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한 공소사실 기재 E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은 위탁경영이 아니라 직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직영가산금을 청구하여 수령한 것을 기망에 의한 편취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이 직영으로 운영되었는지 또는 위탁으로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문제와 별개로, 피고인은 진정한 의사로 영양사, 조리사(이하 합쳐서 '영양사 등'이라 한다)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면서 급식의 질이나 영양상태를 점검하게 하였으므로, 그 '소속'은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가 아니라 이 사건 병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영양사 가산금과 조리사 가산금을 청구하여 수령한 것을 기망에 의한 편취로 볼 수 없다.
원심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병원 영양사이던 I이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 경영방식에 관하여 한 진술의 내용, 즉 ① F의 영양사 등 채용 및 이 사건 병원으로의 파견, ② F의 이 사건 병원 영양사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 및 그 내용, ③ 이 사건 병원이 F에 지급하는 식대에서 영양사 등 직원들의 급여, 4대 보험료, 퇴직금, 가스비 등 공과금의 공제, ④ F의 이 사건 병원 영양사 등에 대한 급여 보충(급여 소분) 및 설·추석 별도 급여 지급, ⑤ 이 사건 병원이 F에 대하여 한 영양사 등의 출근, 연월차, 근무일정 등 자료 제공, ⑥ F의 내부 전산망을 통한 식단표의 제공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병원의 식단표 작성, ⑦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의 경영방식 변경(위탁경영 → 직영) 등은 구체적이면서도 사실적일 뿐 아니라,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이 사건 병원과 F가 물품 공급 형태의 계약을 체결한 점이나, 영양사 등에 대한 근로계약이 이 사건 병원 명의로 체결된 점, 영양사 등에 대한 급여가 이 사건 병원 계좌에서 직접 송금된 점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위와 같은 인정에 방해되지 않는다.
나아가 F가 영양사 등을 실질적으로 채용하여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을 위탁경영한다고 인정한 이상, 이 사건 병원에 소속된 영양사, 조리사가 각 2명 이상 상근하여야 한다는 '영양사 가산금', '조리사 가산금'의 청구 요건도 충족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당심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06. 5. 25.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6-37호(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증거기록 제1권 제52쪽 이하 참조)로 '건강보험 요양급여 행위 및 그 상대가치점수'를 개정하면서 제2부 행위급여목록·상대가치점수표 및 산정지침에 '제17장 입원환자 식대'를 신설하여 종래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이던 입원환자의 식대를 보험급여 대상에 포함시켰다. 신설된 '제17장 입원환자 식대'에는 기본식사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이외에도 요양기관의 급식직영과 요양기관에 소속된 영양사와 조리사의 수에 따라 상대가치점수가 가산되어 배정된다. 이에 따라 요양기관이 개별계약에 따라 외부위탁급식업체로부터 식사를 공급받아 입원환자에게 제공하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기본식사에 대하여 상대가치점수에 점수당 단가를 곱한 식대만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게 되나, 직영하는 식당에서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면 기본식사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외에 직영과 소속된 영양사, 조리사의 수에 따라 각 상대가치점수를 가산하여 산정된 식대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게 된다.
이 사건 고시에 의하면, 입원환자를 기준으로 상대가치점수는 기본식사를 3,390원으로 정하고, 1식 당 식사가산금으로 영양사가산 550원, 조리사가산 500원, 직영가산 620원을 정하고 있다(증거기록 제1권 제59쪽).
F의 병원관리현황에는 F가 관여한 병원들이 '운영(F가 영양사, 조리사를 병원에 소개하고 병원과 단가계약을 체결한 곳)', '위탁(F가 위탁사업자를 내서 운영한 곳)', '관리(F가 식자재를 납품하면서 주간메뉴를 관리해준 곳)', '식자재(F가 영양사, 조리사와 무관하게 식자재만 납품한 곳)' 등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 사건 병원을 포함하여 22곳의 병원은 '운영'으로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1권 제72, 77쪽).
피고인이 F와 체결한 공소사실 기재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은 그 명칭은 식자재 공급계약이지만, 구체적인 식자재의 양과 질에 따라 대금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환자 및 직원 등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수'에 사전에 정한 1식당 단가를 곱한 금액에서 영양사·조리사 등 식당종사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등을 공제한 금액으로 이 사건 병원이 F에 지급할 대금이 결정되었다(증거기록 제1권 제81, 83쪽, 공판기록 제77쪽).
