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75,5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1. 26.부 터 2022. 8.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 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각자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주로 일본에서 제작된 항타기를 수입하여 한국 현장에 맞는 부수적 기계장치를 부착하여 판매, 임대하거나 수리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4. 2. 18. 천공기운전기능사 국가기술 자격을 취득한 뒤, 2018. 11. 13. 원고에 입사한 자로 2020. 11. 6.까지 원고의 '자재 및 가공품 상하차, 항타기 입출고시 상하차, 항타기 조립 및 해체, DHJ90K 항타기의 유압오거 완품 조립 및 검사와 출고'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는 항타기 업무 전문가로서 원고의 항타기 관련 업무를 전담하였다.
이 사건 항타기
항타기는 아래 그림 1과 같이 본체와 리더로 구성되고, 전기모터 또는 유압모터를 사용하는 오거를 통하여 지면을 천공하며, 그 후 유압을 이용하여 리더 끝까지 끌어올린 말뚝을 지상에 고정하는 작업에 사용된다.
[그림 1]
일반적인 항타기는 아래 그림 2와 같이, 통상 리더를 가로로 눕히고, 기본리더와 연결리더를 분리하여 관리 또는 이동하다가, 건설 현장에 도착하면 아래 그림 3과 같이 기본리더와 연결리더를 연결한 후 이를 기복로프가 포함된 리더 기복 실린더로 세워서 사용하는데, 원고가 일본에서 수입한 DHJ90 K-14 항타기(이하 '이 사건 항타기'라 한다)는 소형 항타기여서 리더 기복 실린더의 기복로프가 없는 스테이 실린더만을 사용하여 리더를 기립시키는 구조이다.
[그림 2]
[그림 3]
슬라이더 록 핀은 아래 그림 4와 같이 리더와 연결리더의 연결 부위를 고정하는 안전장치를 말하는데, 위 록 핀이 풀리면 연결리더가 리더에 고정되지 아니하여 리더가 쓰러질 수 있다.
슬라이더 록 핀 커버는 슬라이더 록 핀이 고정된 후 그 위에 장착하는 것으로 슬라이더 록 핀이 고정되지 아니하면, 위 커버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는다. 그리고 항타기의 리더를 세우는 경우 안전장치인 슬라이더 록 핀의 장착 여부는 통상적으로 항타기 레버를 조작하는 기사가 아니라 항타기 외부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는 자가 확인한다.
[그림 4]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20. 11. 6. 위 항타기를 검사(이하 '이 사건 검사'라 한다)하였고, 해당절차에는 원고 직원들(항타기 검사 및 영업을 담당하는 상무 C와 야적 부장 D, 피고등)과 이 사건 항타기를 매수하기로 한 E와 그의 직원인 F, G이 참여하였다(이하 위이 사건 항타기에 관한 매매를 '이 사건 매매'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검사 당일 피고에게, 오후 예정이었던 이 사건 검사 일정이 오전으로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급하게 항타기 리더를 세울 것을 지시하였고(이 사건 검사는 주로 항타기를 세워 리더 기립 상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피고가 급하게 이 사건 항타기 리더를 세우는 업무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당시 이 사건 항타기에는 슬라이더 록 핀이 고정되지 않았고, 슬라이더 록핀 커버도 장착되지 않은 상태였다(이하 위 사정을 '제1차 사고원인'이라 한다).
이 사건 검사 과정에서 위 F 등 매수업체 직원들이 슬라이더 록 핀 커버가 끼워져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음에도 원고 직원들이 피고에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항타기 리더를 세울 것을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항타기 리더를 90도 가까이 세웠다.
