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아산시 일원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임금지급방식
원고들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수당 등을 받되, 기존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원고들이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취업규칙 및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
피고는 2006. 2. 20. 근로자들의 대표인 E 상조회와 사이에 노사협약을 하였는데(이하 '2006년 노사협약'이라 한다), 2006년 노사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07. 10. 23.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2007년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이하 '2007년 취업규칙'이라 한다), 근로자들의 대표인 E 상조회는 같은 날 2007년 취업규칙에 동의하였으며, 2007년 취업규칙은 2007. 11. 1.부터 시행되었다.
개정 최저임금법의 시행 및 후속 임금협정의 체결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제6조 제5항으로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아산시 지역에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피고는 2014. 6. 25. 근로자들의 대표인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과 사이에 2014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 1일 근로시간을 3시간, 1주간 근로시간을 21시간으로 정하였고, 그 이후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1일 근로시간을 3시간, 1주간 근로시간을 21시간으로 정하였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대비하여 E 상조회 혹은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체결한 2007년 이후 취업규칙 및 임금협약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는, 2006년 노사협약에서 1일 근로시간을 7시간 20분, 1주 근로시간을 44시간으로 정한 것에 비추어,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2006년 노사협약을 바탕으로 2018. 12.까지는 월 173.8시간, 2019. 1.부터는 월 208.5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하여야 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1예비적 청구원인
피고의 2007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실제와 상이하고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종전 유효한 2006년 노사협약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하여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
제2예비적 청구원인
피고의 재정 곤란으로 2007년 취업규칙에 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피고 재정 상황이 회복되고 원고들이 1일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했던 2010년경부터는 이 사건 특례조항 취지에 부합하도록 소정근로시간을 2006년 노사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중 법정근로시간인 1주 40시간으로 재조정 합의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4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였다. 따라서 2014년 임금협약상 소정근로시간은 무효이며, 재정곤란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이 하향 조정되기 전 유효한 2006년 노사협약상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9,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07년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2007년 취업규칙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정한 부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더라도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것은 2007. 12. 27.이고, 아산지역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된 것은 2010. 7. 1.부터로서, 2007년 취업규칙이 개정된 2007. 10. 23.에는 이 사건 특례조항 자체가 신설되기 전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2007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007년 취업규칙을 변경하기 전부터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었으므로 2007년 취업규칙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적어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는 내용으로 최저임금법이 개정된 2007. 12. 27. 이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이어야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의 잠탈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06년경 적자가 누적되어 경영상의 위기에 처하여 급여 등 각종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존속이 어려웠던 상황으로 보이고, 근로자들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피고의 존속을 유지하기 위하여 2007년 취업규칙을 정함에 있어 배차시간 및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데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시간 근로 및 심야시간대운행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하여 공제요율이 증가하는데 대한 부담 및 야간수당이나 연장근로수당 등에 부담 등으로 장시간 근로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처럼 피고의 적자누적으로 인한 경영상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2006년 할인할증율은 대인 I 배상의 경우 150%, 대인Ⅱ 대물배상의 경우 200%로 수납분담금 합계 124,505,500원(계약대수 25대)이었으나 2007년 할인할증율은 대인I 배상의 경우 112.5%, 대인Ⅱ 대물배상의 경우 125%로 수납분담금이 합계 85,572,250원(계약대수 25대)으로 감소하였고, 2008년 할인할증율은 대인 I배상의 경우 85%, 대인Ⅱ 대물배상의 경우 70%로 수납분담금이 합계 56,500,000원(계약대수 25대)으로 감소하였으며, 2009년 할인할증율은 대인 I 배상의 경우 80%, 대인Ⅱ 대물배상의 경우 60%, 수납분담금이 합계 48,077,620원(계약대수 26대)으로 감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2007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배차시간 및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후 실제로 수납분담금이 확연히 줄어드는 등 경영상황이 개선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는 2007년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이유가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함이 아니라 경영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2006년 노사협약에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7시간 20분으로 정하면서 배차시간을 10시간으로 정하였으나 2007년 취업규칙에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으로 변경하면서 배차시간도 5시간 30분으로 변경하는 등 2007년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도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다만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2007년 이후 실제 배차시간은 6시간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배차시간이 6시간 정도라 하더라도 기존의 배차시간인 10시간에 비하여 단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피고가 적자누적으로 경영상의 위기에 처하자 피고의 존속을 위한 자구책으로 배차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처럼 배차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실제 근로시간이 단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잠탈을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제1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2007년 취업규칙에서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으로 변경한 것이 실제와 상이하고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시간의 범위 안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간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 것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이 실근로시간과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07년 취업규칙에서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으로 변경한 것이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제1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제2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설령 원고들의 주장처럼 피고의 경영 사정이 나아진 후 피고가 2014년 임금협약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종전과 같이 그대로 유지했다 하더라도 을 제14호증의 기재, 원고 A에 대한 일부 당사자본인신문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07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아산지역에서 수차례 택시요금 변동이 있었던 사실, 택시호출 앱의 등장에 따른 빈차 운행시간의 감소 등 근로여건과 관련한 여러 가지 상황의 변화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2014년 임금협약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한 것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제2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소정근로시간 단축과 사납금을 제대로 인상하지 못한 것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면 사납금을 제대로 인상하지 못한 것 역시 탈법행위를 위한 수단으로서 무효이므로, 주위적으로 정상적인 임금협정이 되었을 경우 피고가 받을 수 있었던 사납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사납금과의 차액으로서의 추가 사납금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07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성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