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2>
『2020고합224』
피고인은 2012. 12. 5.경 아산시 C 소재 피고인 운영의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3>)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 E(대표이사 F)의 직원 G에게 "D이 아산시 H에 I 태양광발전소, J 태양광발전소, K태양광발전소, L 태양광발전소 등 4건의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할 자금이 부족하다. 피해 회사가 공사에 필요한 선급금 5억 원을 포함하여 총 10억 원을 D에 지급하면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 사업권 4건을 피해 회사에 양도하겠다. 그리고 피해 회사에서 양도받은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다시 D에 하도급 해 달라. 그러면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하여 준공 이후에 피해 회사에 11억 원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 D은 M에 대한 채무 약 12억 원을 비롯하여 N에 약 6억 원, O에 약 1억 2,000만 원 등 다수의 채무가 있었고, 태양광 발전 장비 렌탈료, 직원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도 어려웠으며, 다액의 세금이 체납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 회사로부터 선급금 5억 원을 지급받더라도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 회사 측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 회사로부터 2012. 12. 18.경 D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2억 5,000만 원, 2013. 1. 16.경 같은 계좌로 2억 5,000만 원 합계 5억 원을 송금받았다.
『2020고합28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아산시 P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D의 대표이사다.
피고인은 2011. 10.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업체인 피해 회사 Q(대표이사 R)의 대주주이자 실무담당자인 B에게 “피해 회사에 투자를 하여 계열회사를 만들거나 인수를 하고 싶은데 향후 상장을 하려면 매출이 높아야 한다. 우리 회사가 태양광발전 설비공사에 필요한 태양광전지모듈을 S로부터 공급받으려고 하는데, 피해 회사에서 S로부터 모듈을 구입한 후 우리 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하면 매출 실적이 올라간다. 모듈 대금은 우리 회사가 발전소 준공 후에 지급할 텐데 그 때까지 우리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니 피해 회사에 돈을 입금하면 다시 보내 달라.”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D은 피해 회사에 실제로 투자를 할 계획이 없었고 피해 회사를 중간 계약 당사자로 포함시켜 S로부터 모듈만 공급받으려고 한 것이고, 처음부터 모듈대금을 지급할 충분한 자금이 없어 피해 회사로부터 반환받는 자금으로 다시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소위 ‘돌려막기’를 할 생각이었으며, 당시 M에 대한 채무 약 12억 원을 비롯하여 다액의 채무 및 체납 세금이 있어 직원 급여나 장비 대금을 지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후에 태양광발전소가 준공되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더라도 자금이 부족한 상황으로, 결국 모듈을 공급받더라도 피해 회사에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 회사 측 담당자를 기망하여, 2011. 12. 27.경 및 2012. 1. 11.경 피해 회사가 S로부터 합계 25억 2,252만 원 상당의 모듈을 구입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피고인이 피해 회사 측 연대보증인으로 참여한 다음 이후 S로부터 피고인이 지정하는 장소로 직접 모듈을 공급받고, 2012. 1. 17.경부터 2012. 2. 2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해 회사 명의의 T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합계 23억 4,490만 원을 송금한 다음 피고인이 관리하는 U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합계 20억 1,990만 원을 재차 입금받는 방법으로, 결국 피해 회사에 21억 9,752만 원 상당의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횡령
피고인은 2012. 1. 20.경 아산시 C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사무실에서, 2012. 1. 30.부터 36개월간 피해 회사 V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쏘렌토 승용차를 매월 임대료 612,700원씩 납부하는 조건으로 장기렌트 계약을 체결하고 위 차량을 인도받아 관리 및 보관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3. 1.경 이후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해지 및 차량반납 통보를 받고도 차량을 반납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 회사 소유의 시가 2,698만 원 상당의 쏘렌토 승용차 1대를 횡령하였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20고합224,2020
판결선고
2024. 5. 20.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제1형사부
판결
증거의 요지
