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전기전자제품의 부품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와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등기되어 감사 직위로 근무했던 사람이다.
임원 위촉계약 체결
피고는 2019. 12. 31. 기준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이상인 회사로서 상법 제296조 제1항, 409조 제1항, 제4항에 의하여 필수적으로 상근 감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원고는 2020. 5. 27. 피고와 임원위촉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이라 한다)하고 감사로 등기되었으며 위 계약에 따라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에 대한 해임 경위
피고는 2020. 12. 14.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자료에 ‘2020. 12. 29. 감사직무 현저한 부적응 및 선관주의 의무해태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를 하겠다는 취지를 고지하였다. 그러나 2020. 12. 23. 개최된 주주총회에서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경우 감사를 둘 수 없다는 법조문에 의거 위 안건을 상정하지 아니함‘이라는 사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를 하지는 않았다.
피고는 상법 제415조의2 제1항에 의한 감사위원회를 새로이 설치한 후 위 조항 단서의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경우에는 감사를 둘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2019. 12. 29. 원고를 해임(실질적으로는 계약 해지를 의미하나, 원고와 피고 모두 ’해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하고, 2021. 1. 15.경 원고에게 퇴직급여 9,437,46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외형상 피고와 임원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감사로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본질적으로는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임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으므로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해고 무효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나아가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19. 12. 30.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임금 10,000,000원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감사로서의 사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한 피고 소속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2,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 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실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통상적으로 주식회사의 임원으로서의 감사는 회사의 위임 하에 언제든지 이사에 대하여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할 수 있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 이사의 주주총회 안건 등에 대하여 조사할 권한이 있으며, 이사도 회사에 현저하게 손해를 미칠 염려가 있는 사실을 발견한 때에는 즉시 감사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감사는 필요시 일정한 경우 이사회를 소집할 권한도 있고, 소속 회사의 이사 및 사용인의 직위를 겸할 수 없다. 이렇듯 주식회사의 감사는 해당 회사로부터 객관적이고 자율적인 업무수행을 보장받는 공식적인 기관이어서(상법 411조 내지 413조 참조), 일반적으로는 소속 회사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를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 주식회사의 감사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회사의 지휘․감독하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임원의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근무장소에서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근무하면서 피고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주어진 감사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의 출퇴근 시각과 근무 장소가 고정적인 것은 상근감사의 성질에 비추어 당연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러한 사정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종속성의 징표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한 다음과 같은 업무 수행 내역 즉, 원고는 피고 본사나 베트남 현지법인의 종합감사계획을 수립하여 감사를 진행하거나, 감사로서 회사의 주요한 경영사항에 관하여 수차례 이사회에 보고를 하고, 피고의 전환사채계약서, 현금시제, 예금통장, 자기주식, 삼척연수원 등 피고의 전반적인 재산상태를 조사하고 미비 사항을 보완하도록 조치하였으며, 피고가 법률자문계약이나 IR업무를 이중으로 체결하여 진행해 오던 것을 일부 해지하고 단일화하여 종국적으로 비용을 절감 시키기도 하고, 기존에 시행 중이던 피고의 감사인 감사절차서가 피고의 실정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여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정을 시정하고자 원고가 현지법인을 포함한 각 부서별 업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감사규정을 제정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독립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에 따라 위임받은 내용인 ’사업목적 달성을 위한 생산, 영업활동의 주요 방침의 결정과 집행‘, ’조직의 유지, 발전을 위한 인력 및 조직관리‘ 사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와 같은 위임사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감독을 하였다거나, 그러한 위임사무 외에 피고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담당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원고의 감사로서의 직위가 형식적이라거나 명목적인 것으로도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서에 따르면 원고의 위임 사무처리에 대한 보수로서 연 일억 이천만 원을 12개월로 분할하여 매달 지급하고 그 외에 다른 금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원고의 피고 회사의 경영활동에 대한 지식 등을 존중하여 향후 피고의 고문으로 위촉할 것을 예정하고 있었던 점, 피고의 임원 퇴직금 규정에 의하면 원고와 같이 피고의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원으로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임원의 경우 일반적인 직원들과 별도로 임원 퇴직금 규정을 따로 두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성을 가진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더욱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임금 지급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설령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피고는 임기가 정해진 감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하여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상법 제415조, 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잔존임기의 임금 상당액을 손해로써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피고는 상법 제415조의2 제1항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감사에 갈음하여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였고, 그 경우 법령에 의하면 감사를 둘 수 없으며,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경영악화 및 직무폐지 등에 의해 인원조정이 필요한 경우 계약기간 중이라도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 해지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원고는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 제7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직무폐지 등으로 인한 인원조정이 필요하여 위 계약을 해지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상법 제415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을 피고의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 해지가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서에 따르면 직무폐지 등에 의해 인원조정이 필요한 경우 계약 기간 중이라도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점, 피고가 상법 제415조의2에 제1항에 의하여 감사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위 조항 단서에 의하여 더 이상 상근 감사를 둘 수 없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신설한 감사위원회의 설치가 강제의무사항이 아니고, 설령 감사위원회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원고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감사위원회 설치를 두고 감사 본연의 직무가 폐지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상 ’직무폐지로 인원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법 제415조의2 제1항의 문언 자체로는 감사위원회 설치가 강제는 아닐지 언정 특정회사가 감사기구 유형을 상근감사와 감사위원회 중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선택에 대한 별다른 조건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주식회사로서는 경영상 적절한 판단을 통해 감사기구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다만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하므로(상법 제415조의2 제2항), 피고가 원고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사 또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원고가 감사위원회 설치 전 상근 감사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원고를 이사 또는 사외이사로 선임하여 감사위원으로 선임하여야 한다고 인정할 근거도 찾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감사위원회를 신설함으로서 그와 양립할 수 없는 1인 상근감사로서의 직무는 폐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임원 위촉계약 해지는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원(재판장) 양지혜 권종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