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수도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수도사업을 경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2012. 1. 1. 제정된 「U시 상수도 급수 조례」 제47조는 "① 시장은 경비절감 및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계량기검침, 고지서송달 등 과징업무의 일부를 민간위탁 할 수 있다. ② 시장은 민간 위탁할 경우에 필요한 경비지원과 지도감독을 하여야 한다. ③ 위탁업무의 범위, 위탁수수료 산정, 업무처리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시장이 따로 정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공무직(무기계약직) 근로자가 수행해 오던 수도계량기 검침 및 요금고지서 송달 등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위탁검침원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위탁검침원 모집공고를 하여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활용능력 및 체력 테스트와 면접 등을 실시하여 위탁검침원들을 선발하고, 선발된 위탁검침원들에게 수도 계량기검침 및 요금고지서 송달 등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피고와 위탁검침원 사이의 위 계약을 통칭하여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가 위탁검침원 제도를 도입한 이래 위탁검침원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여 2013년도에 공무직검침원 10명, 위탁검침원 9명이었다가, 2019년도 말을 기준으로 공무직검침원 1명, 위탁검침원 23명이 되었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위탁검침원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한 위탁계약에 따라 용역을 제공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개인사업자이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휘·감독의 정도는 매우 약하므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77805 판결,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계약에서 준용하는 「U시 상수도 급수 조례 시행규칙」은 제15조(급수량의 계량), 제19조(급수사용료고지 및 납부독촉), 제22조(수도계량기의 점검), 제23조(급수량 점검요령), 제24조(전화 및 구술에 의한 민원처리), 제25조(위·수탁경비)에서 검침업무와 관련된 절차와 방법을 상세히 정하고 있고, 제26조(근무보고) 및 제27조(심사)에서 검침원의 근무보고의무와 담당 공무원의 심사 및 지시 권한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위 각 조항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위탁검침원은 월 단위로 다음과 같은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다.
수도계량기 검침업무(매월 20일 ~ 30일)
위탁검침원은 매월 20일~30일로 정해진 검침기간에 수도계량기 검침업무를 수행하였다.
검침자료 제출 및 전산작업(매월 30일~2일)
위탁검침원은 U시청 수도과 사무실에 구비된 캐비닛의 수납공간을 한 칸씩 배정받았는데, 검침업무 완료 후 위 캐비닛의 해당 칸에 휴대용단말기(PDA)와 검침업무일지 등을 넣어 반납하였다. 이때 담당 수용가의 주소, 상호 등에 변경이 있는 경우 위탁검침원은 위 사무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변경사항을 전산에 입력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공무직 검침원들이 민원 전화 등에 따라 위탁검침원 담당 수용가에 관한 전산작업을 직접 처리하거나, 전산업무가 서투른 위탁검침원을 위해 전산작업을 대신하거나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다.
정기회의 참석(매월 10일)
매월 10일에 피고 소속 직원들이 주재하는 검침원 정기회의가 열렸고, 위탁검침원들은 위 회의에의 참석이 강제되었다. 한편, 피고는 위탁검침원들을 피고가 개설한 네이버밴드에 가입시켰는데, 2019. 8.경 위 네이버 밴드를 통해 "2019. 9.부터 정기적인 검침원 회의를 하지 않고 특이사항이 생기면 네이버밴드에서 공지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고지서 봉투작업 및 발송 업무(매월 12일~15일)
위탁검침원은 2019. 9.경 이전까지 매월 12일부터 15일 사이에 피고가 출력한 요금고지서를 수령한 다음 이를 봉투에 넣고, 그 봉투를 우체국에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U시청 회의실을 위탁검침원이 위 작업을 수행하는 장소로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다만, 2019. 10. 이후부터는 우체국에서 고지서 봉투작업 및 발송 업무를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전화 응대(상시)
위탁검침원이 수도검침에 관한 협조를 구하거나 안내를 함에 있어 이들의 연락처가 기재된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위탁검침원은 위 스티커를 확인한 사람이 연락을 하면, 응대하거나 협조사항 등을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수도요금 납부 독촉 업무
위탁검침원 중 일부는 피고의 공무직검침원과 동행하여 수도요금 체납자에 대한 단수조치 가능성 고지 등 수도요금 납부 독촉 업무를 수행하였다.
