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94조는 근로조건을 변경할 때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그 조건이 불이익한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불이익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는 절차는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당해 근로조건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평일 오전, 오후 당직시간을 기존보다 각 30분씩 연장하는 어린이집 운영규정의 변경은 당직근무시간이 현재의 근무행태에 맞게 조정된 것에 불과하여 변경된 내용이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기는 어렵고, 초과근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근무 별도 지급 조항이 삭제되었다 하여 불이익변경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 이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34명 중 23명으로부터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내용을 충분히 읽고 숙지하였고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내용 및 시행에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받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과반수 의견을 듣지 아니하고 어린이집 운영규정을 변경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배제하는 것이므로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참조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어린이집 운영규정이 변경되기 이전인 2012. 2. 1. 전체교사회의에서 어린이집 원장을 통하여 운영규정이 변경될 예정임을 알렸고, H노동조합 I지부의 지부장인 K을 찾아가 운영규정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K이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인으로서는 운영규정 변경 전 노동조합과의 협의절차를 거쳤던 이상 실질적으로 운영규정 변경 전에 의견청취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여지가 있고, 운영규정 변경 이후에는 실제로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이 사건 운영규정 변경에 이의가 없다는 의견을 청취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이 사건 어린이집 운영규정 변경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정당행위라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검사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었는지 여부가 취업규칙 변경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전제조건이 되므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의견청취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검사가 원용하는 판례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 예외적 경우에 대한 것일 뿐, 의견청취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위법성 조각이 불가하다는 취지가 아닌 이상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희(재판장) 박우근 김선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