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P과 이 사건 1, 3공구 준공청소공사를 공동으로 시공하였으므로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어 임금지급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 D, E, F, G, H,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 D, E, F, G, H,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인 J, K, L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만이 항소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당사자 간의 공방대상에서 벗어났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무죄로 인정된 부분에 한정한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 D, E, F, G, H,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P이 청소공사를 하기 위해 광고 등을 위하여 근로자들을 모집하였고 위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피고인이 아닌 P의 지휘, 감독을 받아 작업하였으며 근로자들이 받은 일부 임금도 P으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것이고 당초 P에게만 체불임금을 요구하였던 점, 청소도구와 같은 작업도구도 P에게 요구하여 P이 준비해주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사현장의 근로자들과 피고인 혹은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N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13025 판결 참조).
인정되는 사실관계 및 사정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이 인정된다.
대전 O블록 신축공사에서 시공사인 주식회사 X은 주식회사 Q와 준공청소계약을 체결하였고, 주식회사 Q는 'N회사'의 대표인 피고인과 사이에 O 신축공사 중 1, 3공구 준공청소공사에 대한 시공참여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초 위 1, 3공구 준공청소공사에 대한 시공참여계약은 주식회사 Q와 P 간에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P에게는 개인사업자 명의가 없었기 때문에 사업자 명의가 있는 피고인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었고, 따라서 피고인은 주식회사 Q로부터 1, 3공구에 대한 준공청소대금을 자신의 계좌로 받아 대부분은 바로 P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 준공청소공사 중 2공구에 대하여는 실질적으로 공사를 맡아 본인의 책임 하에 진행하였다.
1, 3공구 준공청소공사 지역에서 일을 하였던 L 및 K, J, AA 등의 진술에 의하면, 이들은 P과의 구두계약을 통하여 고용되었고 따라서 임금책정 및 업무지시, 청소도구 준비 등은 모두 P의 주관 하에 이루어졌으며 실제로 P으로부터 수개월에 걸쳐 임금을 지급 받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위 지역의 공사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고 현장에 온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이 체불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고용계약서상의 명의자는 피고인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법적인 임금청구는 피고인을 상대로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근로자들 역시 체불된 임금의 지급책임은 사실상 모두 P에게 있고 피고인은 단지 형식적인 고용계약의 명의자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피고인은 자신이 실질적인 근로감독관계에 있었던 2공구에 대한 미지급 임금은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시공참여계약서상 계약당사자가 피고인으로 되어 있어 주식회사 Q와의 관계에서 계약불이행에 대한 책임이나 세금계산서 발행, 금원의 송금 등이 모두 피고인 업체 'N회사'과 연계되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식회사 Q와의 관계에서 계약당사자가 피고인으로 되어 있음에 따른 것이고, 실질적으로 준공청소공사를 한 근로자들과 누가 근로감독관계에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서 달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준공청소공사 지역 중 1, 3공구에 대해서는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 임금액수와 같은 업무내용을 피고인이 아닌 P이 직접 정하였고, 근로자들도 P의 지시에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청소도구나 비품 등도 P으로부터 공급을 받았고 업무내용이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이 모두 P에 의해 이루어졌던 점, 당심 증인 R, V는 피고인과 P, P과 근로자들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과 위 1, 3공구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감독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희(재판장) 박우근 김선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