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을 각 벌금 5,000,000원에, 피고인 C를 벌금 1,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각 금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37일을, 피고인 B에 대하여는 36일을 위 각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03고단3097
판결선고
2004. 4. 21.
범죄사실
피고인 A은 D노동조합(약칭 'D노조') 부위원장 및 대전지방본부 위원장, 피고인 B은 2003. 5. 20. 대전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죄로 벌금 3,000,000원을 선고받은 사람으로 D노조 E본부(약칭 'E본부') 위원장, 피고인 C는 D노조 E본부 F지부 편집부장인바,
피고인들은
공소외 D노조 위원장 G, 사무처장 H, 조직쟁의실장 I, 정책기획실장 J, 교육선전실장 K, 서울지방본부 위원장 L 등 D노조 간부 및 조합원 약 9,888명과 공모· 공동하여 2003. 6. 28. 04:00경부터 같은 해 7. 1. 20:00경까지, 철도개혁법안의 입법철회를 요구하면서 조정절차나 쟁의행위를 위한 조합원 파업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서울과 대전, 부산, 영주, 순천 등 각 지역별로 노조원 약 5,200명이 M대학교와 N대학교 O캠퍼스, P대학교, Q대학교 등지에 집결하여 파업농성을 하다가 경찰의 강제해산조치 후 노조지도부의 산개투쟁 지침에 따라 철도청장의 업무복귀 명령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각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조합원 약 9,888명이 약 4일간 대전철도 차량정비창 등 전국 665개 사업장에서 총 노조원 21,272명 중 9,888명(약47%)이 동시에 근로를 거부하여 위력으로써 철도청의 여객운송 및 화물수송업무를 방해하고,
N대학교 O캠퍼스에서는 쾌적한 교육 및 연구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D노조측의 학교 사용을 불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3. 6. 17. 18:00경 D노조 중앙상황실에서 'N대학교 O캠퍼스로 집결하라'는 지침이 전달됨에 따라 즉시 미리 준비된 버스로 각 조합원들을 분승시켜 N대학교 O캠퍼스로 이동하게 하고, 함께 출발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같은 날 20:00까지 N대학교 O캠퍼스로 집결토록 각 지부장 및 조합원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지침을 전파하여 파업대오를 유지하기로 결의하고, 위 대전지역 D노조 간부 및 조합원 약 1,000여명과 공모 · 공동하여,
2003. 6. 27. 18:40경부터 충남 연기군 R 소재 위 N대학교 O캠퍼스에 학교측의 의사에 반하여 N대학교 O캠퍼스 부총장이 관리하는 학교 내로 들어가 다음날 07:00경까지 학생회관에서 파업농성을 함으로써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 및 수사기관 진술
수사보고(N대 O캠퍼스 교학팀장 진술 청취 ; N대 O캠퍼스 경비반장 진술 청취)
시설보호 요청서, 긴급업무복귀지시 발령, 비상근무발령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피고인들의 각 업무방해의 점), 각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319조 제1항(피고인들의 각 공동 건조물 침입의 점)
경합범 가중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 유치
각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미결구금일수 산입(피고인 A, B)
각 형법 제57조
소송관계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및 양형이유
소송관계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는 이 사건 파업은 정당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고, 건조물침입의 점에 대하여는 고의가 없거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판단
살피건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행위로 되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 자치적 교섭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의 절차를 거치고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는 수단,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요건이 필요한데, 판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동일한 파업에 대하여 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7579 판결 등 참조).
또 일반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건조물도 그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실상의 평온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건조물 침입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건조물의 관리자는 학생회가 아니므로 사전에 학생회측과 학교건물에 대한 사용에 관하여 협의를 하여 그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건조물 침입죄가 성립함에는 아무런 소장이 없고, 판시 증거들에 나타난 이 사건 건조물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 및 경위, 그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건조물침입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며, 피고인들의 행위가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위 같은 대법원 판결 참조).
양형 이유
권리는 권리자의 일정한 이익을 위하여 상대방인 의무자에게 그에 대응하는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법적인 힘으로서, 국가의 강제력으로 뒷받침되므로 권리행사 자체는 어느 정도 위력적 요소를 가지고 있고, 또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권리의 행사는 그 자체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많다(예컨대, 고소라든가 강제집행 등).