부대업무
위탁검침원은 피고의 요구에 따라, 정수처분 기간이 오래된 '정수처분 해지 대상자'의 명단과 이례적인 사용량 등으로 인해 확인 필요가 있는 '검침대사 내역서'를 피고로부터 전달받아 해당 수용가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위탁검침원은 검침업무의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휴대용단말기(PDA)에 검침 내역을 실시간으로 입력하였다. 위탁검침원은 이와 별도로 수기검침부 및 업무일지를 작성하였는데, 위 업무일지를 통해 일자별 업무지역과 업무내용 등이 보고되었다(업무일지는 처음에 10일 단위로 작성되다가 이후 5일 단위로 변경되었다).
피고의 담당공무원은 위 네이버밴드를 통하여 전체 검침원들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100만 원 이상 수용가 등기발송 구분해서 ○○○ 주사에게 주고, 사송발송은 □□□ 주사에게 발송처리하고, 수용가 과다·과소 내역은 확인해서 △△△ 주사에게 제출할 것', '수용가 업종, 주소, 계량기번호 등 확인할 것', '고지서 봉투에 절수감면 안내문, 옥내누수 확인 안내문 등 각종 안내문 확인하여 동봉할 것', '검침대사 내역서를 검침장부와 대조 확인하고, 수용가 상담내역을 미입력한 수용가는 직접 사무실에 와서 전산에 입력할 것', '사송, 등기발송 대상 확인할 것' 등의 지시를 하거나, 고지서 출력일 및 수령일 등 업무일정을 공지하였다.
피고의 담당공무원은 '사송 제외', '도로명 확인' 등의 지시가 포함된 서류를 위 캐비닛의 해당 칸에 넣어두는 방식으로 각 위탁검침원에 대한 개별적 지시 사항을 전달하였다.
피고의 담당공무원은 PDA와 상하수도 전산관리 프로그램(푸른물)의 처리 과정 및 주의사항을 정리한 교육자료를 만들어 위탁검침원들에게 제공하였고, 위탁검침원들에 대하여 집체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피고의 공무직검침원이 위탁검침원들에게 검침구역 내 동선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매월 10일에 정기적으로 열린 검침원 회의에서는 담당공무원의 검침원들에 대한 교육과 업무상 주의사항의 전달이 이루어졌다.
피고는 위탁검침원별로 검침구역을 배정하여 이를 공지하였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검침 결과의 부정확성이나 검침 관련 민원 등을 이유로 검침구역을 조정하거나 위탁계약을 해지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위탁검침원에게 직접 위탁검침원 신분증을 발급해 주었다. 또한 피고는 2018년경 'U시청 수도과'라는 글자가 있는 조끼를 위탁검침원들에게 제공하였고, 위탁검침원들은 수도검침 업무 중에 위 조끼를 착용하였다.
한편 피고가 부과하는 수도요금 고지서에는 해당 위탁검침원이 검침담당자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작성한 수도과 비상연락망에도 위탁검침원들 전원이 포함되어 있다.
