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7. 25. 대의원대회 회의에서 한 원고에 대한 불신임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가 2017. 8. 18. 총회에서 한 대표자 선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 지역의 항만 및 어항에 입·출항하는 선박으로부터 하역물자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산하의 지역노동조합이고,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 2015. 5. 1.경 조합원들의 직접투표로 피고의 위원장으로 선출된 사람이며, 피고 규약에 의하면 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제36조 제1항).
피고는 2017. 7. 25. 대의원 36명 중 35명이 참석하여 개최한 제9차년도 제2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35명 중 25명의 찬성으로 원고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7. 8. 1. 제9차년도 제3차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대의원 중 소외 D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하면서 원고가 불신임되었음을 이유로 보궐선거를 통해 피고의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2017. 8. 18.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직접투표로 소외 E이 피고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피고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피고는 위와 같은 규약 외에도 징계에 관한 규정과 선거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고, 징계에 관한 규정에 의할 때, 징계의 종류에는 경고, 정권, 제명이 있으며(제7조), 조합 임원에 대한 징계는 대의원대회에서만 할 수 있다(제3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9, 1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의 대의원대회에서 조합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할 권한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피고 규약과 징계에 관한 규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 임원에 대한 징계와 불신임은 명백히 구분되는 것으로, 대의원대회는 임원에 대한 징계권만을 가지고 있을 뿐, 임원에 대한 불신임은 조합원 총회의 특별결의사항이다.
통상 불신임이라 함은 그 대상자에 대하여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직위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도록 하는 정도의 효력을 갖는 것에 불과하고, 그 결의의 효과로서 대상자를 즉시 직위에서 배제하는 해임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나, 피고 규약의 경우 임원의 징계와 불신임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해임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점, 임원의 불신임에 관한 요건과 절차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임원의 해임에 관한 요건과 절차<1>와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는 점, 피고 대의원대회가 원고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하고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 규약상 임원에 대한 불신임은 해임의 의미를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그 대상자를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해임의 중대한 효력에 비추어 그 요건과 절차가 사전에 엄격히 규정되어 있을 때에만 이를 행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임원의 불신임(해임)에 관한 권한이 대의원대회에 있음을 규정하고 있지 않는 이상 조합원 총회가 아닌 대의원대회가 임원에 대한 불신임 결의와 같은 처분을 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덧붙여 위원장의 경우 조합원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는 규정(규약 제35조)과의 균형을 고려해 보면 더욱더 그러하다.
따라서 위원장의 불신임에 관하여 아무런 권한이 없는 피고 대의원대회가 2017. 7. 25. 회의에서 원고에 대하여 한 불신임 결의는 더 나아가 실체적 해임사유의 존재 여부 등을 따질 필요 없이 무효이고, 이러한 무효인 불신임 결의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2017. 8. 18. 피고 총회에서 한 대표자 선출 결의 역시 무효이다.
[한편 피고가 제출한 준비서면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조합 자금을 횡령하거나 임의로 유용하는 등 징계 중 '제명'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으나, 원고에 대하여 조합원의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제명'을 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지위는 유지하면서 위 원장의 직위만을 박탈하는 '불신임' 내지 '해임'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설령 피고가 원고를 징계 중 '제명'한 것으로 보더라도, 갑 제9호증(징계 규정)의 기재에 의하면, 조합원을 징계하려면 별도 서식에 의하여 본인에게 통고하고, 별도 서식에 따른 공정한 조사를 하여야 하며, 징계 의결 7일 전에 본인에게 통보하여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등 일정한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제4조), 원고가 2017. 7. 25. 대의원대회 회의에서 의장 인사말에 갈음하여 불신임 결의와 관련한 내용을 진술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대의원대회가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징계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경환(재판장) 경정원 박혜란
각주1) 제16조(총회의 의결사항)
다음 각 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각주2) 2.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
총회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규약의 제정·변경, 임원의 해임, 합병·분할·해산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규약의 제정·변경과 임원의 선거·해임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