특히 국가기관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이나 의사를 관철하거나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집단적으로 행사될 것이 전제되어 있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집단적 의사표현의 자유, 단체행동권 등이나, 국가기관의 권한행사 등에 있어서는 그러한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한편 위와 같은 권리의 한계는 반드시 명백한 것이 아니어서(일반적으로 법률전문가인 법관의 경우에도 권리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각 심급마다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만큼 법률 문외한으로서는 더욱 알기 어렵다), 그 권리행사가 사후에그 한계를 일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하여 그 권리행사로 인한 결과만을 강조하여 무조건 이를 중한 형으로 처벌하게 되면, 권리자의 권리행사를 사실상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헌법이 기본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권리자들로 하여금 중형에 처해질 위협 하에 권리를 행사하게 하는 측면이 있으므로(특히 권리의 행사방법이나 목적, 절차 등이 복잡하고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 형을 정함에 있어서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98. 7. 16. 97헌바23 결정, 권리행사의 수단으로 기망행위가 사용된 경우에 관한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4914 판결, 소송사기의 엄격성에 관한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도373 판결, 언론· 출판의 자유에 관한 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및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 공소권 남용에 관한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는지에 관한 대법원 2003. 11.27. 선고 2003다40422 판결, 신의칙을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에 관한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2406 판결, 일조방해의 경우에 관한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72213 판결 등의 취지는 양형에 있어서도 존중되어야 한다)
또 근로제공은 단순히 의무의 성질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 권리(근로를 하지 않을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로 보장되어 있고(헌법 제32조), 국가는 이러한 근로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를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은 강제노역을 금지하고 있으므로(헌법 제12조 제1항),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형벌 부과의 결과가 위와 같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유의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근로자들도 다른 집단이나 단체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입법이나 정책에 대하여 집단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언론 및 집회, 표현의 자유 등을 가지고 있고, 형벌권을 집행하는 국가는 이러한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므로(특히 국가가 사용자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양형을 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이러한 자유권의 한계를 얼마나 일탈하였는지, 형벌의 부과 정도에 따라 이러한 자유권의 행사를 사실상 위축시키게 되는 것은 아닌지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업무방해죄는 그 주된 입법취지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이 사건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사적인 법익을 보호하려는 것임에 반해,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법'이라고만 한다)은 헌법에 규정된 근로자(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인들)의 노동3권을 보장함과 아울러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지 근로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의 사적인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후자의 법률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이것이 바로 업무방해죄의 위법성 판단과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72213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에 따르면 채무불이행은 그 자체가 위법하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하여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항상 형사상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 업무방해죄의 가벌성 판단에 있어 노동법위반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게 되면 공공의 이익을 빌미로 사용자의 이익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이 되어 노동법의 제정취지(제1조)에 반하게 되는 결과도 발생할 수도 있으며(노동법위반에 대한 정당한 처벌은 노동법에 규정된 형벌법규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독과점 기업의 근로자에 대하여 단체행동권을 인정한 이상 그로 인하여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공공의 이익은 침해될 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으므로, 업무방해죄의 양형요소로서 노동법위반의 요소나 공공의 이익 등을 크게 고려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동법 제4조는 '쟁위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고, 그 제1조에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이나 '근로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바, 형벌을 정함에 있어서 단체행동권의 행사가 이러한 목적과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지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평화적인 방법에 의하여 단순히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권을 행사한 경우에 이것이 업무방해죄로 처벌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그것이 '정당한 행위'인지 아닌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게 되는데, 이는 불확정 개념으로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지는 사회 상황이나 판단자의 주관적인 철학, 가치관, 이해관계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단체행동권 행사가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경우에 중형을 선고하게 되면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사람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사후에 누가 법 집행자가 될지, 또 그가 어디까지를 정당한 행위라고 판단할 것인지를 쉽사리 알 수 없어 극도로 그 권리의 행사가 위축될 위험이 있고, 나아가 법 집행자의 자의에 따라 어떤 사람은 중형에 처해지고 어떤 사람은 전혀 입건조차 되지 않는 등 선별적으로 처벌이 될 위험성도 크므로, 단체행동권 행사의 결과만 가지고 중형을 선고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나 책임형벌주의 정신에도 반할 우려가 있다(예컨대, 명시적이거나 혹은 해석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나 거주이전의 자유등과 같은 기본권 행사 자체가 언제든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도록 되어 있되, '다만 정당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생각하면 그 위험성의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법 집행자인 경우에는 그러한 위험성은 더욱 커질수 있고, 이를 이용하여 노동조합원들을 위협하거나 회유할 위험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노사관계 문제는 노사 당사자간의 사적 자치의 영역이므로 노사당사자가 자주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고, 국가기관이 이에 개입하는 것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노동법 제1조, 제5장 제1절, 제5절)도 형벌을 정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파업에 이르게 된 경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인 정부와 D노조는 그동안 철도개혁 방안에 관하여 오랫동안 격렬하게 대립을 하여 오던 중 2003. 4. 20. "향후 철도개혁은 D노조 등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논의와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고, 이러한 절차를 거쳐 관련 법안이 성안될 경우 조속한 시기에 국회 통과를 위해 철도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이하 '노정합의'라고 한다)을 작성하였다.