『2020고합224』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G의 진술기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W, X의 각 진술기재,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Y의 진술기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Z의 진술기재
증인 AA의 법정진술
AB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수사보고(피의자 A의 주소지 등에 대한 가압류 내역), 수사보고(피의자 W, 본인금융거래(입출금)제출), 수사보고(피의자 AB는 그가 소유했던 아파트 등 등기부등본을 제출), 수사보고(D(주)명의의 기업은행 계좌 거래내역 정리), 수사보고(D주식회사, 국세 체납 및 가압류 결정문 관련), 수사보고(AC의 통화진술, 보성군 AD태양광 발전소 관련)
권리양수도계약서, 차용증, 거래내역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보증서 등 발행내역 회신, 모듈대금 흐름표, 약식명령문
『2020고합281』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X의 진술기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AE의 진술기재, 제9, 11회 공판조서 중 증인 R의 진술기재, 제10회 공판조서 중 증인 B, AF의 각 진술기재, 제11회 공판조서 중 증인 AG의 진술기재
수사보고(피의자 A의 근로기준법위반 등 약식명령 첨부)
각 태양전지모듈매매계약서, 합의서, Q 측 메일답변, 입출금거래내역, 각 모듈대금 흐름도, 모듈대금 입금관계 분석 자료
자동차대여이용계약서, 자동차등록증(차량번호 1 생략), 계약해지 및 차량반납통보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편취금액 5억 원 이상 사기의 점, 피해 회사별로 각 포괄하여),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 회사 Q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배상명령신청의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 제4호(피고인이 배상신청인에게 부담하는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2020고합224』사건
주장의 요지
피해 회사 E(이하 이 항목에서 ‘피해 회사’라 한다)는 피고인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 피고인에게 금원을 차용해주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 회사는 추후 공사대금에서 대여금을 변제하기로 정하였고, 피고인도 피해 회사로부터 받은 금원을 모두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사대금으로 사용하였는데, 피해 회사가 약속과 달리 대여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만 지급하는 바람에 공사가 지연되었고 피고인의 건강 문제 등으로 공사를 하지 못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변제하지 못한 것뿐이다. 따라서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선급금 명목의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인정사실
피고인이 운영하는 D과 피해 회사는 2012. 12. 5. 피해 회사가 선급금 등을 포함하여 10억 원의 사업비를 D에 지급하고, D이 공사를 완료한 후 피해 회사가 발전소 사업주들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에서 총 사업비의 10%를 합한 11억 원을 받기로 정하여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권리양수도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 제2조에 명기된 태양광발전소는 총 4개이고, 각 발전소별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다(이하 각 발전소 공사를 지칭할 때에는 순번대로 ‘○공사’라 하고, 4개의 발전소 공사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
같은 날 피해 회사는 D이 발전소 사업주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D이 이 사건 각 공사에 조달되는 자금을 피해 회사로부터 각 2억 5,000만 원씩 차용하고 이를 2013. 6. 4.까지 변제하되, 각 발전소 사업주들이 2억 5,000만 원의 차용금채무를 보증하고 각 발전소의 설비 및 사업권 일체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하였다.
아울러 피해 회사는 피고인에게 선급금 보증서를 교부해 달라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자본금 초과 문제로 수급인을 D로 하여서는 보증서 발급이 어렵다고 하면서 M과 AL을 통하여 보증서를 발급해 준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 회사는 2012. 12. 12. M과 사이에, 피해 회사가 ➊, ➋ 공사를 공사대금 각 2억 5,000만 원으로 정하여 M에 도급하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하도급계약에 따라 AM공제조합과 M은 2012. 12. 17. M의 피해 회사에 대한 선급금반환채무를 각 1억 2,500만 원을 한도로 보증하는 내용의 하도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M은 그 보증서를 피해 회사에 교부하였다. 피해 회사는 위 보증서를 교부받은 다음 날인 2012. 12. 18. 2억 5,000만 원을 D에 지급하였다. 마찬가지로 피해 회사는 2013. 1. 2. AL과 사이에, 피해 회사가 ➌, ➍ 공사를 공사대금 각 2억 5,000만 원으로 정하여 AL에 도급하는 내용의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건설공제조합이 AL의 피해 회사에 대한 선급금반환채무를 각 1억 2,500만 원을 한도로 보증하는 내용의 보증서가 2013. 1. 15. 피해 회사에 교부되었으며, 피해 회사는 그 다음 날인 2013. 1. 16. 2억 5,000만 원을 D에 지급하였다.
