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4. 1. 16. 선고 2022가합10034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84,455,094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10.부터 2024. 1. 16.까지 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의 1/4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사안의 배경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다툼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피고는 건설장비 도 · 소매업, 부동산 개발업, 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15. 3. 16. 피고에 입사하여 2015. 7. 6.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2021. 10. 31. 피고에서 퇴사하였다.

2.

임금 청구 부분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피고가 중간중간 원고에게 대표이사로서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달이 있었는데, 그와 같이 미지급한 임금 합계가 61,862,030원에 이른다.

당초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시효이익 포기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2)

피고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달이 일부 있으나, 이는 경영상 이유로 원고가 스스로 임금을 포기한 것이므로, 당초 미지급임금이 발생하지 않았다.

설령 미지급임금이 발생하였더라도 소멸시효기간 3년이 경과하였다.

나.

일부 변제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임금 중 2019년 11월분 1,000,000원은 이미 2019. 12. 10. 지급되었으므로(을1),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임금채권 포기 여부

원고가 수년 동안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묵시적으로 임금채권을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미지급비용에 대한 계정별원장(갑12)을 보면, 피고는 임금지급 적요에 '12월급여일부', '급여2월일부' 등의 기재를 통해 미지급임금이 존재함을 명시하고 있는데 원고가 임금채권을 포기하였다면 '일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위와 같이 원장을 통해 미지급임금 액수를 관리할 이유가 없다.

원고가 임금채권 포기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소멸시효 완성 여부

1)

소멸시효 기간

피고는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원고의 임금채권에 3년이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고는 대표이사 등 임원의 보수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이 아니므로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민법 제163조 제1항은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에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은 변제기가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채권이면 충분하고 채권의 근거법률이 무엇인지는 관계 없다(국회의원 수당에도 이러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1966. 9. 20. 선고 65다2506 판결 참조).

원고의 임금채권은 이른바 '월급' 방식으로 지급되어 변제기가 매월 도래하므로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변제충당 및 소멸시효 기산일

원고는 피고가 수시로 지급한 임금은 법정변제충당에 관하여 규정한 민법 제477조에 따라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앞선 미지급임금에 차례대로 충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476조 제1항에 따라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의 제공이 그 채무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하는 때에는 변제자는 그 당시 어느 채무를 지정하여 그 변제에 충당할 수 있고, 이러한 지정변제충당의 요건이 충족될 때에는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이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가 제출한 피고의 미지급비용 계정별원장(갑12)을 보면, 피고는 임금지급 적요에 '1월 급여', '2월 급여' 등으로 표시하는 등 해당월이나 직전달 임금에 대한 변제임을 명시하여 금전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였으므로 임금지급 당시 이러한 지정변제충당의 내용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 스스로 작성한 급여정산자료(갑3)에도 피고의 지정변제충당이 유효함을 전제로 2015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중 17개월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미지급임금 발생시기는 위 급여정산자료에 따라 인정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소가 2022. 1. 25. 제기되었으므로 그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넘은 2015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사이에 발생한 임금채권에 대하여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시효이익 포기 여부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의사표시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판단은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참조).

원고는 피고가 2022. 5. 1.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원고에 대한 미지급임금을 인정하였고, 이는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2015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사이에 발생한 임금채권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년 2월까지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으므로, 그 이후인 2022. 5. 1.경에는 더이상 소멸시효 중단이 문제될 여지가 없고, 피고가 이미 완성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는지 여부만 문제될 수 있다.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 여기에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반하여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위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참조).

피고가 작성한 고소장(갑11)에는 계정별원장에 적시된 '2020. 12. 31. 98,245,880원'이 미지급급여를 정리한 내역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재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비추어 그 문구가 원고에 대한 미지급임금 액수를 기재한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설령 이를 원고의 임금채권 액수를 기재한 문구로 해석하더라도 피고가 소송사기 등으로 원고를 고소하면서 작성한 고소장에 이러한 문구를 포함한 점에 비추어 자신에게 유리한 시효이익을 법적으로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퇴직금 청구 부분

피고 정관(갑5-1) 및 임원퇴직금지급규정(갑5-2)에 따라 대표이사 퇴직에 따른 퇴직금 97,625,094원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퇴직금 지급의무 및 액수에 관하여 다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97,625,0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대여금(가수금) 청구 부분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개인 자금을 수시로 피고에게 대여하였고 퇴직 시까지 피고에게 대여한 금액 합계가 350,058,693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금은 모두 원래부터 실질적으로 회사에게 귀속될 자금에 불과하고, 원고 개인 자금이 피고에게 투입된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공인회계사인 감정인이 피고의 회계장부와 회계서류를 분석 검토한 결과 원고가 개인 자금으로 피고에게 투입한 가수금의 실질 잔액은 186,830,000원으로 산정되었다.

피고는 위 감정결과에 더하여 2015. 11.경부터 2016. 9.경까지 현재의 대표이사 C의 계좌에서 원고 및 원고의 누나 D의 계좌로 이체된 61,000,000원, 피고가 D의 계좌로 2018. 1. 23. 이체한 10,000,000원, 2018. 3. 14. 이체한 3,000,000원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각 거래는 계좌명의상 C과 원고, D 간 개인거래 및 피고와 D 간 거래로 추정되고, 달리 위 각 거래가 원고와 주식회사인 피고 사이의 거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 대여금 186,83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존부

피고는,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회사가 거래처로부터 수령할 물품대금을 원고 개인 계좌로 수령하여 횡령하는 등 피고로 하여금 손해를 입게 하였다면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원고에 대한 채무를 상계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횡령 등 불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상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284,455,094원(=퇴직금 97,625,094+대여금 186,83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변제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 2. 1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아람(재판장) 육은령 정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