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등
피고는 골프장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16년경 천안시 G에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관한 관련 허가를 받았고, 2019. 5. 23.경 위 사업에 대한 PF대출(이하 ‘이 사건 PF대출’이라 한다)이 실행되었다.
원고 A은 피고의 부사장 직위에 있었던 사람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의 이 사건 PF대출에 형식적·실질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고용노동청 고발 및 관련 형사사건 진행 경과
원고 A, B, C, D과 H, I, J은 2019. 8. 30.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2018. 4. 경부터 2018. 8. 31.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는 원고 A이 피고 대표이사 K과 함께 피고를 공동운영한 것으로 일응 판단하고, K과 원고 A을 공동피고인으로 하여, 원고 D과 H, J, I의 2018. 9.부터 2019. 8.까지 발생한 임금과 퇴직금 및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기소하였고(이 법원 2020고단2581), B C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위 두 사람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기소하지 않았다.
위 법원은 2021. 4. 27. 원고 D과 I, H, J이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K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를, 원고 A의 원고 D, H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원고 A의 D, H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 대전지방법원 2021노1613호로 항소심 재판 계속 중이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24,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피고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원고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미지급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를 사업장 소속 근로자로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의 가입자격을 취득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2, 3, 7, 12 내지 14, 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계약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거나, 원고들이 종속적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근로자의 지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A의 결정에 의해 이 사건 PF대출에 관여하게 되었는데,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조건이나 근로자로서 부담하는 구체적인 권리·의무관계를 명시한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한 바 없고(원고들과 피고는 피고가 원고들의 출·퇴근 시각, 주된 근무 장소, 담당 업무 등을 지정하거나, 원고들의 기본급·수당·상여금·식비 등 구체적 급여 내역 등을 합의한 어떠한 서류도 작성된 바 없다), 원고 A이 나머지 원고들과 사이에 위와 같은 사항을 명시적으로 협의한 사실도 없어 보인다.
원고 A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대표이사 K의 요청에 의하여 이 사건 PF대출을 맡아 진행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위 원고는 이 사건 PF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접 나머지 원고들을 모아 스스로 업무 지시를 하였고, 원고 A이 K으로부터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A은 이 사건 PF대출이 성사되었을 경우 그 대가로 피고의 주식 30%, 호텔부지 3,000평을 받기로 합의하였다가 그 합의를 번복하여 K에게 10억 원의 지급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 A이 근로자로서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임계약 등 다른 법률관계에 기하여 피고의 이 사건 PF 대출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고 D이 2019. 5.경 17,200,000원의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실이 있으나, 소득의 성질이 사업소득인 이상 이를 두고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 이외에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급여 등 근로의 대가를 지급받은 사실이나 원고들 주장의 피고로부터의 해고 전까지 임금 지급을 요청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 D과 B은 관련 형사사건 조사시 ‘PF대출이 성사되지 않으면 임금을 받기 어렵다고 인지한 상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고 A 또한 위 형사사건에서 ‘PF대출업무는 성사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PF가 안되면 다 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내가 대가를 받으면 나머지 원고들에게 다 조금씩 보장해주겠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원고 A은 피고와,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A과 사이에 각 이 사건 PF대출약정의 성공을 조건으로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고들이 이 사건 PF대출약정에 관여한 대가로 지급받기로 한 돈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원고들이 이 사건 PF대출약정 체결을 조건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의 액수조차 정한 바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여 원고들이 가입한 4대보험은 원고들의 근무 개시 당시 가입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대표이사 K이 미국으로 출국해 머물던 2019. 6. 1. 보험가입신고를 하였다가 K의 정정신고로 2019. 8. 가입 취소된 것이어서, 원고들 또는 원고 A이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가입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 A, B, D은 관련 형사사건 조사시 ’원고들이 모두 각자 분야의 전문가로서 피고 대표이사인 K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설명을 듣거나 다른 담당자가 알려줄 이유는 없었다‘라고 진술하여, 원고들은 피고와 별개의 독립된 주체로서 자신의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 B, C은 이 사건 PF대출의 성공을 위해 피고가 부담해야 할 이자채무나 운영비를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납부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통상적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흔히 있는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 E은 H의 아들인데, 이 사건 PF대출에 관여한 사람은 위 원고가 아닌 H이고 H의 신용문제로 사회보험의 가입자 이름을 아들인 원고 E으로 한 것임은 원고 E이 자인하고 있으므로, 위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님은 명백하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원(재판장) 양지혜 권종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