F는 이 사건 병원 외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여러 곳의 병원과 계약을 하고 있었는데, 인건비를 식사단가에 포함시키면 1식당 3,200원 ~ 3,500원으로 정하고 인건비를 포함시키지 않으면(병원에서 부담하면) 1식당 2,000원 ~ 2,200원으로 단가를 정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결정해 왔다(증거기록 제1권 제69쪽).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1식당 3,100원, 인건비 공제'라는 조건은 위와 같은 범주 내의 것 중 하나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식대 직영가산제도가 처음 시행되기 직전인 2006. 5. 26.경 '직영가산은 당해 요양기관에 소속된 인력에 의하여 환자식사 제공과정을 직영으로 하는 경우에 산정하므로, 일부라도 외부에 위탁을 주는 경우는 직영가산은 산정할 수 없음'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입원환자 식대 관련 질의 응답 통보'라는 문서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한 의료보건 관련 단체에 발송하면서 수신단체들에 대하여 산하기관이나 회원들에게 널리 홍보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2008. 6. 26.경에도 조리사는 정규직으로, 조리보조원은 외부 위탁하는 경우 직영가산을 산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외부 질의에 대해 환자식사 제공에 필요한 인력을 직접 고용이 아닌 외부용역업체 인력 등 한 명이라도 외부 인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직영가산을 할 수 없으며, 용역업체 인력을 통한 식사제공이 확인된 경우 직영가산료는 환수 조치된다고 응답한 바 있다(증거기록 제1권 제35, 36쪽).
판단
원심이 거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병원은 구내식당 운영을 F에게 실질적으로 위탁한 것이고, 이 사건 구내식당의 영양사 등은 이 사건 병원과 형식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지라도 실질적으로는 F를 위하여 F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을 한 F 소속 근로자라고 보는 것이 옳으며, 병원장인 피고인으로서도 이러한 F와의 계약을 통하여 식당 운영과 관련한 노무 관계 등에서 각종 편의를 볼 수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형태의 고용과 운영이 관계법령 및 상대가치점수 본래의 취지에 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피고인이 마치 이 사건 구내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영양사 등이 이 사건 병원 소속 상근 근로자인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식당 직영 가산금, 영양사 가산금 및 조리사 가산금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라도 편취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병원이 직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였는지 여부
식당을 운영하면서 영양사가 해야 할 본질적인 업무는 어떠한 재료(재료의 질, 양, 비용)로 어떠한 식사(식사의 질, 양)를 만들면서 얼마만큼의 이윤(운영자가 정해주는 한도 내의 금액으로서 적어도 손해를 보지는 않을 금액)을 남길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병원에서는 어떤 재료로 어떤 질의 식사를 만드는지와 전혀 상관없이 F에 단순히 식수에 따라 산술적으로 산출되는 금액에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하게 되고, 위와 같은 영양사 활동 및 식사수준 결정 등에 따라 변동되는 모든 이익과 손해는 F에 귀속된다.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 영양사 I은 2008년경부터 2012년경까지 F에 결산서, 주간업무 보고, 급여대장, 출근부, 전도금 사용 영수증, 휴가원, 도시가스 사용금액, 식단표, 거래명세서 등의 서류를 보내는 방법으로 이 사건 구내식당의 운영에 따른 이익산출 자료, 근무상태, 인력구조 등 각종 사항을 보고해 왔으며,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 영영사 등은 F로부터 별도로 명절상여금 등을 지급받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308~311, 547쪽, 제4권 제1631, 1632, 1637~1639쪽, 공판기록 제68, 73쪽).
F는 이 사건 병원 식당 종사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근무현황표, 급여대장 등 그들의 이력과 급여에 관련된 자료 및 영양사 근무스케줄 등을 보관하고 있었다(증거기록 제1권 제290~539쪽).
영양사 등의 인건비를 F에서 전적으로 부담하므로, 이 사건 병원에서는 구 내식당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액 결정 또는 급여액 인상에 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증거기록 제1권 제545쪽, 제4권 제1619, 1631쪽).