이 사건 항타기는 슬라이더 록 핀을 고정하지 않고 그 리더를 90도 가까이 세우면 전도될 가능성이 높은 장치이다. 그리고 리더 기립 상태에서 위 전도 위험을 방지하려면, 항타기를 안전하게 눕힐 수 있는 크레인을 동원하여야만 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와 같이 슬라이더 록 핀을 고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항타기 리더를 90도 가까이 세워 위와 같은 전도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크레인을 동원하거나 이를 요청하지 아니하였고(이하 위 사정을 '제2차 사고원인'이라 하고, 제1차 사고원인과 합하여 '이 사건 사고 원인'이라 한다), 위 리더 기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항타기의 리더가 쓰러져 이 사건 항타기가 전도(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되었다.
이 사건 사고 후 경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원고 직원인 D, H이 달려와 현장을 확인하 였고, 그 후 원고 인사팀 직원인 I의 권유로, 피고가 I에게 '이 사건 사고와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을 원인으로 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와 경위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원고는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다(이하 위 사직서에 의한 피고의 사직을 '이 사건 사직'이라 한다).
피고는 2020. 11. 13. 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사직에 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해 12. 2. 취하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항타기의 수리비로 243,693,517원을 지출하였고, 이 사건 사고로 이 사건 매매가 해제되어 원고는 이 사건 매매의 매수인 E에게 손해배상금으로 8,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D, F의 각 증언, 이 법원의 J 주식회사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J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
기초사실과 같이, 피고는 항타기 관련 업무 전문가로서 이 사건 항타기 관련 업무를 전담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 원인을 발견하거나 방지하지 못한 과실로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의 상급자인 D과 C의 지시에 따른 것이므로 피고에게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이 사건 항타기 관련 전문가로서 이 사건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방지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관련 법리
원고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하여 민법 제393조 제1항(불법행위의 경우 민법 제763조에서 위 규정을 그대로 준용한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라고, 제2항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 제1항의 통상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종류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있으면 사회일반의 거래관념 또는 사회일반의 경험칙에 비추어 통상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를 말하고, 위 제2항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당사자들의 개별적, 구체적 사정에 따른 손해를 말한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다25745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현실로 입은 확실한 손해에 한하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에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제3자에 대한 채무액과 동일한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하기 위하여는 채무의 부담이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실제로 변제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어야 하나, 그와 같은 채무의 부담이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것인지의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2496 판결 등 참조).
수리비 등 청구에 관한 판단
기초사실과 같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이 사건 항타기의 수리비 243,693,517원과 이 사건 매매의 해제를 원인으로 한 E에 대한 손해배상금8,000,000원을 지출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수리비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직접적으로 현실로 입은 확실한 손해이고, 위 손해배상금 역시 그 채무의 부담이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이므로, 위 수리비와 손해배상금 모두 이 사건 사고를 원인으로 하는 통상의 손해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모든 손해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휴업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항타기를 수리하는데 필요한 기간 동안 원고가 이 사건 항타기를 사용할 수 없어 발생한 임대료 상당의 손해인 125,658,764원(=예상 월 임대료 22,847,048원 × 5.5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휴업손해란, 불법행위 등으로 영업용 물건이 멸실된 경우 이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 동안 그 물건을 이용하여 영업을 계속하였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그 증명이 가능한 한 통상의 손해로서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이므로(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다825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영업용이 아닌 판매용 물건이 멸실된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운휴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위 법리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항타기를 통하여 영업활동을 했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위 원고 주장의 휴업손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통상의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앞서 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 휴업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책임의 제한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하고,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따라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 참조).
그리고 손해배상사건에서 과실상계나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37721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기초사실, 갑 제10호증(CCTV영상)의 영상, 증인 F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항타기의 관리자로 이 사건 사고 원인과 이 사건 사고에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공평의 원칙이나 신의칙상 피고의 책임을 제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사건 항타기의 리더를 세우는 경우 통상적으로 안전장치인 슬라이더 록핀의 장착 여부는 항타기레버를 조작하는 기사가 아니라 항타기 외부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는 자가 확인하고, 이 사건 항타기의 신호수 역할은 운전수인 피고가 아니라 D 등 원고의 다른 직원들이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에게 신호수 업무와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까지 전적으로 위임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원고 직원들을 통하여 적어도 신호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이 사건 항타기에 록 핀이 장착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록 핀이 빠진 경우 크레인을 동원하여 항타기를 지지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 구체적으로 원고 직원들이 위 록 핀 장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실, 더욱이 F 등 매수업체 직원들이 슬라이더 록 핀 커버가 끼워져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음에도 원고 직원들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고에게 항타기 리더를 세울 것만을 재촉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가 항타기 리더를 90도 가까이 세운 후 원고 담당 직원인 D이 록 핀이 빠진 사실을 발견했음에도 크레인으로 항타기를 지지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과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다.
