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9. 29. 선고 2020가단1013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농기계 제작 및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6. 10. 18. 피고를 직원으로 채용하였다.

나.

원, 피고는 2017. 3. 17. '피고는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가 끝나는 시점 후 최소 4년을 근무하되, 만약 그 전에 원고 회사를 사직하는 경우, 피고의 병역 특례를 위한 요청으로 원고가 추가로 채용한 보충역(산업기능요원) 2명의 급료, 4대 보험료, 퇴근금 및 식대 등 원고 회사가 26개월 동안 부담할 비용 합계 136,4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

다.

피고는 2017. 10. 24. 원고 회사의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었는데, 2020. 1. 2. 원고 회사를 사직하고 소외 C(주)에 입사하였다. 피고의 산업기능요원 복무기간은 2020. 8. 23.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으로 근무하도록 해 달라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필요도 없는 보충역 2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하였고, 그에 대비하여 피고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위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가 끝나는 시점인 2020. 8. 23.으로부터 4년이 도과하기 전인 2020. 1. 2. 원고 회사를 사직하고 다른 회사에 입사함으로써 이 사건 약정을 위반하였는바, 이 사건 약정금 136,4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항변 요지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 입장에서도 추가 직원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단지 피고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만 보충역 2명을 추가 채용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약정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으로서 근로기준법 제15조에 따라 무효이거나, ②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항변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근로자로 하여금 상환하도록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지만, 임금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직원의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기업체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 이러한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 또는 지출한 금품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여 재직기간 의무근무 위반을 이유로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또한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때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구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의 적용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 내지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취지가, 근로자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15조, 제20조에 따라 무효라고 인정함이 상당하다.

○

원고 회사는 2016년, 2017년 매출이 상승하고 설계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할 수 있는 보충역을 추가로 채용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 사건 약정 후인 2017. 4. 3.경 채용된 보충역 2명(D, E)은 원고 회사에서 추가근로 등 소정의 근로를 다하였으며 그 중 1명은 소정 복무기간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 근무하고 있는바, 원고가 오로지 피고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아무런 필요도 없는 보충역 2명을 추가로 채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나아가 위 보충역 2명에 대한 임금 등은 원고 회사를 위한 소정의 근로에 대한 대가인바, 이를 관련 법리상 근로자 교육비와 같이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보충역 2명은 실제로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원고가 이들에게 급여, 퇴직금, 4대 보험료로 지급한 금원은 합계 168,155,186원에 이르는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원고 회사 직원의 평균적인 규모 등에 비추어 이들이 원고 회사에 아무런 필요 없는 잉여 인력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따라서 위 지급액 전체를 원고의 손해로 볼 수 없다), 위 실제 지급액의 80%를 넘는 136,400,000원을 무조건 피고에게 부담시키는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인 피고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할 의무를 위반하면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곧바로 일정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약정이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