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체불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유죄를, 연차유급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무죄를, 근로자 F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기각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부분에 대해 항소하여, 원심 판시 공소기각부분은 항소기간 경과로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216 판결 참조), 당심 심판범위는 공소기각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무죄부분에 대하여)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은 22명의 상시 근로자가 근무하는 회사로서 근로자들이 법정휴일 내에 최소한 휴가를 보장받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고 연차유급근로수당을 요구하였음에도 H 대표인 피고인은 이를 거부하고 노동조합원들에게 배차 거부 및 부당한 징계를 하는 등 상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원인 근로자 C, D, E(이하 'C 등'이라 한다)의 연차유급근로수당을 일정한 날짜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연차유급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 형량(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임금 ·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임금 · 퇴직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경우뿐만 아니라 기타 사정으로 사용자의 임금부지급에 고의가 없거나 비난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그 죄가 되지 않는다. 임금 · 퇴직금 등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임금 ·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7도9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근거하여, ① C 등이 현대자동차측 휴무일정에 맞추어 또는 명절 전후 휴가를 사용한 점, ② 연차유급근로수당의 지급의무 존부 · 범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에 관하여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점, ③ C 등이 H에 재직 중이고, 피고인은 C 등에게 다툼이 있는 수당에 관하여서만 지급하지 않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지급하였으며, 다툼 있는 연차유급근로수당에 대해서도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지급할 예정인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연차유급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어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H은 운수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회사로서 외부고객 회사인 현대자동차의 출퇴근 통근버스 운행이 그 주된 사업이므로, 근로자의 휴무를 현대자동차 측의 휴무 일정과 맞춰야 하는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② H 취업규칙에 의하면, '1주간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1일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회사는 기능부문별 업무특성과 업무성격에 따라 사원대표 또는 사원들의 서면합의에 의해 전항에 정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제67조 제1항, 제2항).', '회사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사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회사는 연차휴가를 사원이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사원이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제91조).'라고 규정되어 있어 사업운영의 필요에 따라 근로자의 연차휴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이 부분 연차유급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이 부분 검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을 합리적이유 없이 약정을 위반하여 근로자인 C 등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범행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범행 전후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검사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순교(재판장) 안지연 박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