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4호증, 을 제1 내지 4, 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B대학교 산학협력단 소속의 교원(교수)으로 근무하다가 2012. 8. 31. 계약만료로 퇴직하였고, 그 무렵 B대학교의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로 위촉되어 'C'라는 과목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2. 12. 26.경 위 수업의 수강생들에 대한 성적 처리를 마친 후 2012. 1. 7. 피고에게 고용보험법에 따른 수급자격인정신청서(이하 '이 사건 신청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는데, 이 사건 신청서의 '현재 취업상태 여부' 옆의 '미취업'란에는 '✓'라고 표시하였고, '최종이직사업장의 명칭'란에는 'B대학교 산학협력단', '최종이직사업장의 이직일'란에는 '2012. 8. 31.'이라고 각 기재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소정 급여일수 120일, 1일 구직급여액 40,000원의 수급자격을 인정받아, 2013. 1. 14.부터 2013. 2. 18.까지 합계 144만원의 구직급여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2013. 6. 17. '원고는 이 사건 신청서 제출 당시 B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취업 상태이어서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미취업 상태라고 허위로 신고하여 구직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구직급여 지급의 제한, 지급받은 144만원의 구직급여의 반환명령 및 같은 금액의 추가징수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 대한 B대학교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 위촉기간은 강의가 종료된 2012. 12. 12.자로 만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신청서 제출 당시 원고는 미취업 상태이었다. 따라서 원고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받은 것이 아니다.
원고는 B대학교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 위촉기간이 2013. 2. 28.자로 만료되는지 알지 못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신청서 작성에 앞서 피고의 담당 직원인 D에게 자신이 정규직 교수에서 퇴직한 것이 2012. 8. 31.이고 이후 시간강사로 근무하였으나 4대 보험을 적용받지 못했고 현재 시간강사로서 강의를 모두 마쳤는데, 수급자격인정신청서에 '최종이직사업장의 이직일'란을 언제로 적어야 하느냐고 문의하였고, 이에 D가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자격 취득신고 여부를 전산으로 조회한 다음 최종신고일이 2012. 8. 31.로 되어 있다며 원고에게 수급자격인정신청서에 이직일을 2012. 8. 31.로 기재하라고 알려주어, 원고는 이에 따라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일 뿐이지, 고의로 거짓 사실을 신고한 것이 아니다.
원고는 조사시작일인 2013. 5. 3. 이전인 2013. 3. 18. 피고의 직원인 E, F에게 원고가 D의 잘못된 안내에 따라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모두 말하였으므로, 원고는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5조 제2항에서 추가징수처분의 임의적 면제사유로 규정한 자진신고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원고에게 추가징수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추가징수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법원의 판단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받았는지 여부
먼저 원고에 대한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 위촉기간의 만료일이 언제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계약은 낙성계약으로 청약에 따른 승낙으로 성립하므로 그 계약의 내용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개별적인 교섭에 의하여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오늘날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개개의 근로자들과 일일이 계약 내용을 약정하기보다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근로조건 등을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정하여 근로관계를 정형화하고 집단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근로계약 체결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5349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5,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B대학교 교원 등 인사관리규정은 '이 규정은 B대학교 교원 등에 관한 인사관리의 기준과 절차 등을 정하여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기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시간강사의 위촉기간은 학기단위로 한다(제79조)'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B대학교 학칙 제29조 제2항 제2호는 '제2학기는 9월 1일부터 다음해 2월 말일까지'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B대학교 교양학부 조교 G는 근로계약기간이 2012. 8. 27.부터 2013. 2. 28.까지로 기재된 원고와 B대학교 총장 명의로 된 시간강사 위촉계약서를 작성한 후 2012. 9. 9. 원고에게 '위 위촉계약서를 학부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2012. 10. 13.까지 찾아가기 바라며 이후에는 폐기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원고가 같은 날 위 이메일을 수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B대학교 교원 등 인사관리규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을 2013. 2. 28.까지로 하여 B대학교의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인 위 인사관리규정 제7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촉기간을 2013. 2. 28.로 한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고용보험법 제62조 제1항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수급자격 없는 사람이 수급자격을 가장하거나 취업사실 또는 소득의 발생사실 등을 감추는 일체의 부정행위를 말하는바(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2두7494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신청일인 2013. 1. 7. 당시 B대학교의 시간강사로서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아 취업 상태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신청서에 미취업 상태라고 기재하였으므로, 원고가 고용보험법 제62조 제1항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는바(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참조), 원고는 자신이 고의로 허위의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설령 원고에게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 것은 아니다.
나아가 원고의 위 주장을 원고가 허위로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2012년도 2학기 시간강사로 재직한 사실을 고지했음에도 담당 직원이 시간강사로 근무하기 이전의 근무지를 최종 사업장으로 하여 수급자격인정신청서를 작성하라고 말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5조 제2항 제1호는 '부정행위자 본인에 대한 조사 전까지 부정행위를 자진신고한 사람은 추가징수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자진신고라 함은 부정행위자가 자발적으로 부정행위를 신고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행정기관의 질문 또는 조사에 응하여 진술하는 경우나 부정행위를 부인하는 진술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고용보험시스템 전상망에 2013. 3. 18. 원고가 중복수혜 의심자로 등재된 사실, 피고의 직원이 그 무렵 원고에게 전화하여 위 의심 사항에 대하여 질문한 사실, 이에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신청서 작성에 앞서 피고의 담당 직원인 D에게 자신이 정규직 교수에서 퇴직한 것이 2012. 8. 31.이고 이후 시간강사로 근무하였으나 현재 시간강사로서 강의를 모두 마쳤는데, 수급자격인정신청서에 이직일을 언제로 적어야 하냐고 문의하였고, 이에 D가 원고에게 이직일을 2012. 8. 31.로 기재하라고 알려주어, 원고는 이에 따라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하였다'고 해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부정행위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위 진술 또한 행정기관의 질문에 응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두고 원고가 부정수급 사실을 자진신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정교형 장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