사기죄 성부에 관한 판단
피해 회사의 상무로서 이 사건 계약 체결에 관여하였던 G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D이 4건의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건설공사를 진행할 자금이 부족하니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에 필요한 자금 총 10억 원을 D에 지급하면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 사업권 4건을 피해 회사에 양도해 주겠다. 그리고 피해 회사가 D에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면 준공을 완료하여 1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이를 믿고 D에 선급금 5억 원을 지급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G의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계약서 등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와 부합하여 충분히 믿을 수 있다.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논의된 내용은 피해 회사가 이 사건 각 공사의 사업권을 양도받으면서 10억 원을 D에 지급하면, D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완료하고, 각 발전소 사업주가 지급할 공사대금에서 피해 회사가 투입한 사업비 10억 원과 그 10% 이윤을 합한 11억 원을 받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사건 각 공사의 사업권이 피해 회사에 양도되었더라도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하여야 하는 주체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D’임이 분명한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처음부터 이 사건 각 공사를 제대로 이행할 의사가 없었거나 적어도 피고인의 행위로 위 각 공사의 진행이 곤란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G는 수사기관에서 “공사계약 체결 시점의 상황에서 전혀 공사가 진척되지 않아서 추가로 5억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대구에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들을 점검하였으나 피고인을 만나기 어려웠고 피고인을 만날 기회가 있어도 잠시 후 어떤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피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3권 471쪽),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공사를 못하게 된 후 재하도급 업체 실제 책임자인 X와 공사 진행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행위 허가가 당연히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행을 했는데 중간에 보니 그게 안 되었고 당연히 그러면 개발행위허가를 진행하여야 되지 않나 이렇게 얘기가 오고 갔다.”라고 진술하였다(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26, 27쪽).
L 태양광발전소와 K 태양광발전소의 사업주 지위에 있는 AB는 수사기관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011. 2.경 제 명의로 L 태양광발전소, 처 AJ 명의로 K 태양광발전소의 사업자등록을 득하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 2개의 사업체는 수익사업이 전혀 없었고 이름만 등록된 상태였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227쪽), 피고인과 대질 조사를 받을 당시에도 공주시 AK은 흙도 파지 않은 상태였으며, 피고인이 선공사를 해두면 입찰에서 유리하다고 하였는데 현장에서 태양광 판넬을 보지도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권 177쪽).
한편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D이 아산시 H 지상에 I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D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인 2012. 8. 16. 이미 AN에 위 토지 및 지상건물을 매도한 상태였다(증거기록 1권 95쪽).
이 사건 계약은 D이 사업 권리를 양도하고 사업의 공사를 원만히 진행하여야 하며(4조 1)항 참조), 피해 회사의 사업 진행 및 준공에 필요한 모든 행정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6조 3)항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여 준공함은 물론 이를 위하여 요구되는 개발행위허가절차도 성실히 이행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관련자들의 진술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인은 피해회사로부터 선급금 명목으로 5억 원을 수령하고도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소 준공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개발행위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도 밟지 않는 등 공사를 사실상 방치하였다.
특히 AB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다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공주시 AK 지상에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하거나 상의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자신 명의로 AO로부터 태양광 판넬을 빌려 2012. 10.경부터 매달 평균 2,000만 원이 청구되어 피고인에게 태양광 판넬 비용을 처리하라고 하자, 피고인이 2013. 5.경 갑자기 피해 회사를 들먹이면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서 태양광판넬 비용을 해결해주겠다고 하여 피고인이 하라는 대로 피해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도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231~233쪽).
