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24. 9. 25. 선고 2023가합143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A는 2021. 8. 18. 08:00경 피고가 운영하는 충남 부여군 D에 있는 E농장에서 예초기로 제초 작업 중 돌멩이가 튀어 좌안에 상해를 입은 자이고, 원고 B는 원고 A의 처이다.

2)

피고는 위 E농장을 운영하는 자이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원고 A는 2021. 8. 15.부터 F과 함께 피고 운영의 E농장 및 그 인근에서 예초기로 제초 작업을 하였다. 원고 A가 제초 작업 중인 2021. 8. 18. 08:00경 돌멩이가 왼쪽 눈으로 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2)

원고 A는 같은 날 G병원에 입원하여 좌안 탐색술, 각공막열상 일차 봉합술, 안검 열상 일차 봉합술, 유리체강내 항생제 주입술을, 2021. 8. 31. 좌안 유리체 절제술, 수정체 절제술, 막박피술, 안내 레이저, 망막 절제술, 액체-공기 교환술, 실리콘 기름 주입술을 받고 2021. 9. 7. 퇴원하였으며, 그 후에도 통원 치료를 받았다.

3)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로 ‘좌안 안구 파열, 작공막 열상, 안검 열상’의 상해를 입었고,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되었다. 원고 A는 이미 수십 년 전에 오른쪽 눈이 실명한 상태여서 이 사건 사고로 양쪽 눈이 모두 실명하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피고는 원고 A에게 일당 20만 원을 주기로 하고 피고 운영 농장의 제초 작업을 지시하였으므로 원고 A와의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설령 원고 A와 피고의 관계를 노무도급으로 보더라도 피고는 사용자로서 원고 A 등의 생명·신체·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 A에게 작업을 지시하면서 보안경 등의 보호 장비를 제공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1)

주위적으로, 피고는 자영업자인 원고 A에게 일당 18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농장의 제초 작업을 의뢰한 것으로서, 원고 A는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이 사건 농장에서 1회적인 제초 작업을 하기로 한 도급업자이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자신의 지휘, 감독 하에 있지도 않은 개인 용역업자인 원고 A에게 안전모와 보안경 등 보호 장구를 지급하고 이를 착용토록 하여야 할 법적인 보호의무가 없었다. 또한 피고는 수급인인 원고 A에 대한 보호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

예비적으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액을 인정할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 규칙·복무 규정·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 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 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20348 판결 등 참조).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 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참조). 건축 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 의무를 부담하며,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 A가 수행하는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하여 원고 A와의 사이에서 근로관계가 있었다거나 노무도급의 도급인으로서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사용자에 해당하여 원고 A에게 보호장구를 지급하고 착용하게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①

원고 A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E농장과 그 주변 임야에 대한 제초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 A는 피고와 고용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4대 보험 등의 적용을 받지도 않았다.

②

원고 A는 본인 소유의 예초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초 작업을 한 적이 있는 자인 반면, 피고는 농장 운영자로서 제초 작업에 관하여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A는 본인 소유의 예초기로 작업을 하고 함께 일할 동료로 본인의 지인인 F을 피고에게 소개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 A 측에 제초 작업을 맡긴 것 이외에 작업에 필요한 장비나 자재를 지급하지 않았고 작업 과정에서 출퇴근 시간이나 작업 시간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하지도 않았다. 원고 A가 피고의 취업 규칙이나 복무 규정 등의 적용을 받거나 피고에게 구체적인 작업 보고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 A와 피고의 직업, 작업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 교육을 하거나 사고 예방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③

원고 A는 작업 기간을 정하지 않은 채 제초가 완료되는 날까지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피고가 제초 작업에 대한 대가로 원고 A와 F에게 일당을 주기로 하였으나, 그 금액이 원고 A 측의 작업 정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어서 그 일당에는 제초 작업을 완료하는 것에 대한 보수로서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고 완전히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근로제공의 대가로서의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 A는 이 사건에 한하여 일회적으로 제초 작업을 하기로 한 것으로서 피고 사이에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이나 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우(재판장) 김규현 강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