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는 1997. 3.경 설립되어 아산시 C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250여 명을 사용하여 반도체 장비 및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8. 8. 1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비등기 이사인 임원으로서 기술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해 온 사람이다.
참가인 회사의 대주주이자 설립자인 D은 2013. 5. 16. 주식회사 E에게 주식 전부를 양도하여 경영권을 이전하는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시주주총회일인 2013. 7. 26.의 일주일 전에 기존 임원진들이 사직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감사이자 고문인 F는 주식회사 E와 기존 임원진들의 사직과 관련하여 4개월분의 임금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뒤, 2013. 8. 23. 기존 임원진들에게 퇴직위로금 등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사직을 권고하였다.
비등기 이사 G, H, I 등 원고를 포함한 임원 12명은 2013. 8. 26. 참가인 회사의 감사이자 고문인 F에게 '퇴직코져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된 퇴직원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3. 8. 28. 위 퇴직원을 접수하여 2013. 8. 31.자로 원고 등 인사고과 하위자 6명을 퇴직처리하였다.
원고는 2013. 11. 15.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충남지노위'라고 한다)에 원고가 2013. 8. 31. 참가인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충남2013부해550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노위는 2014. 1. 13. "참가인 회사가 퇴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작성·제출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퇴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어 원고와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14. 2. 7.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중앙2014부해135호로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노위는 2014. 4. 16.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7 내지 12, 18, 19호증, 을나 제2,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의 기재와 같이 참가인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 등 기타 일체의 권리주장을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합의서의 위와 같은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포함한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은 다음 다른 어떤 명목으로도 금전의 지급을 일체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나아가 퇴직원제출로 인한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 자체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거나 그 재심판정에 대하여 다투는 것까지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비진의 의사표시로 무효
참가인 회사가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에게 다른 임원들과 일괄하여 퇴직원을 제출할 것을 강요하여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도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가 없음을 알았다 할 것이므로, 위 퇴직원 제출을 통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표시로서 무효이다. 그러므로 참가인 회사는 2013. 8. 31. 일괄 제출된 퇴직원 중 원고의 퇴직원을 선별적으로 수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한 것이며,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이다.
사직 의사표시의 철회
설령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비진의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는 2013. 8. 28. F에게 사직의 의사를 철회하는 발언을 하였고, 2013. 8. 30. 참가인 회사에게 권고사직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은 여전히 존속 중이다.
재심판정의 위법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의 퇴직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어 원고와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인정 사실
참가인 회사는 자산이 2012. 12. 31. 기준 70,088,941,000원인데, 총부채가 2012. 12. 31. 기준 32,202,409,000원이고, 당기순손실이 2011. 12. 31. 기준 2,262,935,000원, 2012. 12. 31. 기준 1,233,123,000원이 발생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3. 7. 26.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여 새로운 경영진으로 이사 6명과 감사 1명을 선임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한 시기를 전후하여 주식을 양수한 새로운 대주주 측을 찾아가 자신이 계속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원고는 2013. 8. 26. 참가인 회사에 이 사건 퇴직원과 합의서를 제출한 뒤, 2013. 8. 30. 참가인 회사에게 3차례에 걸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위로금, 퇴직금, 잔여 급여 등 명목으로 2013. 9. 10.에 15,988,039원을, 2013. 9. 12.에 16,122,910원을 각 송금하였다.
원고는 2013. 9. 17. 천안고용노동지청장에게 '권고퇴직전에 발생한 각종 수당 미지급금 대한 지급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하였으나, 천안고용노동지청장은 2013. 12. 3. 참가인 회사 측에게 체불금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36조 등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행정종결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A, B, C, D로 평가되는 인사고과에서, 2010년도 하반기에 C를, 2011년도 하반기에 C를, 2012년도 하반기에 D를 각 부여하였다.
퇴직원이 수리된 6명의 임원 중,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구제신청 또는 소송을 제기하여 다투는 자는 원고 이외에는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 내지 10, 12, 17, 18호증, 을나 제1, 3, 5, 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비진의표시인지에 관하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재심판정의 경위 사실과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① 참가인 회사는 2012. 12. 31. 당시 누적 순손실이 35억 원에 이르고, 총 부채가 322억 원 이상 되는 등 그 자산 규모에 비추어 경영상태가 그리 양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 회사의 대주주가 주식을 양도하여 경영진이 바뀌고,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 운영에 책임이 있는 원고를 포함한 기존의 임원들을 교체하고자 재직 중인 임원 12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참가인 회사의 임원진들은 이와 같은 경영권 이전의 상황에서 회사에 계속 근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에 원고도 근로관계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새로운 대주주 측을 찾아가 자신이 계속 근로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참가인 회사의 새로운 경영진은 기존의 임원들에게 4개월분의 급여를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며, 사택과 회사 제공 차량의 반환은 별도 협의한다는 내용으로 퇴직 조건을 알린 점, ⑥ 원고를 포함한 임원 12명은 자신들이 제출하는 퇴직원이 수리될 수도 있음을 알면서 퇴직 조건을 수용하며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인사고과 하위자인 원고 등 6명의 퇴직원을 수리한 점, ⑦ 원고는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한 이후 참가인 회사에 퇴직을 전제로 퇴직금이나 각종 수당의 지급에 관하여 요구를 하였을 뿐, 근로관계의 종료나 퇴직원 수리의 부당함에 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⑧ 원고는 2013. 9. 10.과 같은 달 12. 참가인 회사로부터 퇴직, 퇴직위로금 등의 금원을 송금받고도 참가인 회사에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⑨ 원고는 2013. 9. 17. 천안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하면서도 퇴직을 전제로 미지급 수당의 지급을 요구하였을 뿐인 점, ⑩ 원고와 함께 퇴직원이 수리된 임원 중 자의에 의한 퇴직원 제출이 아니라거나 퇴직원 수리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임원은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퇴직원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의 새로운 대주주 및 경영진의 경영상의 의사 및 F를 통한 사직 권고로부터 일정한 영향을 받은 점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경영상의 의사 또는 권고의 정도를 넘어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제출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압이나 퇴직의 종용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로서는 그 당시 참가인 회사의 대주주 및 경영진 교체로 인한 회사 운영상황의 변화 및 장래의 전망, 일반 근로자가 아닌 임원으로서 새로운 경영진과의 가치 공유 정도, 참가인 회사가 제시한 퇴직의 조건, 원고의 개별적 사정과 장래의 불확실성, 퇴직원을 제출할 경우와 제출하지 않을 경우의 이해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그와 같은 퇴직의사를 결정하였거나, 마음 속으로는 참가인 회사의 사직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할지라도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사직원의 수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철회되었는지에 관하여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원고가 2013. 8. 28. F에게 사직의 의사를 철회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2013. 8. 30. 참가인 회사에게 3차례의 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그 메일의 내용은 퇴직을 전제로 한 퇴직금이나 수당의 계산과 지급에 관한 것으로 사직 의사표시의 철회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결국,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퇴직원을 수리하여 의원면직한 것은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로서 이를 두고 해고라고 볼 수 없고,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초심판정은 정당하므로, 이를 그대로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식(재판장) 고진흥 정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