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1. 12. 선고 2019고정78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 5층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 대표로서 천안시 동남구 D 신축 공사현장에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기공사업을 행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한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현장에서 2017. 2. 16.부터 2017. 12. 29.까지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E의 2017. 12월분 임금 1,214,5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유죄로 의심할만한 사정

E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2017. 12. 29.까지 근로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근로자인 G도 E가 2017. 12. 29.까지 근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며, C는 최초 고용보험에 E의 일용근로내역을 신고하면서 2017. 12.에 21일부터 23일, 26일부터 29일에 근로한 것으로 신고하였다가 이후 정정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E가 2017. 12. 29.까지 근로하였다고 의심할만하다.

2)

무죄의 근거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앞서 인정되는 유죄로 의심할만한 사정만으로는 E가 2017. 12. 29.까지 근로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C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지문인식기로 출퇴근을 관리하여 왔고, E 및 그와 함께 근로한 근로자들은 모두 출근 시와 퇴근 시 지문인식기에 입력을 하여 출퇴근을 인정받아 왔다. 한편, 2017. 12. 14.경부터 2017. 12. 21. 오전경까지는 인터넷에 문제가 있어 지문인식기를 사용하지 아니한 채 출퇴근을 인정하였으나, 2017. 12. 21. 오후경부터 2017. 12. 말경까지는 인터넷이 복구되어 지문인식기가 사용이 가능하였고, E를 제외한 공사 현장의 다른 근로자들(H, I, J, K, L)은 2017. 12. 21. 오후부터 2017. 12. 말경까지 지문인식기에 출퇴근 지정을 하여 왔으며, E만 위 기간 동안 지문인식기로 출퇴근 지정을 하지 아니하였다.

②

E는 이 법정에서 2017. 12. 22. 이후 지문인식기 사용이 가능하였음에도 이를 찍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 ‘지문을 찍지 않은 것은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고 하여 찍지 아니하였다’고 답변하였는데(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6면), 오랜 기간 지문인식기로 출퇴근을 인정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문을 찍지 아니한 것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가능한 지문인식기에 태그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같이 근로한 다른 근로자들은 모두 지문인식기에 태그를 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E의 진술과 행동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E는 이 법정에서 이에 대하여 재차 질문을 받자 ‘당시 그만두라고 하여 화가 나서 지문을 안 찍었다’라는 취지로도 진술하였으나(위 녹취록 17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어 위와 같은 E의 진술 역시 쉽사리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③ 2017. 12. 22.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었던 M은 이 법정에서, 2017. 12. 22. 및 같은 달 23. 아침경 E를 공사현장에서 보기는 하였으나 그 이후엔 본 사실이 없고, 당시 지문인식기에 태그를 찍으라고 하였으나 E가 그만두었으니 안 찍어도 된다고 하면서 찍지 않았고, 당시 E가 업무를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M이 현장에 와 있었는바, E의 주장에 의하면 현장소장인 E가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현장의 소장이었던 M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오게 된 경위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E가 그만두겠다고 하여 M이 이 사건 현장에 오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M은 현재 피고인과 일을 하고 있지 아니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허위로 진술할 명백한 동기가 엿보이지도 아니하다.

④

G는 E가 2017. 12. 29.까지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당시 하자가 많아서 1명을 상주하라고 하여 E가 상주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는 E 외에 적어도 5명의 C 소속 근로자들(H, I, J, K, L)이 일하고 있었다고 보이는데, G는 당시 다른 근로자들이 근로한 사실은 모르고 오로지 E가 일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당시 1명이 아닌 여러 명의 근로자가 근로하고 있어 G의 진술과 배치되며, E가 일한 것만을 기억하는 특별한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 G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⑤

F의 근로자인 N, O은 이 법정에서 E가 2017. 12.경 정확히 언제까지 근로하였는지는 기억나지 않거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⑥

아울러 E의 지문인식기 태그기록에 의하면 E는 2017. 12. 5.(화요일)과 2017. 12. 9.(토요일)에도 근무를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고려한다면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남아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재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