원고 측 D 등은 이 사건 검사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검사 관련 업무를 지시·감독하였음에도 이 사건 사고 원인이나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돌리고 있는데, 위 원고 직원들도 이 사건 사고 당시 그들의 지위나 역할, 실제로 수행한 업무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 직원들이 원고를 위하여 피고를 지시,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점에 비추어 이들의 과실은 공평의 원칙상 원고의 과실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검사 직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던 사정, 즉 이 사건 검사와 이 사건 사고의 시간적 간격이 상당히 근접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고 직원들에게도 이 사건 검사 직후 최대한 조속히 크레인을 동원하여 제2차 사고원인을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원고 직원들은 이 사건 검사가 완료된 직후 제1차 사고원인이 여전히 존재함에도 회사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 현장을 이탈하여 제2차 사고원인을 야기하였다(반면에 피고는 당시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매수업체 직원들과 상의하는 등 노력하였다).
원고 직원들이 이 사건 검사 직후 크레인을 동원하여 이 사건 항타기의 리더를 지지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원고 직원들의 주의의무 위반은 이 사건 사고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검사 이후 이 사건 항타기를 눕히고자 무리하게 시도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갑 제10호증(CCTV영상)의 영상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검사 이후 이 사건 항타기 외부에 있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에 다시 이 사건 항타기 운전석에 들어간 직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다.
그러나 한편, 증인 F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항타기에 슬라이더 록 핀이 장착되지 않으면, 이 사건 항타기는 90도 가까이 세우기 어렵고, 90도 가까이 세운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전도될 가능성이 높은 장치라는 점이 확인되어, 피고가 원고 직원들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항타기의 리더를 90도 가까이 세운 이상, 그 시점에서 이미 이 사건 사고는 불가피했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위 부합사정만으로 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오히려 피고가 이처럼 이 사건 사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 발생된 위 손해는 이 사건 항타기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한 피고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원고의 직원들을 통하여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위험 관리 통제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거나 이를 담당한 원고 직원들이 그들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 즉 관리의무의 소홀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이나,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 확대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보인다.
따라서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지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제도의 이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 중 피고의 책임은 3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피고는 위 사정을 들며,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므로, 위 원고 측 과실은 과실상계 등 책임제한의 사유가 될지언정, 피고가 지는 손해배상책임의 면책사유가 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수리비와 원고의 E에 대한 손해배상금 상당액 251,693,517원(= 위 수리비 243,693,517원 + 손해배상금 8,000,000원)을 위 피고의 과실비율인 30%에 따라 감액한 75,508,000원(= 위 251,693,517원 × 30%, 천 원 미만 버림)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1. 2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피고를 포함한 원고 직원들에게 벌을 서게 하는 등 강압적 분위기를 조장하였고, 피고는 그 분위기에서 진의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직은 무효이다.
판단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기초사실, 을 제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직원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무릎을 꿇고 손을 드는 벌을 선 사실, 그 직후 피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앞서 본 것처럼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이 사건 사고 관련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는 취지를 이 사건 사직서에 명시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위와 같은 이 사건 사직의 의사표시가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부합사정만으로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을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사직은 실질적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해고이고, 해당해고는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방식, 즉 피고로부터 강제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받는 방식의 해고로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용찬(재판장) 심현우 임동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