F는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할 영양사(X, Y 등)를 채용하는데 실질적으로 관여하였고, 영양사 등이 퇴사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또는 선임영양사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보고를 받는 방법으로 이 사건 병원에서 발생하는 인력 충원 문제 등 현안의 진행상황에 관한 정보를 보고받고, 그 내용 등을 요약한 일일업무현황을 작성하여 왔다(증거기록 제4권 1632, 1633, 1635, 1636쪽).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직영가산, 영양사가산, 조리사가산을 받지 못하면 F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다[세 가지 가산을 모두 받을 경우, F가 인건비 등을 부담하더라도 다소간의 이익이 발생한다(증거기록 제1권 제544쪽)]. 결국 위와 같은 계약단가는 직영가산, 영양사가산, 조리사가산을 받는 것을 전제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구내식당 운영에 소요되는 관리비 중 가스요금을 제외한 전기, 수도요금 등은 이 사건 병원에서 부담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내부 조리시설 등은 이 사건 병원이 설치한 것이나, 이러한 사정은 계약에서 단가를 정하는 데 반영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뿐, 계약의 성질 및 직원들의 근무형태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영양사 등의 소속
판단 기준
정부는 비록 요양기관이 식당을 직영하지 않더라도 직접 그 소속으로 고용한 영양사 등이 있는 경우 소속감, 책임감, 사명감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민간 위탁급식 업체의 경영 방침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급식의 질과 서비스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정책적 판단에 기초하여, 요양기관이 영양사 등을 직접 그 소속으로 고용함에 따른 추가 투입비용(임금, 인력관리비용)을 보전하고자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제도를 신설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4. 24. 선고 2006헌마990 결정 중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참조).
이 사건 고시에 의하면,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은 당해 요양기관 소속 상근영양사 또는 조리사의 수에 따라 산정하고, 요양기관이 식당을 직영하는지 여부를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
다만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제도의 도입취지에 비추어 보면, 병원 등 요양기관이 형식적으로 영양사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 당연히 이 사건 가산금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실제로도 당해 영양사 등이 요양기관 소속으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이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영양사 등이 당해 요양기관 '소속'인지는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요양기관이 이들을 고용하여 지휘·감독을 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13673 판결 참조).
그리고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지급요건이 '고용'이 아니라 '소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그 제도의 취지가 요양기관 소속 영양사 등이 민간 위탁급식 업체로부터 독립하여 급식업무를 주도함으로써 요양기관에 유리한 방향으로 급식 서비스와 질을 향상하도록 하자는 데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민사법상 유효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요양기관이 영양사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역시 지급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령「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근로자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는데, 요양기관이 영양사 등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위 법률에 따라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위탁급식 업체에 이들을 파견한 경우 이들은 요양기관과 적법하게 고용계약을 체결한 요양기관의 직원이라 하더라도,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의 적용 여부에 관하여 당해 요양기관 '소속' 영양사 또는 조리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요양기관이 영양사 등과 유효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 가산금 지급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여기에 더하여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당해 영양사 등이 요양기관의 급식업무에서 기능적으로 차지하는 위치도 요양기관의 지휘·감독 체계에 들어있는지, 아니면 고용계약에도 불구하고 급식업무에서의 그의 기능적 위치는 위탁급식 업체의 지휘·감독 체계에 들어있다고 보아야 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요양기관이 직접 고용한 영양사 등으로 하여금 급식업무를 주도적으로 담당하게 하여 급식의 서비스와 질을 향상하는 것이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제도 도입의 주목적이고, 영양사 등의 핵심 업무도 급식 제공에 관한 것이므로, 요양기관이 고용한 영양사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고 있어야 하는 영역도 급식업무이고, 급식업무에서 기능적으로 이들을 지휘·감독하지 못하고 있다면, 설령 급여 지급 등 다른 측면에서 지휘·감독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지급의 전제가 되는 소속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병원의 급식업무 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병원과 고용계약을 맺은 영양사 등이 일상적으로 F에서 독립하여 병원에서 직접 임무를 부여받고 그 지휘·감독을 받아 당해 임무를 수행해왔는지, 아니면 F로부터 임무를 부여받고 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가 급식업무상 기능적 소속의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영양사 등이 이 사건 병원 소속이었는지 여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따르면, 피고인이 영양사 등과 민사상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는 볼 여지는 있으나, 앞서 이 사건 병원이 직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위와 같은 유효한 고용관계에도 불구하고 당해 영양사 등이 급식업무에서 차지한 기능적 위치는 이 사건 병원이 아니라 F의 지휘·감독 체계에 들어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병원은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지급을 위한 영양사 등의 '소속'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마치 이를 충족한 것처럼 가장하여 보험급여를 청구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병원이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을 청구한 데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병원은 F의 관여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독자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영양사 등을 채용한 것은 아니고, F가 이 사건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할 영양사(X, Y 등)를 채용하는데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 특히 F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영양사 등에게 지급하는 급여 상당을 공제한 금액만을 지급받음으로써 결국 스스로 그 영양사 등에 대한 급여를 부담하였다. F가 영양사 등의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급여를 부담한다고 하여 당연히 지휘·감독 권한까지 행사하는 것은 아니나, 그 영양사 등이 F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 있었다면, F가 위와 같이 스스로 급여를 부담하면서 채용에 개입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이는 그 영양사 등의 소속을 가리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F는 이 사건 병원 식당종사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근무현황표, 급여대장 등 그들의 이력과 급여에 관련된 자료 및 영양사 근무스케줄 등을 영양사 I 등으로부터 교부받아 보관하고 있었고, 이 사건 병원에서 발생하는 인력 충원 문제 등 현안의 진행상황에 관한 정보도 보고받으며, 그 내용 등을 요약한 일일업무현황을 작성하여 왔다. 이처럼 F는 형식상 이 사건 병원이 고용한 영양사 등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실질적으로 자사에 있음을 전제로 급식업무를 수행하였다.