이러한 AB의 진술은 피고인이 태양광 판넬 비용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AP이 연대보증인인 AB 소유의 재산에 가압류를 한 사실이 있는 점(증거기록 3권 189쪽)이나, L와 K 태양광발전소가 피해 회사에 조속히 공사에 착수하여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이 있는 점(증거기록 1권 238쪽) 등에 비추어 믿을 수 있다. 그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발전소 사업주와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에 관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나중에 가서는 D이 진행하였어야 할 공사의 책임을 피해 회사 측에 전가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공사 중 개발행위허가가 지연된 공사 현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것이 피고인 측 사정과는 무관한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공사 진행 자체를 하지 못할 정도의 사유인지는 분명하지 않다(피해 회사는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직접 진행해 보려 하였으나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개발행위허가 절차에 나아가지 않은 채 이 사건 각 공사를 중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피고인이 거액의 공사대금을 받은 상황에서 아무런 대안을 찾지 않은 채 장기간 공사현장을 방치하기만 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교부받은 당일 ➊, ➋ 공사의 실제 하도급업체가 아닌 M의 기존 채무 변제에 2억 원을 사용하였다(피고인의 변소와는 달리 제반 증거들에 의하면, M은 위 각 공사의 실제 하도급업체가 아니었음이 분명히 확인된다). 나아가 피고인은 ➌, ➍ 공사 관련 하도급업체인 AL에 2013. 1. 16. 2억 5,000만 원을 지급한 후 곧바로 1억 5,0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X 개인 계좌로 송금하는 등<4> 피해 회사로부터 받은 선급금 명목의 돈을 자재구매대금 등 실제 공사를 위한 용도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선급금 5억 원을 교부받을 당시 양 당사자가 이를 반드시 이 사건 각 공사를 위한 공사대금으로만 사용하여야 한다고 그 용도를 특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D이 피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5억 원 말고는 별다른 여유 자금이 없어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를 다른 곳에 임의로 사용할 경우 공사의 진행에 필연적으로 지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점은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당시 피고인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 건물에는 2012. 12. 13.부터 2013. 6. 5.까지 여러 채권자들의 가압류가 있었던 점(증거기록 1권 87, 88쪽), ② D은 그 소유의 아산시 H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을 2012. 8. 16. AN에 매도함으로써 이를 처분하였는데, 당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AT 태양광발전소의 하도급업체인 N이 위 매매계약에 대하여 사해행위라며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위 각 부동산을 가압류하였으며, 2013. 2.경 신용보증기금도 위 각 부동산을 가압류를 하였던 점(증거기록 1권 95, 96쪽), ③ AN를 운영하였던 Y은 이 법정에서 ‘아산시 H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을 매도할 당시 피고인에게 3억 원 정도의 체납 세금이 있었고, N이 AN에 대하여 제기한 사해행위소송에서 AN가 패소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증인 Y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4 내지 6쪽), ④ 피고인은 L 태양광발전소 대표 AB 명의로 거액의 장비 렌탈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 AP으로부터 가압류를 당한 AB로부터 렌탈료를 지급하라는 독촉을 받았음에도 이를 변제하지 못하였던 점,<5> ⑤ AA은 수사기관에서 “M이 다른 공사 5~6건과 관련하여 D을 위하여 AP에 약 12억~14억 원의 연대보증을 섰는데 피고인이 부도가 나서 채무를 갚지 못하여 M이 하자증권 및 각종 증권을 발급받지 못하였다.”라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2권 24쪽), ⑥ 피고인은 D 직원들의 2012년도, 2013년도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던 점(증거기록 3권 666 내지 675쪽), ⑦ 피고인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3억 원의 설계비를 지급하지 못하였다며 AC에게 AS 명의의 보성군 AD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AC는 2012. 9.경 3억 원 이상의 설계비와 PF 대출금 25억 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위 발전소를 인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권 510쪽) 등 여러 사정들을 놓고 보면, 그 당시 D이나 피고인의 재정 상태로는 피고인이 공사 관련 비용에 사용하기로 한 공사대금을 다른 용도로 임의로 사용하더라도 이 사건 각 공사의 완성에 필요한 비용 내지 자금을 별다른 문제없이 조달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결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 회사가 피고인의 재정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판시 행위를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G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해 회사는 태양광발전 시설자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위해 선급금을 지급하였을 뿐, D의 재정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는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해 회사가 발전소 사업주들이 입보한 차용증과 AM공제조합 등이 발급한 보증서까지 교부받고 나서야 선급금을 지급하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D에 여유자금이 없어 10억 원의 사업비로도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았더라면, 선급금 5억 원을 교부하지 않았음은 물론 