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03일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한다.
이유
환송 후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인 2004. 2. 12.자 업무방해의 점(공소사실 제1항), 2004. 2. 21.자 업무방해의 점(공소사실 제2항) 모두를 유죄로 판단하여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환송 전 당심에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예비적으로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를 변경하는 공소장 변경이 이루어졌는데, 환송 전 당심은 이 사건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자,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 중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한 부분을 받아들여 그 무죄 부분을 파기해서 당원에 환송하였고,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제2항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제2항 부분은 무죄로 확정되었으므로, 당원의 심판범위는 파기환송된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한 부분에 한정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의 요지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0. 12. 중순경부터 충남 B 소재 C대학 정보지원센터에서 대학내 주전산기 시스템, 웹(DNS)·전자우편·입시·학사행정관리 등 네트워크 및 보안장비(방화벽) 등 각종 서버를 운영·관리하는 책임자로 근무하다가 2004. 2. 10.경 위 대학 교학처로 발령받은 자로서 D노동조합 E지부 사무국장인바, 2003. 11. 13.경부터 위 노조 E 지부는 사용자인 대학측과 조합원 가입범위 확대, 연봉제에서 호봉제로의 전환, 비정규직원의 정규직원화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단체교섭 및 지방노동위원회 중재 등을 거쳐 협상을 진행하여 왔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이 종국 결렬됨에 따라, 2004. 2. 11. 12:00경 위 C대학 노조 사무실에서 조합원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참가자 전원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여 같은 달 12. 13:00경 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는바, 위 대학 정보지원센터에서 실제 시스템 및 서버의 운영·관리에 관한 실무자로서 파업에 돌입하면서 같은 정보지원센터 직원인 공소외 F, G 등과 함께 정보지원센터 전산관리업무 일체를 중지하고, 홈페이지, 입시, 학사운영관리 등의 운영·관리에 필요한 대학 전산망 내 각종 서버에 대하여 기히 변경하여 놓은 아이디와 패스워드의 인계를 거부하여 위 대학 전산시스템 및 각종 서버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홈페이지 관리자 및 보안장비(방화벽)의 패스워드를 변경하여 위 대학의 홈페이지 및 전산시스템의 운영, 관리를 방해하기로 마음먹고, 2004. 2. 12. 09:32경 위 대학정보지원센터 사무실에서, 위 대학정보지원센터에서 교학처로 발령되어 홈페이지 관리자 등에 관한 정보를 변경할 정당한 권한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위 정보지원센터 시스템 관리 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사용하던 컴퓨터(IPV4 1 생략)로 위 대학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인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에 접속하여 위 홈페이지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 변경에 관한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여 위 대학 홈페이지 관리 등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위 대학의 홈페이지 관리 및 이에 부대한 대학입시, 학사행정안내 등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예비적 공소사실
위 가.의 (1)항과 같은 방법으로 홈페이지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권한 없이 임의로 변경하여 위계로써 위 대학의 홈페이지 관리 및 이에 부대한 대학입시, 학사행정안내 등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 위배
피고인은 위 대학의 정보지원센터에서 각종 서버와 프로그램 운용의 관리책임자로서 근무하면서 위 대학 홈페이지의 비밀번호 등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바, 위 대학이 피고인에 대하여 한 2004. 2. 10.자 전보발령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것으로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유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발령 이후에도 후임자에게 그 업무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위 관리자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권한이 없는 행위가 아니므로 피고인이 위 홈페이지의 비밀번호 등을 바꾼 뒤 이를 가르쳐 주지 않은 행위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공소장변경으로 인한 파기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환송 전 당심 제6회 공판기일에 예비적으로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공소사실이 적법하게 변경되었으므로, 공소장변경 전의 공소사실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고인의 법리오해 등의 주장은 여전히 이 사건의 쟁점이므로, 이하 그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법리오해,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관한 판단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되는바, 정보처리장치를 관리 운영할 권한이 없는 자가 그 정보처리장치에 입력되어 있던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하는 행위는 정보처리장치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여 정당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정보처리장치에 접속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로서 정보처리에 장애를 현실적으로 발생시킬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업무방해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 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에게 홈페이지 비밀번호 등을 변경할 권한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다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사용자가 피고인과 별도의 협의 없이 피고인이 입사한 이래 약 3년여 동안 계속 근무하던 정보지원센터에서 교학처로 인사발령을 한 사실과 그 후 C대학 H 학장이 2005. 6. 13.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에서 피고인의 전직과 관련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역시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C대학은 매년 3월과 9월경에 관례적으로 정기인사를 시행하여 오다가 2004년경에는 2003. 11.경부터 시작된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쟁의행위 상황에 대비하여 입학생 모집 및 신학기 준비 등의 행정업무의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예년의 경우보다 일찍 정기인사를 실시하게 된 점, 한편, 피고인은 최초 입사 당시 교학처(그 당시 학사지원처)에서 근무하였고, 그 후 전보발령 전까지는 정보지원센터에서 입시와 학적 관련 전산업무, 주전산기 운영 등을 담당해왔는데, C대학측은 교학처에 학적관련프로그램을 관리할 전산담당 직원이 없어 그곳에 전산직원을 배치할 필요가 있었던 반면, 피고인이 정보지원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던 전산업무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외부용역 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해 두었던 점, C대학은 이 사건 이후로 현재까지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아니하고 외부 용역업체에 이를 맡기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에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위 전보발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인은 전보발령 이후에도 후임자에게 그 업무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그 관리자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 홈페이지의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C대학 보안업무규정상에 홈페이지 관리자 등에 관한 정보 변경은 전산정보의 보안을 위한 것으로 분기 1회 이상 변경하되 단말기 취급자 및 관리책임자 교체시 즉시 변경하도록 되어 있어, 피고인이 2004. 2. 11. 저녁 무렵에 자신이 교학처로 발령난 사실을 알게 된 이상 홈페이지의 비밀번호 변경 등은 후임자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점, ② 피고인은 정보지원센터의 소장으로 새로 부임한 I 교수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무내용에 관한 보고를 미루다가 위와 같이 전보발령이 난 직후에 홈페이지 비밀번호를 변경해 버린 점, ③ 피고인도 자신이 홈페이지의 비밀번호 등을 변경한 것은 전산정보의 보안을 위한 통상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측과의 협상 결렬과 사용자측이 그 책임을 노조측에 돌리는 것에 대한 분풀이로 행한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홈페이지의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행위가 업무 인계인수 전에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전보발령을 받아 웹서버를 관리 운영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웹서버에 접속하여 홈페이지 관리자의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하였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의 행위로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또한 피고인은 피고인이 홈페이지 관리자의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정보처리장치의 작동에 직접 영향을 주어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게 함으로써 정보처리에 현실적인 장애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컴퓨터 등장애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위 (1)항 기재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인이 웹서버를 정보처리에 장애를 현실적으로 발생시킬 뿐 아니라 관리 운영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동안 입력하여 두었던 홈페이지 관리자의 비밀번호 등을 단지 후임자 등에게 알려 주지 아니한 행위와는 달리, 정보처리장치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여 정보처리에 현실적 장애를 발생시킴으로써 위 C대학에 대하여 업무방해의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그 당시 위 C대학이 웹서버의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에 접속하여 홈페이지의 내용을 변경할 현실적 필요성이 없었다거나 프로그램을 초기화하는 방법으로 쉽게 그 관리자의 비밀번호 등을 복구할 수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위와 같이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