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3. 8. 22. 선고 2013노594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①

피고인 A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고, ② 피고인 A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G에게 말한 것은 상담과정에서 나온 행위에 불과하므로 노동조합을 조직·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③ 노동조합법 제94조는 책임주의에 반하는 양벌규정으로서 위헌법률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량(각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1)

피고인 A이 노동조합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는 '사업주'뿐만 아니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도 포함되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A은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대전사업단 단장으로서 대전·충남 전역의 E, F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자인바,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소정의 '사업의 경영담당자' 내지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지배 내지 개입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회사의 대전사업단 단장으로서, 대전·충남 전역의 E, F 업무를 총괄하며 소속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등 피고인 회사 대전사업단 소속 노조원들에 대한 인사나 근무 조건 등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2)

피고인 회사는 주식회사 케이티가 2011. 6. 17. 경 VOC 업무(악성민원 응대업무) 위탁을 해지하자 주식회사 케이티에서 피고인 회사로 전적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였는데, G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는 사직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피고인 회사와 교섭하기 위하여 'H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그 무렵 위 노동조합의 피고인 회사 지부인 이 사건 노조가 설립되었다.

(3)

한편, 피고인 회사는 G 등 사직서 제출을 거절한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E센터 상담사 등 그들이 원하지 않는 부서로 배치하였는데, 이에 G은 2011. 9. 1. 경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는 등 계속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고, 피고인 A은 그 무렵인 2011. 9. 8. 경 L, G 등 이 사건 노조원들에게 개별면담을 제의하였다.

(4)

피고인 A은 G과 개별 면담을 실시하면서 그에게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들 외에도, "이 사건 노조를 탈퇴하면 본사와 협의하여 일반직 기준으로 원래 일하던 연고지인 천안 I 쪽으로 발령을 내어주고 보수는 E 상담사 신규사원 수준으로 맞추어 주겠다.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들어온다고 해서 그게 1~2년 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3~4년씩 걸린다. 재판 끝나서 남는 게 뭐예요? 원직복귀 그 이상 그 이하 아무 것도 없어요. 이미 조직에서는 여러분들이 여섯 명이서 해사행위를 한 거잖아요. 요즘 회사 이미지가 얼마나 실추가 됐어요? 예를 들면 다 알고 있어요. 본사에서는 여러분들 일거수일투족, 어디 가서 뭐하고 한 거, 그러니까 '지금 어떤 내 권리를 찾기 위해서 해사행위를 했지만, 앞으로 안 하겠다' 그렇게 의사표명을 해 줘야 회사에서도 저기를 할 거 아니에요. 사실은 B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무자비한 얘기지만, 진짜로, 인원은 회사에서, 다 잘라버리고." 등의 발언을 하였는바, 이는 단순히 근로자의 처우 개선 및 고충 처리 등에 관한 개별 상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발언의 수위를 넘어서서 피고인 회사의 정책에 대하여 반대입장을 취하며 반발하는 이 사건 노조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려는 의사에서 이루어진 발언으로 추단할 수 있다.

(5)

또한,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노조원은 22명이었고, 그 중 피고인 회사 대전사업단 내 노조원은 G을 포함하여 6명에 불과하였는데, 피고인 A은 G, L 등 피고인 회사 대전사업단 내 이 사건 노조원들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위와 같이 면담을 실시하면서 이 사건 노조로부터의 탈퇴를 회유·종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노동조합법 제94조의 위헌 여부

노동조합법 제94조는 "법인 또는 단체의 대표자,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88조 내지 제93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는바,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조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제94조는 그 자체로서 책임주의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법인은 기관을 통하여 행위하므로 법인의 경영방침이나 주요의사를 결정하거나 그 법인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기관이나 종업원 혹은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자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대리인이 그의 권한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그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을 것이고,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자가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한 범법행위에 대하여 법인에게 형사책임을 귀속시키더라도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인바[헌법재판소 2010. 9. 30. 선고 2010헌가61 결정, 헌법재판소 2010. 7. 29. 선고 2009헌가25, 29, 36, 2010헌가6, 25(병합)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은 피고인 회사 대전사업단의 전체 업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그의 행위는 실질적으로 법인 즉 피고인 회사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나아가 그의 권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제94조 등에 근거하여 피고인 회사를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 A은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경위 및 범행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피고인들의 각 범행은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 등을 도모하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인점, 그 밖의 피고인 A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검토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이혜민 구자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