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는 이 사건 결정문의 송달일로부터 3일 이내에 별지4 목록 기재 각 현수막을 철거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위 제1항 기재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채권자들은 집행관으로 하여금 채무자의 비용으로 위 각 현수막을 철거하게 할 수 있다.
채권자들의 나머지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분의 2는 채권자들이, 나머지는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 주식회사 A(이하 ‘채권자 A’이라 한다)은 대중골프장 설치 및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아산시 D에 있는 E 골프장(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을 소유하고 있다. 채권자 주식회사 B(이하 ‘채권자 B’이라 한다)은 부동산 임대 및 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채권자 A과 이 사건 골프장에 관하여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채무자는 F지역의 지역별 노동조합으로, 채권자 A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G 소속 근로자들이 채무자 산하 H 지회(이하 ‘채무자 지회’라 한다)에 소속되어 있다.
채무자는 2021. 8.경부터 이 사건 골프장 출입구 도로 주변에 별지1 목록 기재각 현수막(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 한다)을 게시하고, 그 근처에서 확성기나 음향시설을 이용하여 집회를 하면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이하 채무자의 현수막 게시 및 소음 유발 행위를 통들어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라 한다).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채권자들의 주장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는 쟁의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채무자는 채권자 A과 단체교섭 일정을 조율하던 중 조합원 과반수 찬성,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쟁의행위에 관 한 사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불법적으로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에 돌입하였다. 또한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는 통상적인 수인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이로 인해 채권자 A 및 그 대표이사의 명예가 심히 훼손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골프장 이용객에게 불편을 끼쳐 그로 인한 매출감소가 심각하다. 이에 채권자들은 재산권, 영업권 등 권리에 기하여 신청취지에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채무자의 주장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는 쟁의행위가 아닌 조합활동에 해당한다. 또한 위 행위는 채권자 A이 채무자 지회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채무자 지회를 일방적으로 탄압하며, 채권자 A의 물적분할로 인해 채무자 지회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이 발생한 데 대한항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그 태양이나 방법이 통상적인 수인한도를 초과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기업시설에 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노동조합과 소속 조합원을 상대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구하거나 같은 내용의 본안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헌법이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쟁의의 유동성에 비추어 법적 간섭은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노사의 이해 대립은 노사대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주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나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에는 고도의 신중함을 요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75754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활동으로 이루어진 선전방송이나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선전방송이나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전방송이나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 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선전방송이나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다227325 판결 등 참조).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나 통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참을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집회나 시위의 장소, 태양, 내용, 방법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다소간의 피해를발생시킨 경우에 불과하다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 2004. 10. 15. 선고 2004도446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기각하는 부분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아래 인용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볼 자료가 없는바, 이 부분에 관하여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부분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이에 관한 대체집행,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 신청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록상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가 쟁의행위에 해당할 정도로 채권자들의 업무를 저해한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헌법이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하고(제33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는 쟁의행위의 예시로 ’파업, 태업, 직장폐쇄‘를 열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평상시 업무를 운영하면서 단순히 시위적 단체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가 쟁의행위임을 전제로 한 채권자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채무자 지회 조합원들은 이 사건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고, 채무자는 소속 조합원인 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집회를 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채무자의 행위는 이 사건 골프장 및 그 인근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 현수막의 주된 취지는 채무자가 채권자 A의 일방적인 물적 분할로 인한 고용 불안에 항의하고 채무자 지회 조합원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조합의 단체행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인용하는 부분(별지4 목록 기재 각 현수막)을 제외하고는 그 문구 중 다소 과장되거나 거친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채무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위를 일탈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현수막으로 인해 이 사건 골프장으로의 출입이 방해되거나 인근 교통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다.
채무자는 이 사건 골프장 진입로나 골프 코스에 인접하여 확성기, 음향시설을 설치하고 민중가요를 재생하는 등 소음을 발생시켰고, 이로 인해 이 사건 골프장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다만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채무자가 발생한 소음은 단속수치(75데시벨)를 초과한 사실이 없고, 반면 채권자들 이 제출한 측정 결과들은 대상 소음의 측정 시기, 측정 지속시간과 측정 장소(소음원과의 거리, 측정 높이)가 분명하지 않으며, 측정 장소 부근의 배경소음이 정확히 구별되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이나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킨 사실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인용하는 부분
별지4 목록 기재 각 현수막의 경우, 그 표현에 비속어 내지 욕설이 포함되어 있고 글씨의 색깔이나 모양 등에 비추어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 행위의 태양이나 방법이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현수막의 설치는 조합의 정당한 단체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들에게 위 현수막의 철거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인정되고, 채무자는 그 중 일부 현수막을 자진하여 철거하였다고는 하나 나머지 현수막들에 대하여는 게시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또한 이 부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이상 그 실효성의 보장을 위하여 대체집행을 구하는 신청도 인용한다. 다만 현수막 철거는 작위채무이므로 간접강제를 구하는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2. 1. 14.
판사 채대원(재판장) 권종현 김성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