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는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 피고인 A은 위 회사의 자금담당 이사이다.
피고인들은 2008. 3. 13. 주식회사 E 법인을 설립하고 F 책임연구원인 G이 개발한 친환경 염화칼슘용 첨가제를 제조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세라폴라테크로부터 논산시 H 토지 및 공장건물을 14억 원에 매입하되, 위 공장과 공장 기계에 설정된 외환은행에 대한 11억 원의 채무를 승계하고, 3억 원을 지급하기로 구두 약정하였으나, 법인 통장잔고가 130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면서 A이 차용한 1,000만 원만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3억 원을 차용하여야 할 형편에 이르자 평소 사업관계로 알고 지내던 I을 통하여 2008. 6.경 피해자 J를 소개받게 되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08. 6.경 광명시 K빌딩 7층에 있는 피해자 J가 운영하는 'L' 사무실에서, 피고인 A은 I과 함께 피해자에게 "F 책임연구원인 G이 친환경 제설제첨가제를 개발하였는데 곧 특허출원을 할 것이다. 조달청을 비롯하여 한국도로공사, 계룡시청, 충남도청과 납품하기로 다 이야기가 되어서 2008년도 말까지 100억 이상의 매출이 이미 확보되어 있고, 2009년도에는 200억 상당의 매출이 예상되어 있다. 개발 자금에 대하여는 은행과 대출까지 이야기가 되어 자금도 다 확보된 상태이다. 친환경제설제 첨가제를 제조할 공장이 필요한데, 공장부지 이전에 필요한 자금 1억 원을 빌려주면, 한달 내 원금 1억 원을 변제하고, 그로부터 두달 내 그 이자조로 1억 8,000만 원을 주겠다. 공장을 인수하면 공장 내 설비만 해도 고물로 넘겨도 1억 5,000만 원 상당의 가치가 있으니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 B는 2008. 6.경 논산시 H에 있는 공장 부지를 둘러보면서, 피해자에게 "이 미곡 공장에 있는 기존시설을 이용하여 제설제 첨가제를 생산하기 위하여 이미곡공장을 매입하려고 한다. 이 땅은 현재는 한국외환은행에서 임의경매 신청하여 진행 중인데, 소유자인 주식회사 세라폴테크에서 그 경매를 유보시키기로 하였고, 그 명의를 주식회사 E으로 이전하기로 하였다"고 말하고, 피고인 A을 통하여 2008. 7. 11. 광명시 철산동 소재 법무법인 광명 사무실에서 2008. 8. 20. 원금 1억 원과 같은 해 10. 20. 이자 1억 8,000만 원을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 천연칼슘 제조제 첨가제는 기초연구만 되어 있고, 상업성에 대한 연구와 실험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개발준비단계로서 향후 1년 정도 연구가 진행되어야 제품개발이 완성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고, 조달청을 비롯하여 한국도로공사, 계룡시청, 충남도청에 납품하기로 예정된 바도 없어 2008년도 100억 이상의 매출과 2009년도 200억 상당의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전혀 없었으며, 당시 위 미곡공장은 2008. 4. 28. 임의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반면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의 통장잔고가 130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고 있어 돈을 빌려 위 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주식회사 E 명의로 이전받더라도 경락가인 약 7억 원 내지 8억 원을 마련할 자력이 없어 경락으로 인하여 소유권이 언제든지 다른 사람으로 이전될 수 있는 상태였고, G에게 지급하기로 한 영업개발 계약금 1억 원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금융권으로부터 위 공장과 기계를 담보로 대출에 대한 확약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출가능성 자체도 희박한 상태였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이 돈을 빌리더라도 약속대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주식회사 E 명의의 농협통장으로 2008. 7. 15. 2,000만 원을, 2008. 7. 21. 7,600만 원을 송금받아 2회에 걸쳐 차용금 명목으로 합계 9,600만 원을 편취하였다.
판단
I 및 그와 함께 있었던 피고인 A이 J에게 투자를 권유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제시하고 납품처가 확보되어 있으며 2008.경부터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이미 확보되어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J의 이 법정과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은, I과 피고인 A이J에게 제시하였던 사업계획서 자체의 내용과 사업계획서의 통상적인 의미, 고소인으로서 과장해서 진술했을 가능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J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이 공장 내 기계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다.