위탁검침원은 피고가 정한 검침단가에 검침전수를 곱한 위탁수수료를 매월 받았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2019년경 V연구소에 'U시 상수도 검침업무 위탁 원가산정용역'을 의뢰하여 그 용역결과를 기초로 2020년도 검침단가를 정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계약상 계약기간은 1년으로 정해졌고, 계약만료일 무렵에 계약 갱신이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 8, 21 내지 26, 31, 34, 42 내지 47, 49호증, 을 제5, 6,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위탁검침원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탁검침원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네이버밴드나 사무실 캐비닛 등을 통하여 위탁검침원들에 대한 통일적 또는 개별적 지시를 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은 계약기간을 1년의 단기로 정하되 기간 만료일 무렵에 갱신하는 방식을 취하여 왔는바, 피고의 지시는 실질적인 구속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위탁검침원들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업무 관련 정보를 알리는 정도를 넘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획일적인 업무 수행을 위하여 위탁검침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위탁검침원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업무일지 등을 마련하여 위탁검침원들의 근태를 관리하였고, PDA에 입력되는 검침 정보를 통하여 위탁검침원들의 업무처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탁검침원들은 월 단위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특히 검침업무 및 고지서 송달업무 등은 엄격하게 지정된 시기 및 기간에 수행하여야 하였다. 또한 위탁검침원들은 검침구역이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검침자료 제출 및 PDA 반납, 전산작업, 회의, 고지서 수령 등을 위해 일정한 시기에 정기적으로 U시청 수도과 사무실로 출근하여야 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위탁검침원들은 근무 시간 및 장소에 있어 상당한 구속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위탁검침원들이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탁검침원들은 그 업무에 사용되는 주요 장비(PDA, 컴퓨터 등)나 장소를 스스로 소유하지 않고,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
위탁검침원들이 업무와 관련하여 투자를 하거나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한편 위탁검침원들의 예상 업무량은 그들의 담당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이상 그 담당구역에 거주하는 수용가의 수에 따라 정해지고, 위탁검침원들이 검침구역을 피고의 승낙 없이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탁검침원들은 스스로의 노력과 수완으로 고객을 유치하여 검침이나 송달 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그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위탁검침원의 위탁수수료는 검침단가에 검침전수를 곱한 금액으로 정해져 외견상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가 지급된 것처럼 보이나, 위 위탁수수료 산정 방법이 지극히 세부적·산술적으로 정해져 있고, 검침업무가 전문성·기술성이 없는 단순 업무임을 고려하면, 위 위탁수수료는 일의 결과보다 근로 자체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도,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을 도급이라 보기 어렵다.
수도요금의 과징을 위한 계량기검침 및 고지서송달 등의 업무는 수도사업의 통상적인 영업과정에 포함되는 본연의 업무에 해당한다. 한편 해당 업무가 전문성·기술성을 요하는 분야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공무직검침원과 위탁검침원이 병존하는 동안 공무직검침원과 위탁검침원이 수행하던 업무에 본질적 차이는 없던 것으로 보인다.
위탁검침원들이 수행하는 검침업무와 고지서송달 업무의 중간 단계인 고지서 제작 업무는 피고의 직원이 수행하였고, 위탁검침원들의 담당 업무를 피고의 직원이 대신 수행하거나 위탁검침원들과 함께 수행하는 경우도 있었는바, 위탁검침원들의 업무는 독립성이 강하지 않았다.
피고는 위탁검침원들에 대하여 일괄적 또는 개별적인 지시·교육을 하며 위탁검침원들을 통솔하였고, 위탁검침원들은 U시청 수도과 사무실에 정기적으로 출근하고 피고의 시설과 장비에 의존하면서 외근 중에는 'U시청 수도과' 소속이 표시된 조끼를 착용하였으며, 피고의 수도요금고지서나 비상연락망에도 위탁검침원들이 기재되어 있는 등 위탁검침원들이 피고의 사업조직에 편입된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3항 사.목은 위탁검침원들의 업무 범위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기타 위탁인의 요구에 의한 업무'라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 위탁검침원들은 피고의 요구에 따라 '정수처분 해지 대상자 명단' 및 '검침대사 내역서'와 관련된 상황을 파악하여 피고에게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U시 상수도 급수 조례」 및 동 조례 시행규칙의 내용과 취지, 검침업무의 중요성과 업무 수행에 따르는 책임, 피고가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쳐 위탁검침원을 선발하고 근무복과 용품을 무상 대여한 취지, 검침 및 고지서 송달 업무와 민원응대 업무의 유기적 관련성 등을 고려하면, 위탁검침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검침업무 등을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다.
검침단가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사업은 위탁검침원들이 거주하는 U 지역에서 피고가 독점하는 사업인바, 현실적으로 위탁검침원들이 다른 사업자로부터 검침이나 송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할 가능성도 없었다.
소결론
따라서 위탁검침원들인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재판장) 윤지영 박진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