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1년에, 피고인 B주식회사를 벌금 8,0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736
판결선고
2025. 2. 18.
범죄사실
피고인 B주식회사는 당진시 C에 본점을 두고 있는제강압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근로자 294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A는 위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이자, 사업장의 종사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은 2023. 3. 31. 2:12경 당진시 C에 있는 위 B주식회사 압연공정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D에게 라인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압연공정 중 루퍼대에서 소재가 두 개로 갈라지면서 코블현상에 의하여 소재가 이탈할 위험이 있으므로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가공물 등이 절단되거나 절삭편이 날아오는 등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기계에 덮개 또는 울 등을 설치하는 등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하여 루퍼대 주변 안전 커버 등 위험 방지 장치를 설치 후 작업하도록 하거나 위험기계 및 위험장소에 근로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호장치를 하지 않고, 소재가 라인을 이탈하여 주변 근로자가 위험하지 않도록 방호울·덮개 등을 설치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작업하게 함으로써 코블 현상에 의해 날아오는 소재가 피해자의 왼쪽 대퇴부를 관통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위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04:24경 수원시 영통구 E에 있는 F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양측 대퇴동정맥 손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경영책임자는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그에 따라 ①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절차를 마련하여야 하고, ②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각 사업장에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③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유해ㆍ위험한 작업에 관한 안전ㆍ보건에 관한 교육이 실시되었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고, 직접 점검하지 않은 경우에는 점검이 끝난 후 지체 없이 점검 결과를 보고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B주식회사의 경영책임자로서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① 압연공정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예견가능한 유해·위험 요인인 코블 현상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험성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수시위험성 평가도 미실시하여 위험요인의 확인·개선에 대한 점검을 소홀히 하였고, ② 관리감독자들이 본인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지를 개별적으로 평가·관리하지 않고 작업반별로만 평가하였고, 작업반별 평가 결과에 있어서도 상응한 조치를 반기 1회 이상 이행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따라 반기 1회 이상 평가ㆍ관리하지 아니하였고, ③ 산업안전보건법만 검토하고 같은 법 시행령, 시행규칙, 안전규칙 등을 검토하지 않고 같은 법 제38조, 제39조에 대한 검토도 서류상으로 ‘적합’이라고만 표시하고 실질적으로 하지 않아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위 1.가.항 기재와 같이 종사자 D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1.가.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D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피고인의 경영책임자인 A가 위 1.나.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종사자에게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종사자 D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G, H, I, J, K, L, M, N, O, P, Q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현장사진(순번 4), 현장사진(순번 16)
사망진단서
재해조사의견서
법인등기부등본,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선임의 건, 근로계약서
안전보건관리규정(순번 71), 안전, 보건관리 전문기관 보고서 등 서류일체(순번 76), 사고작업 작업표준서(순번 77), 유관부서 행정명령 서류 일체(순번 79), 기계, 기구점검일지(Mil Line)(순번 80), 위험성평가 절차서 및 실시내역(‘21, ’22)(순번 81), 안전보건협의체 회의(순번 97)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2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1호, 제4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5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6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7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8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9호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5조 관련 증빙자료, 중대재해처벌법 준수평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4호 관련 증빙자료(안전보건경영 활동계획, 예산집행), 대표님 지시사항 관련자료
압연공장 안전, 보건 순회점검일지, 제안제도(코블 관련 발췌), 안전순회점검 및 업무일지(발췌), 2022년도 정기 위험성 평가(발췌), 압연 작업 표준(순번 131), 압연 1일 조업 현황(순번 135), 2022년 압연 코블 발생현황, 2023년 압연 코블 발생현황
수사보고(CCTV 영상 자료 분석), 수사보고(CCTV 캡쳐본, 3. 12.~), 수사보고(CCTV 캡쳐본, 3.24.~)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안전확보의무 위반으로 인한 중대산업재해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B주식회사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안전확보의무 위반으로 인한 중대산업재해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 형법 제40조, 제50조[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 형이 가장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B주식회사 : 형법 제40조, 제50조[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검사는,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은 상상적 경합으로 공소를 제기하는 한편, 피고인 A의 위 각 죄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 및 피고인 B주식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은 각 실체적 경합으로 공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산업재해 또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또는 종사자의 안전을 유지·증진하거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도 마찬가지인 점, ② 피고인 A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와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및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행위는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범행에 해당하여 각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점, ③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업무상 주의의무가 일치하여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고, 피고인 A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에 따라 부과된 안전확보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따라 부과된 안전조치 의무와 마찬가지로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주의의무를 구성할 수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역시 행위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호 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참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B주식회사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코블 현상은 압연 공정에서 자주 발생해온 문제이고, 피고인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특히 피고인 A는 R 생산본부장, 피고인 회사 생산본부장을 역임하고 2018년경부터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등 해당 업종의 전문가로서, 코블 현상 및 그로 인한 소재 이탈 사고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한편 피고인 회사에서는 2022. 3. 2.경 압연 공정 중 코블 현상이 발생하여 소재가 통행로까지 튀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인 2023. 3. 12.경부터 2023. 3. 31.경까지 20일간은 코블 현상이 20차례에 걸쳐 발생하는 등 유독 빈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압연 공정이 이루어지는 압연 라인에 방호덮개 등을 설치할 경우 작업 효율 및 생산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작업장에 단지 안전용 이동 칸막이만 비치하였을 뿐 별다른 방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코블 현상으로 인한 소재 이탈 사고에 관한 내용은 아예 위험성 평가 대상에서 배제하였으며, 그에 관한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들이 이미 인식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방할 수도 있었던 위험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게을리함으로써 그 위험이 실현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
다만 피고인들은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특히 피고인 A는 사고 직후부터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였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에 압연공정 라인, 통행로, 점검 장소 등에 방호덮개 및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근로자가 압연라인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압연라인을 멈추도록 하는 인터락을 설치하는 등, 뒤늦게나마 안전 확보에 필요한 방호시설을 설치하였다. 또한 위험성 평가 및 압연공정 작업 매뉴얼에 코블 현상 및 그로 인한 소재 이탈 위험성 등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였고, 산업안전보건법령 및 중대재해처벌법령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업무 평가, 교육, 법규준수 평가 등도 이루어지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재발 방지를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에게 산재보상금과 별도로 7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여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동종 전력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과 피고인 A의 연령 및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장지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