병원 고용 영양사 등이 기능적으로도 병원에 소속하여 급식업무를 주도하였다고 보려면, 영양사 등이 병원 임·직원의 지휘·감독을 받아 식단 및 조리 방법을 결정하고, F에서 메뉴 초안을 작성하더라도 그 수용 여부에 관하여는 병원 고용 영양사 등의 결재를 받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원 고용 영양사 등에 최종적인 결정권을 유보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위탁급식의 질 및 가격의 적절성을 평가하여 병원에 보고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탁급식 계약관계 유지 여부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제공하게 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병원이 고용한 영양사 등은 F 본사에서 홈페이지에 올라온 식단표를 기초로 하여 식단표를 작성하고, 그와 같이 작성한 식단표를 매주 F 본사에 보내며, 이를 F 본사 영양사가 검토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을 하였다는 것이므로(증거기록 제4권 제1636쪽, 당심 증인 I은, F에서 위와 같이 식단표를 작성하라고 교육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위 영양사 등이 이 사건 병원이 아닌 F 측의 결재를 받아 급식업무에 종사하였다는 점에서 기능상 병원에 소속한 사람들로 볼 수 없다.
F에서 이 사건 병원 고용 영양사 등도 자신의 교육대상에 포함하여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영양사 등에 대한 교육에 관여하였는데(증거기록 제4권 제1622, 1623쪽, 당심 증인 I의 진술), F로부터 독립하여 급식업무에 종사하여야 하는 병원 고용 영양사 등이 오히려 F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이 사건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제도의 도입취지에 따라 병원 급식업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란 사실상 곤란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 고용 영양사 등이 실제로 이 사건 병원 소속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서, ① 영양사 등의 신규 채용 과정에서 입사지원서를 받고, 원무과장이 면접하여 채용 결정을 한 점 ② 이 사건 병원을 사업장으로 하여 영양사 등을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게 하였고, 그들에 대한 급여와 4대 보험을 이 사건 병원 명의로 지출한 점, ③ 영영사 등에 대하여 이 사건 병원 일반 직원들과 똑같이 기숙사를 제공한 점, ④ 영양사 등이 이 사건 병원 일반 직원들과 같이 병원 행사, 기념일에 참석한 점, ⑤ 영양사 등에게 F가 아닌 이 사건 병원의 휴가 관련 규정을 적용하였고, 연차 신청 역시 F가 아니라 이 사건 병원 관계자에 신청을 하였다는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대부분 고용계약 체결에 당연히 수반하는 절차 또는 결과에 불과하여 영양사 등이 단순히 이 사건 병원과 법적으로 유효한 고용계약을 맺은 것을 넘어 F에서 독립하여 이 사건 병원의 지휘·감독 체계에서 급식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근거는 될 수 없고, 가사 간호과장 등 이 사건 병원 임·직원이 영양사 등에게 간헐적으로 급식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린 적이 있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병원이 고용 영양사 등을 통해 메뉴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거나 급식의 수준이나 가격의 적절성을 평가한 적이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간헐적인 지시는 영양사 등을 F 측 급식 부서 구성원의 하나로 취급하여, 그들에 대하여 F에 대한 요구사항을 개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이 사건 병원에 채용된 대부분의 영양사 등은 이 사건 계약의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였고, 외형상 급여가 병원 명의로 지급되며, 이 사건 병원을 사업장으로 하여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영양사 등 중 일부가 스스로 이 사건 병원 소속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들이 급식업무의 기능상 F에 소속하였다는 앞선 판단에 무슨 영향을 미칠 수 없다.
결론
피고인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순교(재판장) 오선아 전경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