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서구 D에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주식회사 E신문사를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임금 등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14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충남 서산주재기자로 2007. 9. 1.부터 2011. 4. 2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F의 퇴직금 3,162,738원 및 충남 태안주재기자로 2009. 1. 4.부터 2011. 5. 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G의 퇴직금 2,119,439원 등 합계 5,282,177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을 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F, G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신문사(이하 'E신문사'라 한다)에 고용된 근로자로서 피고인이 F, G에게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 나아가 그러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데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가 전제되어야 하고,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그런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보건대,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 G은 각 다른 사람 명의로 E신문사의 서산지사 및 태안지사약정을 체결한 후 실질적으로 각 지사를 운영하였고, 이를 통해 신문판매대금 및 광고수주 수수료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던 점, ② 다만, F, G은 지사 운영과 동시에 E신문사의 서산 및 태안 주재기자로서 일부 취재활동도 병행하였는데, 근로계약서에는 기자로서의 임금은 해당 지사에서 지급하기로 한 후 E신문사에서 위 금액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해당 지사에 지급하여 왔던 점(실제로는 지사에서 본사로 지급하는 지대에서 임금을 미리 공제하고 본사로 송금하였다), ③ F, G은 취재업무의 내용, 수행과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고, 근무시간, 장소 및 비품도 F, G이 임의로 정하였으며, E신문사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도 받지 않았던 점, ④ F, G은 E신문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E신문사의 근로자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으나, 이는 절세 및 4대보험 혜택을 받기 위한 목적이 컸던 것으로도 보이는 점, ⑤ 더욱이 E신문사는 경영적자로 2009년경 공소외 H이 인수하였는데, 당시 F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시 재입사하면서 기존의 퇴직금은 모두 포기하였고, G 명의의 퇴직금 포기각서도 작성되었는바, 이러한 약정이 비진의의사표시 또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되어 무효인지 여부에 따라 퇴직금의 액수가 달라지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으로서는 F, G에게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해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최종적으로는 민사소송을 통하여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가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부족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민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