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4. 29. 선고 2021가합10163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아산시 본점을 두고 택시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한 택시운전 근로자들이다.

나.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관련 규정의 변경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아산시에서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라.

취업규칙 및 임금협정 체결 경과

1)

피고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08. 6. 1.자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제정하면서, 위 취업규칙 말미에 '주 40시간제 실시에 따른 취업규칙등 변경동의서'를 첨부하여 소속 근로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

2)

이 사건 취업규칙 제33조에 따라 피고의 대표이사는 사용자 대표로서 2010. 6. 7. 근로자 대표인 상조회장 J, 총무인 K, 운영위원 원고 D 등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피고의 대표이사는 2013. 1. 1. 근로자 대표인 상조회장 J, L노동조합위원장 M과 운송수입금을 일부 인상[1차제의 경우 71,000원(NF) 또는 75,000원(YF), 2교대제의 경우 61,000원(NF) 또는 64,000원(YF)]하는 것으로 제외하고는 종전 임금협정과 유사한 내용의 새로운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이하 '2013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2017. 9. 23. 다시 피고의 노동조합분회 위원장인 M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2017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5, 갑 제11호증, 을다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실시 이후 취업규칙 등을 개정함으로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하고, 위 소정근로시간에 최저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원을 기본급으로 지급해왔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들이 실제 근무한 근로시간에 대한 최저임금 중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지급한 최저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최저임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채무가 있다.

2)

취업규칙 등의 개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이나 각 임금협약에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은 원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형식상 정해진 것으로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에 정해진 근로시간을 근로시간이라 할 수 없다. 임금산정의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의 정함과 관계없이 해당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한 시간이 되어야 하며, 초과수입금 취득을 위한 운행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기재 청구금액과 같이,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 중 원고들이 구하는 209 시간으로 산정한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N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관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2013년, 2017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의 변경 여부 및 각 협정의 효력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기 이전인 2008. 6. 1. 제정된 이 사건 취업규칙, 2010. 6. 7. 체결된 2010년 임금협정과 2013. 1. 1. 체결된 2013년 임금협정, 2017. 9. 23. 체결된 2017년 임금협정상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모두 4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 전후로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에 변경이 없는 이상, 피고가 소속 근로자들과 최저임금을 잠탈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협약을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원고들은, 피고가 2008. 6. 1.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이 아니라 주 40시간으로 하는 내용의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은 후 이와 다른 내용의 이 사건 취업규칙을 비치하고 있었다거나 당시 근로자들은 소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변경되는 것으로 알고 동의서에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 이후 소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에서 1일 4시간으로 단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갑 제11호증의 기재만으로 위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2017년 최종 임금협정에 따라 정해진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 4시간이라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취업규칙 및 임금협정 상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

원고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및 각 임금협정 체결 당시 피고에 노동조합이 없었으므로 근로자들이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합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등의 변경에 대한 근로자들의 이해를 구했다는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및 각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은 원고들에게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대다수는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제정에 동의하였고, 이후 근로자 대표로서 사용자 측과 각 임금협약을 체결한 상대방은 '상조회장' 및 '노동조합분회 위원장' 등 근로자들로부터 대표권을 위임받았거나 근로자를 대표할만한 지위에 있는 자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한 임금지급 의무의 존부

원고들은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은 최저임금법의 제한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직접 감독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므로 원고들이 실제 근로한 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고,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을 말하며,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의 계산,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환산,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의무 존부 등을 위한 도구의 개념으로 이용되어 실근로시간과는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서(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이 임금 지급의 기준이 되고, 소정근로시간과 다른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부족분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된 최저임금 부족분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목혜원 이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