·군종목단체 등의 제 규정 관리, 표창 또는 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그 산하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원고는 피고의 협회원으로 D에서 태권도장을 운영 중인 사람이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경위
피고는 2021. 3. 9. 원고에게 ‘태권도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유형별징계기준 카항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하는 경우 등)’의 혐의 내용으로 2021. 3. 18. 11:20 E시 공설운동장 내 피고 사무국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개최되니 출석하라는 내용의 문서와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위 문서는 2021. 3. 11. 원고에게 도달하였는데, 위 문서에 첨부된 출석요구서의 출석이유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21. 3. 16.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일선도장 개인정보유출에 관하여 태권도인으로써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되었다고 하나, 저는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습니다. F지회 선거업무 중에 규정에 맞지 않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각하여 그 부분에 관하여 G 체육회에 이의제기를 했으며 선거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중략) 제가 어떤 업무 방해를 했는지 잘 알지 못하여 이렇게 답변을 보내드립니다’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보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021. 3. 18. ‘원고가 H와 공유한 개인정보로 G체육회에 선거관련 민원을 제기하였고(개인정보 유출 건), 2020. 11. 14. 긴급회의에 참여하여 I협회장 연임에 반대하도록 선동하고 본인들이 내세운 후보자가 낙선되자 G체육회에 불법선거로 민원을 제기하여 F지회가 정상 운영되지 않음(시군지회장 선거업무 방해건)’을 혐의 내용으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위 의결에 기초하여 2021. 3. 23.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징계이유 및 적용근거에 의거 원고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C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심의를 신청하였으나, C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021. 5. 25.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적법하다고 의결하고 C체육회는 2021. 5. 27. 위 재심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 정관 및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피고 정관 및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피고 규약
에 따른 출석요구서가 징계혐의자에게 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3항에 따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징계처분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미 그 기간이 도과하였고, 원고가 자격정지의 징계를 과거에 받았다는 사실로 인하여 받는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의 대상인 법률관계의 확인이 그 이익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법률관계에 따라 제소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야 하고, 그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한 확인판결에 따라 즉시 확정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41458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7조 제9항 제5호에 따르면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는 경우 해당 기간 피고 회원의 신분이 박탈되어 피고 규정에 의한 모든 행사 참여가 금지되고 피고 소속 모든 단체의 임직원직에서 자동해임될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은 피고 사업 중 승품단 심사 추천 및 각종 자격 제도의 소요연한에 산입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피고 사업 중 승품단 심사 추천 및 각종 자격 제도의 소요연한에 6개월의 기간이 산입되지 못하는 등으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에 대하여 무효의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현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함에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을 청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개최 7일 전인 2021. 3. 10.까지 출석요구서가 원고에게 도달되도록 스포츠공정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여야 함에도 그 통지 기한을 지키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에게 통지한 징계혐의사실은 지나치게 모호하고 막연하여 특정이 되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의결 절차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
또 원고는 피고가 징계이유로 든 개인정보법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I협회 임시총회를 열어 대의원들끼리 협의를 하고 G체육회에 선거법위반 민원을 제기한 것은 I협회 및 피고의 발전 및 선거절차에서의 규정 위반을 확인한 것으로서 오히려 공정한 시군지회장 선거업무를 위한 행위이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아니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규정은 협회원에 대한 징계절차상 징계혐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때에는 위원회 개최 7일 전에 출석이유 등을 기재한 출석요구서가 징계혐의자에게 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자신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위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징계처분 관련 출석요구서는 2021. 3. 10.까지 원고에게 도달해야 하는데, 이 사건 징계처분 관련 출석요구서는 2021. 3. 9. 우편으로 발송되어 2021. 3. 11. 원고에게 도달하여 위 규정에 따른 출석요구시한이 지켜지지 않았다.
피고는 위 출석요구서를 2021. 3. 9. 원고에게 이메일로 발송하여 위 규정에 따른 시한을 준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메일 발송만으로 출석요구서가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도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원고가 위 기한 내에 해당 이메일을 열람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 관련 출석요구서에는 그 출석이유로 ‘태권도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 개인정보 유출(일선도장 개인정보 유출), 시군지회장 선거업무 방해’가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비위행위의 일시, 대상, 방법 등이 적시되어 있지 않은 막연한 내용만을 통지받은 원고로서는 구체적인 징계혐의를 알 수 없어 이를 충분히 인식한 채 반박 내지 소명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가 제출한 서면진술서에서는 ‘저는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어떤 업무 방해를 했는지 잘 알지 못하여 이렇게 답변을 드립니다’라는 등 출석이유에 적힌 내용을 추상적으로 부인하는 수준의 진술만 이루어졌을 뿐이어서 징계혐의자인 원고가 징계사유에 관하여 인지하고 서면진술서 제출을 통해 충분한 변명과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위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이상 실체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I협회의 대의원으로 I협회 회장 선출과정에 대하여 정당한 민원을 제기했을 뿐 아무런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피고는 원고를 위법·부당하게 징계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한 물질적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이 사건과 같이 단체가 단체 정관에 따라 회원에게 징계처분을 내렸지만 해당 징계처분에 위법사유가 존재하여 무효로 판단될 경우, 단체에게 회원에 대한 불법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오로지 원고에게 불이익을 가할 목적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20. 11. 12. I협회에 긴급회의를 건의하여 2020. 11. 14. 긴급회의가 개최되었고, 위 회의에서 회장 연임에 관한 건, 투명하지 않은 수입·지출 내역 보고 등의 안건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졌다. I협회는 2020. 11. 16. 피고에게 위의 내용을 보고하였다.
I협회는 2021. 1. 4. 회장선거를 치렀는데, 이에 관하여 2021. 1. 5. G체육회에 8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되어 I협회는 그에 대한 소명자료를 G체육회에 제출하였다.
I협회는 2021. 1. 25. 및 2021. 3. 12.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조사를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데, 그 중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I협회 몇 명 대의원이 정당히 치러진 회장선거에 불법적인 행위로 관여하는 등의 민원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고 있고, H는 협회장선거 민원 제기를 위하여 D시청 교육체육과에 I협회를 사칭하여 선거에 있어 필요하다며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J태권도장, K태권도장, L 태권도장 3개 도장의 체육시설업 확인대장을 수령하여 이 서류를 G체육회에 전달하는 개인정보법 위반행위를 함에 따라 J태권도장의 관장은 D경찰서에 H와 담당 주무관을 고소하였다’는 내용이다.
피고는 위와 같은 민원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였는바, 피고가 오로지 원고를 징계하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1>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스포츠공정위원회 출석요구서가 피고 정관이 규정한 기간을 채우기 전에 원고에게 도달되기는 하였으나, 그 정도는 정관이 정한 ‘위원회 개최 7일 전’에서 하루 모자란 6일 전에 도달한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출석요구서를 이메일로 발송하기도 하였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같은 절차 위반이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징계권의 남용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우(재판장) 문지연 정양순
각주1) 다만 위 민원내용은 원고가 I협회장 선거에 불법적으로 관여하였다고 하면서도 그 관여행위의 구체적 태양이 무엇인지 적시되어 있지 않고, 위 민원내용으로도 원고가 개인정보 유출에 어떻게 관여하였다는 것인지, I협회 선거를 어떻게 방해하였다는 것인지 특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스포츠공정위원회 출석요구서를 보내면서 만연히 위 추상적인 민원내용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함에 따라 원고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위법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