애당초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쳐질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피고인이 이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피해 회사로부터 선급금 5억 원을 교부받은 행위는 피해 회사에 대한 기망행위로 보기에 충분하고,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위와 같은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 회사가 약속한 사업비 5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각 공사를 준공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G는 이 법정에서 10억 원을 일시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였고(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19쪽), 공사의 기성률에 따라 사업비를 집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이 사건 계약 제10조의 문언 상 사업비는 오히려 공사 진척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급될 것임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피고인이 다른 태양광발전소 사업주로부터 정상적으로 공사대금을 받고서도 하도급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여 발전소 준공에 차질이 빚어진 사례가 있었던 점<6>까지 고려하면, 피해 회사가 추가 5억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2.『2020고합281』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관한 주장 및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거래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D과 S 사이의 태양광전지 모듈 공급계약에 끼워달라는 피해 회사 Q(이하 이 항목에서 ‘피해 회사’라 한다)의 부탁을 받고 이에 응하여 피해 회사를 S와 거래하게 한 것뿐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다른 거래 명목으로 S에 10억 원을 지급하였고, 여러 금전관계가 있던 S와 정산을 마치기도 하였는바, 피해 회사가 실질적으로 손해를 입은 것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 회사를 기망하지 않았고,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행위는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2도76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판시와 같은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 및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 R 및 피해 회사의 대주주이자 실무 담당자인 B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당시 D이 공사하는 현장에 납품받는 태양광전지 모듈을 피해 회사를 통하여 납품받으면 피해 회사의 매출이 늘어나 피해 회사에 투자하고 주식 상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모듈 대금은 피고인이 책임지고 지급하겠다고 하여 피해 회사 명의로 물품공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D이 송금한 돈을 다시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들의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서로 일치할 뿐만 아니라, 입출금 거래내역(증거목록 순번 20), 2012. 11. 19.자 합의서(증거목록 순번 10)와 피해 회사가 S 측에 보낸 메일 답변(증거목록 순번 17) 등 제반 증거들과도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다.
특히 위 2012. 11. 19.자 합의서는 ‘D이 피해 회사로 하여금 S로부터 매입하게 하여 발생되어 있는 피해 회사의 미지급 물품대금채무 25억 2,252만 원을 D이 책임지고 S에 지급하여 피해 회사에 민사책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 이를 정리하지 못할 시 D과 피해 회사는 S와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해 회사의 미지급 채무에 대하여 D과 S 양사간 해결하는 것으로 3자간 합의서를 작성하여 정리한다‘라고 명기되어 있고, 피고인이 이러한 D의 이행사항에 대하여 연대보증까지 하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진술은 더욱 믿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 회사 측이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매출 실적을 올리게 해 달라고 사정하여 S와 D 사이의 태양광전지모듈 공급계약에 피해 회사가 끼게 되었다는 취지로 변소한다. 그러나 R, B, AF, AU은 수사기관 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먼저 피해 회사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혔고 매출 실적을 올리는 방법으로 피해 회사를 통해 S로부터 모듈을 납품받는 것을 제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객관적·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S 측 직원 AG도 이 법정에서 Q과 모듈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투자에 관한 얘기를 들었고, 피고인의 요청에 의하여 D이 아닌 Q이 계약 당사자가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위 변소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배치되어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투자를 한다는 명목으로 S와 D 간의 태양광전지모듈 거래관계에 피해 회사를 계약 당사자로 편입시켰다. 피고인은 D이 작업하는 태양광발 전소 건설현장에 S의 태양광 전지모듈을 공급받는 한편, 피해 회사에 모듈 대금을 책임지고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모듈 대금을 피해 회사에 지급하였다가 D의 계열사인 다른 법인의 계좌를 통해 이를 도로 반환받는 등 거래의 외관을 작출하였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대한 투자를 하거나 모듈 대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사정을 피해 회사가 알았더라면 D과 S 사이의 거래관계에 개입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모듈 대금을 피고인에게 곧바로 반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러한 사정을 묵비한 채 피해 회사로 하여금 S와 태양광전지 모듈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피해 회사로부터 모듈 대금을 반환받은 것은 그 자체로 기망행위가 된다.
