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7. 5. 18. 선고 2016고정58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실질적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70명을 사용하여 사회복지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6. 27.부터 2015. 6. 26.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의 2011. 7. 임금 219,980원,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 등 합계 295,80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해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해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6차례에 걸쳐 계약 갱신하여 근무하고 있던 E에게 2015. 5. 28.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최소한의 해고예고기간 30일이 되지 아니하는 2015. 6. 26.자로 해고(계약해지)하면서 30일분에 해당하는 통상임금 1,087,255원을 해고(계약해지)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사실 가항 관련

1)

법리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는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따라서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따져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그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2)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2011. 7. 임금 219,980원 관련

(1)

E은 2011. 6. 27. 주식회사 D 운영 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에 요양보호사로 입사하였다. E은 입사 당시 주식회사 D과 근로계약기간을 2011. 6. 27.~2011. 8. 26., 월 급여 총액을 1,200,000원(주휴수당 및 일체의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포함)으로 정하였다. E과 주식회사 D은 E의 입사 당시 12시간 근무 후 휴식을 취하는 '12시간 교대제' 근무를 약정하였다.

(2)

E이 입사 직후인 2011. 7.경 근로계약과 달리 '12시간 교대제'가 아닌 24시간 근무 후 휴식을 취하는 '격일제'로 며칠을 근무하였다. '격일제' 근무를 하면 '12시간 교대제'에 비하여 추가 임금이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주식회사 D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은 2011. 7. 무렵 E에게 근로계약서상 임금만을 지급하였다. '격일제' 근무로인해 발생한 추가 임금이 바로 공소사실 기재 '2011. 7. 임금 219,980원'이다.

(3)

E은 2011. 7.이 지난 후에는 '격일제'에서 애초 약정한 '12시간 교대제'로 다시 근무하였다. E은 주식회사 D과 계약 갱신을 통하여 계속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여 오다가, 2015. 6. 27. 근로계약 기간 만료로 퇴사하였다.

나)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 관련

(1)

E은 2012. 5. 1. 및 2014. 5. 1. 이 사건 요양원에서 근무하였다. 매년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로 주식회사 D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유급휴일이므로, 5월 1일 근무자에게는 휴일근무수당인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E에게 2012. 5. 1. 및 2014. 5. 1. 근무에 따른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지급하였어야 할 휴일근무수당이 바로 공소사실 기재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이다.

(2)

한편, 주식회사 D에서는 E이 근무를 시작하기 이전 해에 이미 5월 1일 근무가 문제되었고, 5월 1일 근무로 휴일근무수당인 통상임금의 150%를 추가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요양보호사들이 근무를 서로 자원하였다. 필요한 근무인원보다 근무를 자원한 요양보호사들이 많고 그것이 다툼의 소지가 되자, 주식회사 D과 요양보호사들은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에는 격년으로 근로하되, 5월 1일 근무 여부와 무관하게 통상임금의 100%를 모든 요양보호사들이 함께 지급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하였다. 그에 따라 주식회사 D에서는 매년 5월 1일을 평일처럼 운영하면서 모든 요양보호사들에게 일일 통상임금의 100%를 추가 지급하여 왔다.

3)

판단

가)

2011. 7. 임금 219,980원 관련

위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는 2011. 7. 추가 임금 219,980원 발생 경위, 피고인이 E에 대한 계약서 기재 임금은 모두 지급한 점, E은 '격일제' 근무를 며칠만 하다가 다시 '12시간 교대제'로 근무형태를 원래대로 복귀한 점, E이 공소사실 기재 금품 청산 기간(퇴직일로부터 14일 후)까지 2011. 7. 추가 임금을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E은 이 법정에서의 증언 과정에서 '2011. 7. 추가 임금을 달라는 요구를 안 하다가 진정을 제기하면서 비로소 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금품 청산 기간(퇴직일로부터 14일 후)까지 E에 대하여 2011. 7. 추가 임금 219,980원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는 못하였다고 판단한다.

나)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 관련

위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는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 발생 경위, E이 입사하기 전 주식회사 D과 요양보호사들의 합의 내역, 그 합의 내역에 따라 지속적으로 일일 통상임금의 100%를 추가 지급하여 온 점, 역시 E이 공소사실 기재 금품 청산 기간(퇴직일로부터 14일 후)까지 2012년과 2014년의 각 5월 1일 근무에 따른 수당을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점, 위 수당 합계액이 75,827원이라는 소액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금품 청산 기간(퇴직일로부터 14일 후)까지 E에 대하여 2012. 5. 임금 32,060원, 2014. 5. 임금 43,767원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는 못하였다고 판단한다.

나.

공소사실 나항 관련

1)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E의 근로계약과 기간만료

E은 2011. 6. 27. 이 사건 요양원에 요양보호사로 입사하였는데, E은 입사 당시 주식회사 D과 근로계약기간을 2011. 6. 27.~2011. 8. 26.로 정하였다(앞서 본 사실). 이후 E과 주식회사 D은 근로계약을 3개월·6개월·1년 단위로 연장하여 오다가 2015. 6. 26. 최종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다. E과 주식회사 D은 최종 근로계약 이후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나)

계약 해지 안내문 통지

주식회사 D은 2015. 5. 28. E에게 '어르신 입소 저하로 인한 요양보호사 과잉문제로 이 사건 요양원에서 연장계약이 어렵다'는 취지의 계약 해지 안내문을 송달하였다.

2)

E과 주식회사 D의 근로계약 유지 여부와 법리

E과 주식회사 D의 근로계약은 2015. 6. 26.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하였으므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이 2015. 6. 26.자로 해고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E과 주식회사 D의 근로계약이 2015. 6. 26.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었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E은 F생으로 주식회사 D과의 최초 근로계약 당시인 2011. 6. 27. 기준 만 55세 이상이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 제2항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하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E과 주식회사 D의 근로계약이 2015. 6. 26.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다른 법리 동원이 필요하다. 검사는 2016. 12. 9. 참고자료로 대법원 판결을 제출하였는데, 대법원 판결이 담고 있는 법리는 아래와 같다.

3)

판단

우선 ①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지에 관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하여 채택한 증거에서는 그러한 규정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변호인이 제출한 이 사건 요양원 취업규칙에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②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본다. 검사가 신청하여 제출한 증거로는 이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정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 E이 근로한 기간은 4년으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다소 짧은 기간인 점, ㉯ E은 2013. 8.경 야간 근무 시 대변기록지를 미리 작성한 사실로 시말서를 작성하였고, 2015. 2. 20.경 요양원 입소 환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다는 등의 문제로 그 환자의 보호자와 다투어 시말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 이 사건 요양원 근무 요양보호사들이 모두 계약이 갱신되어 온 것은 아니고, 근무 태도 등을 고려하여 계약을 갱신 여부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E과 주식회사 D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거나 E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

그렇다면, E이 2015. 6. 26. 이 사건 요양원에서 퇴사하게 된 것은 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로 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E과 주식회사 D의 근로계약이 2015. 6. 26.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E이 2015. 6. 26. 이 사건 요양원에서 퇴사한 것을 '해고'로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