설령 I이나 피고인 A이 J에게 2008.경 수익성에 대하여 공소사실과 같이 허위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약 3개월 만에 원금 1억 원의 2.8배 금액인 2억 8,000만 원을 변제하기로 약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J가 납품처 확보나 2008.경 수익성에 대한 거짓말에 속아서 돈을 빌려주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J가 이 법정에서 진술하고 있듯이 G 박사를 직접 만나 친환경제설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업계획서도 보았으며, 공장부지를 둘러보니 사업이 충분히 가능한 규모였고, 피고인들이 사업하려는 자세가 되어있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돈을 빌려주었다고 보인다.
그 밖에 검사가 공소사실에서 피고인들이 J에게 했다는 거짓말은 피고인들의 실제 사업 진행 상황 및 계획과 대체로 부합하므로, 남은 쟁점은 피고인들이 과연 J에게 돈을 차용할 당시 약정한 것처럼 약 3개월 만에 2억 8,000만 원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소사실과 같이 적어도 J에게 차용금을 받을 당시인 2008. 7. 21.경까지는 피고인들이 인수하는 미곡공장 부지와 공장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피해자에게 약정한 돈을 지급하려고 하였고, 친환경제설재 사업의 사업성에 대하여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일관된 변명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들은 J에게 금원을 차용하기 전인 2008. 7. 11.경 J 앞으로 피고인 B및 피고인 A의 처 M을 채무자로 하는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는바, 법인이 아닌 개인을 채무자로 하는 공정증서 작성은 피고인 A 측(I)이 먼저 제의하였다.
J는 주식회사 E('주식회사 N'으로 상호 변경, 이하 'N'이라고만 한다)의 법인 계좌로 2008. 7. 18. 그리고 2008. 7. 21. 합계 9,6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피고인 A도 2008. 8. 21. 같은 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들이 설립한 N은 2008. 8. 5. 피고인들이 친환경제설재 생산 공장으로 이용하려던 미곡공장 부지와 공장 건물에 대하여 전 소유자인 주식회사 세라폴테크(이하 '세라폴테크'라고만 한다)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2009. 9. 3. 임의경매로 매각되기 전까지 세라폴테크의 가압류채권자 O의 가압류 등기(청구금액 2,700만 원)와 세라폴테크의 가압류채권자 주식회사 내추럴시스템의 가압류 등기(청구금액 5,000만 원)가 각각 말소되었다.
피고인 B는 2008. 9. 23.경부터 같은 해 11. 7.경까지 N의 실제 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고용하였는데, 그 중 1명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J, G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G 박사는 친환경제설재 개발이 완료되었다는 취지로 J 등에게 설명하였고, 피고인들에게 실험실에서 개발한 친환경제설재로 눈을 녹이는 모습을 실험기구로 보여주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G 박사가 피고인들에게 친환경제설재의 사업성에 대하여 다소 과장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G 박사는 이미 2007. 9. 3.경 피고인 B와 기술개발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협약내용 가운데 그가 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약 1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공정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같은 달 20.까지 당장 생산 설비 설치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을 뿐이다.
J도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금전차용이 피고인들의 사기행위로 인해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피고인들이 계획했던 사업진행이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증인의 돈을 변제받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저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해서 고소를 했는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등 머릿속이 복잡합니다"라고 증언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가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까지 연락이 잘 안 돼서 이렇게 됐지만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A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A도 피해자인 것 같다고 생각이 되기도 하고 A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피고인들이 결국 미곡공장 부지 및 공장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지 못했다는 사실 이외에 J로부터 차용했던 2008. 7. 21. 당시 벌써 그들의 대출 계획은 실현가능성이 없었고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라도 이를 인식하였다는 점에 대한 별다른 자료는 없다.
오히려 당초 미곡공장 부지 및 공장 건물을 취득하여 이를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음으로써 임의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인 한국외환은행에 대한 피담보채무와 J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고도 남는 자금으로 사업을 하려했는데,2008.경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에서도 금융경색이 있었기 때문에 대출받지 못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피고인들로서는 예측하기 곤란했던 위 금융위기만 아니었다면 피고인들의 당초 계획이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들이 J로부터 송금받은 돈을 친환경제설재 사업 이외의 개인적인 용도등에 사용하였다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
피고인들 모두 이 사건 금전 차용 이전에 동종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은 범죄 전력이 전혀 없다.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종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