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04. 6. 18. 선고 2004가합479 판결

근로자지위부존재확인등

주문

1.

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 원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2, 3, 갑 제1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10,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12호증의 1 내지 5의 각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레미콘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선정당사자, 이하 '피고'라고 한다) 및 선정자들(이하 '피고 등'이라고 한다)은 원고 회사와 사이에 도급 형태의 레미콘운반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을 수요자에게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레미콘운송차주들이다.

나.

피고 등과 계약조건이 같거나 비슷한 전국의 레미콘운송차주들이 C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2000. 9. 19. 영등포구청에 위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다. 원고 회사와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피고 등의 레미콘운송차주들은 2002. 5. 6. 위 C 노동조합 D 분회를 설립하고 위 노동조합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다.

그 후 피고 등은 2004. 2.경부터 원고 회사에 수차례에 걸쳐 2004년도 운반단가 인상 등에 대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인 피고 등이 노동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 단체교섭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위 C 노동조합(대표자 E)이 원고 회사 등을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F로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는데, 원고 회사가 위와 같은 이유로 위 조정에도 응하지 아니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 3. 5.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조정종료결정을 하였다. 또한, 위 E는 원고 회사 대표이사인 G을 천안지방노동사무소에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였고, 피고 등은 2004. 3.경 원고 회사 사업장 내에서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채 집회를 개최하기도 하였고, 원고 회사가 다른 레미콘차량을 임시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을 실력으로 저지하기도 하였다.

2.

원고 회사의 주장

원고는 피고 등은 레미콘운반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송사업을 하는 사업자이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노동조합법 소정의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적법하게 노동조합을 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 내지 갑 제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 회사는 피고 등과 개별적으로 1년 단위로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 기간이 만료될 경우 다시 변경계약을 체결하거나 묵시의 갱신을 하여 왔는데, 피고 등은 원고 회사의 근무복을 입고 원고 회사의 로고와 전화번호가 새겨진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여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원고 회사의 거래처에 원고 회사가 생산한 레미콘을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

원고 회사는 운송차주들을 3개조로 편성하여 각 조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데, 원고 회사의 출하실 직원이 레미콘 출하 전날 저녁에 미리 게시판에 조별 출근시간을 적어 주면 피고 등은 이에 맞춰 출근을 하여 왔고, 만일 출근시간이 변경될 경우 원고 회사의 관리실 내지 경비실 담당자가 피고 등에게 전화로 변경된 시간을 알려주었다.

(3)

피고 등의 출근시간을 원고 회사의 경비실에서 일일이 확인하여 기록하고, 출근시간을 지키지 아니한 운송차주를 관리부에 통보하도록 하였고, 운행이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원고 회사의 승인하에 퇴근 또는 운휴를 하도록 하여, 운송차주들이 원고 회사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결근이나 조퇴를 하였을 경우 배차정지 등의 불이익을 주였는바, 선정자 H이 지각을 하여 2002. 7.경 2일간 배차정지를, 선정자 I이 무단결근을 하여 2003. 5.경 1일간 배차정지를 당하였다. 그러나 운송차주들은 실제 근무시간이 아닌 운반횟수에 따라 운송비를 받으므로 그 복귀 시간이 정하여져 있는 것은 아니다.

(4)

원고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하던 레미콘운송기사들이 원고 회사의 레미콘차량 불하정책에 따라 원고 회사로부터 차량을 불하받은 후 운송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레미콘 운송업무를 한 경우가 있는데, 그 근무형태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5)

피고 등은 원고 회사가 지정하여 준 장소로 레미콘을 운송하였고, 레미콘 운송 도중에도 원고 회사의 영업부 직원들로부터 공사현장의 타설 상황 등에 대한 연락을 받기도 하였으며, 위 차량을 원고가 지정하는 레미콘 운반도급 업무수행에만 사용하도록 한 약정에 따라 소유 차량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른 레미콘회사의 운송업무를 할 수 없다.

(6)

원고 회사와 운송차주들 사이에 체결된 레미콘운반도급계약서 제2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운송차주들은 직접 차량을 운전하여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원고 회사로부터 2일 전에 승인을 받고 일정기간 대리운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7)

원고 회사는 피고 등 운송차주들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

(8)

피고 등은 미리 정하여진 계약운반단가에 따라, 자신들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운반한 회전수를 집계하여 그 운반비를 청구하면, 원고 회사는 이를 확인, 검토한 후 그 운반비를 익월 15일에 지급하여 왔을 뿐, 위 운반비 외에 원고 회사가 운송차주들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기본급, 퇴직금 등은 없다.

(9)

피고 등은 차량운행에 따른 유류대, 타이어 교체비용 및 기타 차량 정비비, 보험료 등 제반비용을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여 왔다.

(10)

원고 회사는 회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운송차주의 대기상태가 불량하거나 작업을 회피할 때에는 그에 따른 대체차량을 외부용차로 사용할 수 있고, 그 사용료를 해당 월 운반도급금에서 우선적으로 공제하도록 하여(계약서 제6조 제2항) 레미콘 출하지장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영업상의 손실을 운송차주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고, 피고 등이 출근하지 아니하여 레미콘 운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뿐 이를 이유로 한 징계처분을 받는 것은 아니다.

(11)

피고 등에 대하여 원고회사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고, 피고 등이 일반사업자들과 같이 별도의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고 있다.

나.

판단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의 주체는 근로자임을 명시하고 있고, 같은 조 제1호는 근로자라고 함은 '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란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타인과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당해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느 형태이든 상관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사용종속관계는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지휘·감독관계의 여부, 보수의 노무대가성 여부, 노무의 성질과 내용 등 그 노무의 실질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0누1731 판결 등 참조).

(2)

피고 등의 출·퇴근 등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 대하여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등 그 업무 내용이 원고 회사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피고 등의 운반의뢰 불이행 또는 해태에 대하여 배차중지 등 불이익을 가하고, 피고 등의 복장이나 차량 관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점검을 받는 등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것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이는 ①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건설현장으로부터 공급주문을 받는 주체가 원고 회사인 이상, 원고 회사가 운반도급계약의 상대방인 피고 등으로 하여금 운반장소를 지정하여 운송을 위탁하는 것은 운반도급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고, 레미콘 제조회사가 레미콘의 타설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에 따라 수요자가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타설하여야 하는데, 운송차주들이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시간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므로 제조회사인 원고 회사가 피고 등에게 구체적인 출하시간을 알려 줄 수밖에 없으며, ②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만을 운반하도록 하여 운송차주들의 사업상 독립성을 일정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것은 레미콘이 생산된 시점으로부터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여 신속히 수요자에게 운송될 것을 필요로 하고, 레미콘의 정확한 강도와 규격에 대한 품질보증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운송차주들 또한 레미콘 제조회사의 물량을 안정적이고 독점적으로 운반함으로써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회사와 장기의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인 이상 그 업무수행과정 등에서 어느 정도 원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거나 감수한 결과라고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운송차주들의 복귀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 복귀여부도 자유로운 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 점, 레미콘 운송차량의 소유권이 운송차주들에게 있고 그 차량의 관리를 운송차주들 스스로 하여 온 점, 운송차주들이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점, 근로소득세를 원고 회사가 원천징수한 것이 아니라 운송차주들이 각자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운송차주들인 피고 등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소정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 등이 원고 회사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할 것이고, 원고 회사와 피고 등 사이에 노동조합의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는 사정하에서 그에 대한 확인을 받을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용석(재판장) 김충남 강길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