정부는 같은 달 23. D노조에 위 노정합의에 대한 후속 논의 준비를 위한 공문을 보내고, 같은 달 24.부터 같은 달 30.까지 청와대에서 관계기관과 정부에서 위촉한 전문가로 구성된 비공개 업무조정회의 및 토론회를 개최(여기에는 비공식적인 정부의 위촉에 따라 S단체의 정책부장이 참석하기는 하였으나 D노조의 대표로 참석하거나D노조에서 마련된 안을 가지고 이를 협의하기 위하여 참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하였다.
한편 D노조도 같은 해 5. 7. 위 노정합의안에 대하여 조합원 인준투표를 실시하여 이를 가결시키고, 같은 달 22.에는 외부 용역 의뢰 결과에 대한 최종연구결과 공개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 D노조 자체의 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같은 해 5. 23. D노조에 간담회 제안을 하였으나 D노조는 노조의 민주적 의견수렴 및 내부이견 조정을 거쳐 노조측의 안을 확정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이의 연기를 요구하면서 '5. 30. 대의원대회에서 기본적 방향을 제시한 후 6월에 조합원 총회로 최종 방안을 확정하고 이후 정부와 본격적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일정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사실상 거절하고 같은 달 28. D노조에 정부가 마련한 입법안을 보내고 위 정부안을 입법 발의할 예정이던 국회의원이 같은 달 30. D노조에 '위 법안에 대하여 6. 3.자 입법발의 예정으로 6. 2. 공청회를 개최하니 D노조에서 패널로 참석하여 달라'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으나, D노조에서는 위 공청회가 위 노정합의를 무시한 채 진행되는 일방적 요식적 행위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그리하여 입법 공청회는 D노조의 참여 없이 같은 달 2. 개최되었고, 같은 달 9. 위 법안이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에 D노조는 국회에 그 부당함을 알리는 자료를 제출하는 한편 여러 차례에 걸쳐 그 절차나 내용이 위 합의내용에 반하므로 입법절차 강행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정부에서는 국회에 출석하여 위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역설하여 같은 달 27. 위 법안 3개 중 2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되었고, 이에 D노조는 위 법안 처리를 반대하면서 이 사건 파업에 이르게 되었다. 그 후 같은 달 30. 위 법안 2개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다음날인 같은 해 7. 1. D노조는 파업을 철회하였다.
살피건대, 앞서 본 노정합의의 내용이 비록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 중요한 정책이나 입법을 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적법절차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인 정부가 이해관계에 있는 국민과 한 약속이자 사용자로서 한 노사간의 약속이므로 국민이나 노사간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도 최대한 성실하게 위 합의 내용을 지켜야 한다(행정행위에서 신뢰보호의 원칙 참조)고 할 것인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정부가 노정합의를 충분하고도 진지하게 이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위 법안이 그 마련 일정이나 내용에 관하여 D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된 것이 아닌 점, D노조가 위 노정합의에 따라 당시 나름대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내부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이 폭력적 방법이나 부당한 방법으로 입법 자체를 저지시키거나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입법내용을 변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노정합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것인 점, 법안의 국회본회의 통과 후 곧바로 파업을 철회한 점(파업 총기간이 3일 정도) 등 파업의 목적 및 경위에 있어 충분히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다.
또 파업의 절차면에 있어서도 D노조는 철도개혁과 관련하여 이미 2002. 11. 26.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였고, 2003. 2. 20.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51.6%의 찬성으로 2003. 4. 20.자 총파업을 결의하였는데, 총파업 돌입직전인 2003. 4. 20. 앞서 본 노정합의가 이루어지게 되어 그 파업을 철회하였다가 다시 그 합의에 대한 이행 여부 문제로 인하여 이 사건 파업을 하게 되었는바, 그 절차에 있어서도 참작할 사유가 있다.
위와 같은 점들과 피고인들이 D노조의 조합원으로서 파업결정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D노조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파업에 가담하게 된 점, 파업이나 집회 과정 혹은 학교 진입과정 등에 있어 물리력이나 폭력 등이 행사되지 아니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된 점, 학교의 학생회측과 협의가 되어 중앙 노조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학교에 진입하게 된 점, 학교측에서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대부분의 파업참가자들이 입건조차 되지 않은 점, 피고인 B은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은 오랫동안 자기의 업무에 충실하게 일하여 온 사람들로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직장을 잃게 되는 점,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을 선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수입이나 재산의 정도 및 그 지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가능성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벌금형의 액수를 정하기로 한다.
판사 정선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