피고인은 2012. 1. 17.부터 2012. 2. 29.까지 D 혹은 AV 명의로 피해 회사에 23억 4,490만 원을 송금하였고, 피해 회사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위와 같이 금원을 입금받은 즉시 U<7>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총 20억 1,990만 원을 송금하였다. U 계좌로 입금된 위 20억 1,990만 원의 이후 송금내역은 다음과 같다.
위 20억 1,990만 원은 피고인 명의의 계좌와 D 부사장인 AX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 T은행 계좌로 각 분산 이체되었고, 피고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금원은 그 즉시 AY 명의의 계좌<8>와 U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분산 이체되었다.
AX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는 12억 3,000만 원이 이체되었는데, 그 중 12억 2,000만 원은 입금 즉시 AZ 명의 계좌로 이체되었다가 다시 D 명의 계좌로 이체되었고, 나머지 1,000만 원은 다시 AX 명의의 T은행 계좌로 이체되었다.
AX 명의의 T은행 계좌로 입금된 6억 8,000만 원은 입금이 이루어진 당일 AZ 명의 계좌로 이체된 후 D 명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이러한 거래내역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일정 금원을 지급하였다가 이를 다시 U 계좌로 반환받은 다음, 위 자금을 개인이나 다른 법인의 계좌로 여러 차례 이체하고, 최종적으로 D 계좌로 이체된 자금을 피해 회사에 다시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였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피해 회사에 송금한 23억 4,490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원을 순환시키면서 받은 자금을 사용하고 나서 이를 메꾸는 소위 ’돌려막기‘식 자금 운용 및 집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앞서 살펴본 피고인이나 D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에게 20억 원이 넘는 모듈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S가 공급한 태양광전지모듈은 D이 진행하는 태양광발전소 건설 현장에 공급되었고, 피해 회사와 S 사이에 체결된 태양광전지모듈 매매계약에 따른 모듈 대금의 지급기일이 도래하였음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모듈 대금을 주지 아니하였다.
S는 2012. 5.경부터 태양광전지모듈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인 피해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모듈 대금의 지급을 여러 차례 독촉하다가 2012. 10. 11. 피해 회사를 상대로 모듈 대금 22억 2,252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의 지급명령신청(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2차5666)을 하였다. 이에 피해 회사는 S의 위 지급명령신청을 취하시키고 S와의 모듈 대금 문제를 정리하고자 피고인을 찾아갔다. 그에 따라 2012. 11. 19. D이 미지급 모듈 대금을 책임지고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작성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약속한 사항들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해 회사의 이의신청으로 이행된 본안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2가합24084호로 물품대금 청구의 소) 과정에서 피해 회사의 예금채권이 가압류되었다(같은 법원 2013카단51017). 결국 피해 회사는 위 소송에서 패소하여 S로부터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대전지방법원 2014타채6802, 2014타채14198)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러는 동안에도 피고인은 여전히 S에 모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 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하고도 변호인선임을 이유로 본격적인 경찰 조사를 뒤로 미루고는 베트남으로 출국하여 잠적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당초부터 피해 회사에 투자하거나 피해 회사를 위하여 모듈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횡령죄에 관한 주장 및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X에게 피해 회사 V(이하 이 부분 항목에서 ‘피해 회사’라 한다) 소유의 쏘렌토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반납하라고 부탁하여 X가 위 차량을 곧바로 반납하였다고 알고 있었고, 피해 회사에 예치해 둔 보증금이 있어서 당분간 대여료 미납과 관련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인식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판단
관련 법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등 참조). 한편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라고 함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횡령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며, 반환거부의 이유 및 주관적인 의사 등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5345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788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이 사건 차량의 반환을 통보받고도 이를 반납하지 않음으로써 위 차량을 횡령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당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 또한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해 회사는 2013. 3. 6. 피고인이 운영하는 D이 대여료를 68일 이상 미납하고 있음을 이유로 ‘계약해지 및 차량반납 통보’ 제목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고, D의 직원 BA이 이를 수령하였다.
피고인은 D의 대표로서 피해 회사와 자동차대여이용계약을 체결한 장본인이고, 피해 회사의 직원과 대여료 납부 연체로 인하여 차량을 반납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통화까지 직접 하였으므로(증거기록 4권 777쪽), 이 사건 차량을 피해 회사에 반납하여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피해 회사의 직원이었던 AE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 회사는 다른 고객을 통해 X가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X에게 연락하여 이 사건 차량의 인도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2013. 6. 10.경 안산 대부도 휴게소에서 이 사건 차량을 겨우 회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차량을 D의 임직원이 아닌 X에게 무단 양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피해 회사 측이 나서서 이 사건 차량을 회수할 때까지 피해 회사 측에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았다. 나아가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 회사의 차량 반환 요청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도 전혀 없었다.
앞서 든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이 사건 차량을 반환해 달라는 통보를 받고도 이를 반환하지 않은 것은 횡령행위에 준하는 반환거부행위로 보아야 하고, 당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 또한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X를 통하여 이 사건 차량을 반환하려 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소는 이미 횡령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3년∼4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9>]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4년∼7년
제2범죄(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개월∼1년 4개월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징역 4년∼7년 8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선고형의 결정 : 징역 5년
피고인은 피해 회사 Q에 투자를 할 것처럼 기망하여 위 피해 회사를 태양광전지모듈 매매계약의 당사자로 끌어들인 다음 위 피해 회사로부터 20억 원이 넘는 모듈 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 회사 E를 기망하여 5억 원을 편취하였고, 피해 회사 V로부터 승용차 반환을 통보받고도 그 반환을 거부하여 이를 횡령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각 범행 경위와 내용, 편취금액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은 본격적인 경찰 조사를 앞두고 돌연 베트남으로 출국하여 장기간 도피생활을 하였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형사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다. 이 사건 각 범행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피고인이 피해 회사들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조치를 취한 바 없고, 그 중 피해 회사 Q은 S와 장기간 민사소송을 하다가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등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또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4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그 죄책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판시 횡령죄의 경우 대여한 판시 승용차가 회수되고, 보증금에서 미납 대여료가 공제되어 피해 회사 V가 입은 실질적인 재산상 피해는 많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전경호(재판장) 진선미 이영주
별지
각주1)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성명과 주소 등 신상정보의 기재를 생략한다.
각주2) 피고인의 방어권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을 적절히 수정하였다.
각주3) 이하 회사의 명칭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
각주4) AL의 운영자 W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계약금 3억 원을 송금하자마자 곧바로 2억 원을 달라고 하여 곧바로 D 통장으로 송금하였고, 나중에 2,000만 원을 송금한 것도 특별한 이유 없이 돌려달라고 하여 돌려준 것이다. 다시 곧바로 준다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그 후 연락이 안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34, 35쪽).
각주5) AB는 검찰에서 “2012. 10.경 피고인이 저 몰래 태양광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태양광 판넬을 AO로부터 제가 운영하던 L 태양광발전소 명의로 빌린 후 그 대금을 변제하지 않아 당시 법인의 보증인으로 등록되어 있던 AQ아파트 및 공주 AR 소재 임야에 대해 경매가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채무원금이 1억 8,000만 원 정도 되었는데, 이자가 붙어서 현재는 2억 6,000만 원이 청구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225쪽).
각주6) D에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도급하였던 AT의 운영자 Z은 이 법정에서 ‘AT 측이 D에 도급금액 35억 원으로 약정하고 2012. 11.경 AT발전소를 준공하기로 하였는데, 공사가 지연되고 피고인이 준공을 해야 하는데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직접 준공을 하였다. D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업체들이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발주자인 AT 측에 대금 지급을 해 달라는 소송이 진행되었다.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은행에서라도 공사 진행률대로 공사대금을 주었을 것이므로 공사자금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공사가 안 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각주7) U의 대표이자 피고인을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AW은 이 법정에서 2011년경 피고인의 제안으로 ‘U’라는 D의 자회사를 설립하였는데, 회사의 운영이나 자금 관리는 피고인이 하였으며, U 명의로 된 기업은행 계좌는 피고인이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AW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2, 3쪽).
각주8) 피고인은 AY 계좌로 5,000만 원을 송금한 경위에 대하여 검찰에서 ‘AY 소유 부지 지상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기존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이를 해지하기 위해 자금을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권 785쪽).
각주9) 동종 경합범이므로 이득액을 합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